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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의 옛 포구와 나루터 그 물길을 추억하며 걷는 농로 수로길(운양역 - Eco Park - 용화사 - 봉성리 - 수참천 - 통진성당)

 

지금도 수로가 많지만 김포에는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수로가 예전엔 훨씬 많았었습니다. 삼남지방에서 올라오는 미곡들이 수로를 따라 나루터와 포구에 집결 후, 평저선에 옮긴 후 한강 물길 따라 마포로 이동했기 때문에 조선에 있어서 한강수로는 한양으로 들어가는 물류유통의 가장 중요한 길목이었습니다. 그 중요한 물류에 운양나룻길이 중추적 기능을 담당했었는데 이 일대가 근대화되고 도시화 개발되면서 멸실되어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운양나루 못지않게 전류리 포구, 굴포천 포구에도 미곡이 집결되는 큰 포구였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이런 거점 나루와 포구들로 이어지는 물길 따라 강을 오가며 한양으로 물류가 이어지면서 번성했던 옛 그 시절을 추억하며 걷는 길이 오늘 걷는 강화길 제3길 김포옛길인 운양나룻길입니다.

 

시작은 운양역 4번 출구입니다. 들판길에 가는 곳마다 기러기들을 만나네요, 오늘은 기러기와 함께한 하루였습니다. 

 

운양역 4번 출구 앞에 세워진 강화길 제3길 운양나룻길 안내판

 

에코파크(Eco Park)

 

이 지점에서 왼쪽으로 진입합니다. 노란 리본 따라갑니다.

 

영상정보관이 있는 전망대입니다. 왼쪽 끝에 판옥선 모양의 스탬프함 보이죠. 스탬프 찍고 왼쪽 계단으로 내려가 코스에 합류합니다.

 

 

생태공원 연못에 기러기떼 한 무리가 날아들었는데, 꽁꽁 얼었습니다. 녀석들이 당황하는 듯 우왕좌왕하다가 뭍으로 올라가네요. 생태공원에는 부들의 하얀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어 마스크 써야 합니다. 길바닥에도 하얗게 쌓여 있습니다. 

 

생태공원에는 마치 스텔스기처럼 소리 없이 기러기들이 한 두 마리, 두세 마리씩 날아오고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드넓은 공원에 갈대밭 풍경입니다.

 

저 얕은 웅덩이, 흙탕물 같은데 녀석들이 찍어 먹네요.

 

 

두(2) 마리 스텔스기, 날아갔습니다.

 

에코파크를 벗어나면서 포미 포수가 안내하는 황톳길로 진입, 맨발로 걷기 좋은 길입니다.

 

억 겹의 세월 동안 규산 화학반응으로 나무가 화석이 된 규화목입니다. 마다가스카르 공화국 원산지로 약 4억 2천만 년에서 5억 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 낙엽 속에 표범나비가 한 마리 숨어들었습니다. 혹독한 추위를 어떻게 견디어 냈는지 기진 맥진한 모습이지만 놀랍네요. 한겨울에 나비를 보다니, 녀석은 자꾸 낙엽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산수유 나뭇가지에 귀요미 딱새가 날아들어 잠시 재롱 피우다 갔습니다. 

 

 

재두루미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오늘 내내 구름이 엷게 낀 하늘인데 지금 앉아 있는 머리 위로는 푸른 하늘이 슬쩍 열리고 흰 구름이 떴네요. 오늘이 정월 대보름인데 저녁에 혹시 대보름달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솔솔 살아납니다.

 

다시 출발, 직선 주로, 이 길은 평화누리자전거길, 평화의 길, 경기들레길, 강화길 함께 갑니다. 지금 운양나룻길을 걷고 있는데 운양나루는 어디였을까, 아마도 지금 지나온 에코파크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흔적은 확인할 수 없어도 어디쯤이다라는 안내문은 세워줘야 할 듯요. 운양나루가 어딘지 모르면서 지금 운양나룻길을 걷고 있습니다. 우측에는 철책선이 이어지면서 강변에 옛 나루터의 흔적은 멸실되었겠죠. 

 

용화사

 

코스를 벗어나 용화사에 들렸습니다. 앞에 요양병원에 가려지고 해서 별기대를 안 했는데 한강을 바라보는 탁 트인 뷰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사찰 안내문이 없어서 검색을 해보고 깜짝 놀랐네요. 1405년 조선 초 뱃사람인 정도명이 창건했다고 하네요. 그가 곡물을 배에 싣고 한양으로 오다가 운양산 앞에 정박을 하고 쉬는 중에 잠이 들었는데 꿈에 부처님이 나타나 배 밑에 석불이 있으니 석불을 찾아 절을 짓고 살펴달라고 하는 꿈을 깨어나 배 밑 강물 속을 살피니 정말로 석불이 가라앉은 상태인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도명은 깨달음을 얻고 뱃일을 접고 스님이 되어 이곳에 절을 지어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요양병원은 바로 용화사에서 건립 운영 중이네요. 참조 불교신문 김포 용화사(2022 03 21)

 

범종루가 있는 풍경이 명승지에 묵객들이 시한수 읊는 누각처럼 경치가 빼어나네요.

 

범종루 옆 벤치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굽어보는 명당입니다. 용화사에서 바라보는 강가 풍경은 키 큰 벚나무들이 법당을 에워싸고 있어서 벚꽃이 피는 봄철에 절정이겠어요.

 

용화사에서 내려와 봉성리 전류리로 갈리는 삼거리까지 약 4km, 철책선 따라 직진입니다. 오늘은 철책선 너머에 승용차, 트럭, 포클레인 장비까지 들어가 있고 모터보트 몇 대가 정박되어 있는 데다 깃발을 단 보트들도 하구에 모여 있습니다. 철책선 너머 메마른 강바닥 물웅덩이 근처에는 기러기들이 모여 먹이를 찾고 있는 풍경입니다.

 

봉성리

 

왼쪽 배수지 건물 뒤로 봉성리 생태길에 진입합니다. 

 

 

하동천 따라 드넓은 연꽃단지가 이어지는데, 우측에 하동천은 꽁꽁 얼었네요.

 

 

하동천 얼어붙은 얼음 위를 서성이는 기러기들

 

하동천은 1970년대 이전에는 한강이었네요. 간척사업으로 이곳이 농경지로 변했다는 설명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도 큰 포구였겠는데요. 

 

 

하동 생태농원으로 나가는 길목 쉼터에 판옥선 스탬프함이 다소곳합니다.

 

생태농원 연꽃 탐방로입니다.

 

 

드넓은 연꽃단지 위로 소리 없이 날아가는 기러기

 

생태농원을 지나 들판길로 진입하였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

 

들판의 겨울풍경도 아름답지만 논과 밭에 푸르른 녹색 물결이 일렁이는 여름철에 장관이겠어요. 가을엔 황금들판이겠죠.

 

 

들판 위를 날아가는 스텔스기

 

수참천

 

통진성당 5.8km 이정표를 보고 우틀, 왼쪽에 개울 따라 농로를 걸어갑니다. 사진엔 그럭저럭 개울로 보이지만 수질이 아주 안 좋아 보이는 개울입니다. 이런 지저분한 개울에도 기러기들이 한 두 마리, 두세 마리 서성이다 화들짝 놀라 날아가기도 하네요.

 

들판 너머 봉성산 쪽으로 한 무리 떼 지어 날아갑니다. 시간이 되면 저 봉성산에 올라 한강을 한번 내려다볼 생각이었는데 패스, 그러기엔 사간이 늦었습니다.

 

농로 따라오다 이곳에서 좌틀, 다리 건너갑니다. 전봇대와 다리 상판에 강화길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죠. 리본도 보입니다.

 

다리 밑에서 놀라 날아오른 왜가리

 

 

시간이 늦은 데다 구름이 끼어 멀리 논밭에 있는 기러기들은 그늘 속에 있는 듯 어두워 보입니다. 

 

바로 이 거꾸로 붙어 있는 스티커 때문에 오던 길에서 좌틀, 가다가, 후속 리본이 없어 다시 이 자리로 원위치하면서 한 1km 정도는 알바를 했네요. 

 

농로 따라오던 개울이 수참천이었네요. 수참천을 이용해서 미곡을 봉성리 포구까지 실어 날랐다면 당시에는 수량이 제법 깊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되네요. 개울이 수질이 안 좋은데 하면서 따라왔는데 여기선 악취가 진동을 합니다. 전봇대에 붙어 있는 이정표를 못 보고(보고서 차로를 건너갔어야 하는 건데) 왼쪽 코너에 붙어 있는 노란 리본을 보고 냄새 때문에 성급히 좌틀, 차로 따라 갓길을 걸어갑니다. 한참을 가도 후속 리본이 안 보이네요. 너무 많이 진행해서 돌아갈 수는 없고, 중앙분리대가 있는 큰길이어서 난감한데 멀리 신호등이 보입니다. 신호등에서 횡단보도 건너가 다시 들판길에 진입, 농로 따라갑니다. 지금 한 1km 정도 우회하고 있지만 곧 코스에 합류하겠지.. 믿고 어두워지는 들판길에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17:44분, 지금쯤 보름달이 보여야 할 텐데 안보입니다. 들판 어디에서 쥐불놀이도 있을 법한데 없네요. 어두워진 논밭에 오리인지 기러기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데도 곡식 낟알이 보이는지 녀석들은 뭔가를 계속 주워 먹네요. 이런 들판에 쥐불놀이를 하면 녀석들이 놀라겠죠.

 

코스에 합류, 다리 난간 양쪽에 리본이 보이죠. 건너서 직진. 기대를 걸었던 대보름달은 구름에 가려 못 보았습니다.

 

기초배수시설 옆에 이정표, 통진성당까지 2.3km.

 

통진성당

 

통진성당에서 오늘의 코스를 종료합니다. 너무 늦어 성당을 둘러보는 건 생략하였습니다. 

 

성당 앞 버스정류장에서 제4길 한남정맥길 안내판 확인하고 3000번 버스로 이동, 송정역에서 전철탑승 귀가하였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우회길, 알바 포함 18km, 공식 거리 15km를 오버하였습니다.

 

글번호: 958

 

참조

글번호 895 (2022 08 02)  Eco Park 김포 생태공원 비오는날의 스케치(생태습지원-철새이야기길) 

글번호 929 (2022 10 23)  [김포] 봉성리 생태탐방길 |들판에 떼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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