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옛길 봉화길에 편입된 한양삼십리길은 과거시험 보러 가는 테마길로 조성된 '한양삼십리누리길' 12km입니다. 목현동에서 남한산성 남문까지로 과거급제의 청운의 꿈을 안고 올라가던 산길이죠. 2021년 5월에 걸었던 길입니다. 오늘은 그 역코스로 남한산성에서부터 내려가는 길로 길은 같은 산길이지만 과거시험에 낙방한 선비들이 낙담의 짐을 지고 무거운 발길로 돌아가던 낙방의 길이 되겠습니다. 과거에 급제한 행운아들은 이 길이 아닌, 아마도 말 타고 어사화 들고 삼남길로 의기양양해서 고향의 집으로 돌아갔을 테죠.
길은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숲 속 산길입니다. 오늘 걸은 낙방의 길에 대한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지난번에 올렸던 포스팅을 다시 보니 똑같은 이야깃거리를 담게 되어 사진과 글 내용이 너무나 많이 겹치네요. 그대로 올리면 유사문서로 분류될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래서 지난번에 걸으며 지나쳤던 구간을 위주로 하고 그때 산길에서의 추억을 소환해 보는 데 포인트를 맞춰 오늘 포스팅을 대폭 수정하여 올립니다.
봉화길 제2길은 청석공원까지 19km의 장거리 코스, 광주역까지 걸어간다면 21km쯤 되겠네요. 그래서 중간쯤 되는 지점, 오전리 직거래장터에서 오늘 코스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오늘 코스는 남한산성 - 검단산정상 - 꽃임이 쉼터 - 검복리 - 회심고개 - 불당리 황소상 - 합격바위 - 오전리까지입니다. 참고로 2021년 5월의 포스팅을 링크로 올려놓았습니다.

출발은 산성역 2번 출구 앞 정류장에서 9번 버스 타고 와 내린 남한산성 행궁 앞 로터리 정류장. 그런데 주변에 리본이나 길안내 화살표 하나쯤 붙여주면 친절일 텐데, 없습니다. 당연히 다들 남문 쪽으로 가겠지인가 봅니다. 한 5백여 미터쯤 남문 쪽으로 가다 보면 한양삼십리누리길 길안내판이 장승처럼 우뚝 서 있습니다. 그 안내판 하단에 봉화길 안내 화살표가 붙어 있네요.

길은 아스팔트 포장된 오르막길입니다. 차량들도 심심치 않게 지나갑니다.

제7 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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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 우측의 철옹성 성곽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이죠.

왼쪽에 겹으로 쌓아 올린 옹성, 가운데 순성길, 우측에 남문 우측 성벽,

옹성은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성문 밖으로 한 겹의 성벽을 더 둘러쌓은 이중의 성벽입니다.

옹성 앞에 한양삼십리누리길 종합안내판

검단산 가는 방향으로 아스팔트길 따라갑니다.

가드레일에 붙여놓은 봉화길 안내 화살표,

성남누비길과 함께 갑니다.

길가 쌈지공원에 세워놓은 군졸이 쓴 병자호란 이야기(일기)에 '청군의 화살소리가 날 적마다 병사들은 버들꽃
날리듯 떨어져 죽어 내리는데, 몸소 사졸 앞에 서지 않고 어떻게 지휘 장수는 모조리 성 안에 있으면서 군졸들
더러만 밖에 나아가 죽을힘을 내라고 할 수 있더란 말인가'..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길은 계속 오르막 길

출발해서 한 3킬로쯤 아스팔트길 따라 올라온 지점인데요, 누비길과 갈라져 봉화길은 좌측 산길로 진입하고,
계단으로 내려가면 이배재 가는 길, 우측으로 가면 검단산 정상이 코 앞입니다.

이시백장군의 눈물 이야기가 담긴 안내판이 세워진 공터, 창고 옆 큰 나무에 누군가가 검단산 524m라고 쓴
코팅지를 붙여놓았습니다. 정상은 군부대시설 관계로 접근이 어려우니 친절하게도 가까운 이곳을 정상으로
표시해 놓은 모양입니다.

13:07분, 정상에서부터는 계속 내리막 능선길, 갈잎이 수북이 쌓여 낙엽 밟는 소리만 들립니다.

그러다 오르막 계단길을 올라가,

철쭉 군락지를 지나

13:23분, 꽃님이 이야기가 있는 쉼터에서 배낭 내려놓고 잠시 쉬어갑니다.
매바위와 인조 임금을 업어 산성으로 피신시켰다는 서흔남 청년 이야기를 지나 이어지는 내리막길,
데크계단길을 내려오면,

14:19분, 산길을 내려와 검복리 마을길에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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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순둥이 백구가 살고 있는 집, 마루엔 할머니 한 분 앉아 계시고 집 앞 백구는 오늘도 짖지 않고 엎드려 쳐다만 봅니다. 지난번에는 쳐다보지도 않고 꼬리만 두어 번 흔들 흔들 하고 말았었는데요.

돌다리 밑에서 4살 백이가 6살 되어 보이는 누나에게 물고기 잡아달라고 조르던 개울가입니다.
물까지 몇 마리가 이리저리 날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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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복리 마을 골목 풍경입니다.

한양삼십리 깃발이 일렬로 꽂혀 있는 골목길을 지나 넝쿨터널 빠져나가면 한 처녀가 과거보러 간 도령을 사모하며
기다리다 바위가 된 족두리 바위, 그리고 어디 있는지 안 보이는 쩍 갈라졌다는 쩍바위, 오늘은 모두 패스합니다.

14:53분, 서어나무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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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나무는 근육질이어서 머슬트리라고 하네요.

15:01분,
무과에 낙방한 일부 무사들이 (홧김이었겠죠) 산도적 무리에 가담하여 도적질을 하다가 근처 마을에 어린이가
부르는 고향에 부모님이 기다린다는 땡땡이 노래를 듣고 마음을 고쳐 잡아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갔다는
회심고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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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고개에서 내려가는 계단길

계단길을 다 내려오면 불당리, 마을에 기와집 한 채가 보이죠. 살림집인지 영업집인지 오늘도 궁금하기만 합니다.

15:34분, 스탬프함, 안내판에 가려진 연자방아. 이 자리에 저 황소를 다시 보러 올 줄은 몰랐죠.

다섯 그루 소원나무를 지나 잣나무 숲길에서 오르막 계단을 올라가면,

16:07분, 합격바위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착한 어머니는 과거시험을 보는 자식을 위해 집채보다 큰 바위를 산으로 밀어 올렸다는 전설입니다.
형제바위, 자매바위, 용트림 소나무, 쌍둥이 바위를 지나,

내리막 산길을 내려가면,

16:47분, 오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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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오전리직거래장터 버스정류장까지는 240m, 버스가 금방 지나가 타이밍이 안 좋아 한시간이나 기다려 광주역에서 오는 15-1번 버스에 승차, 산성 로터리에서 13분 기다려 9번 버스에 환승, 산성역 3번 출구에서 8호선에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잔여구간 걸을 때에 15-1번 버스를 이용, 오전리에서 출발해야 하겠네요.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오전리 직거래장터까지 오늘 걸은 거리는 10.6km입니다.
글번호 1051
참조
한양삼십리누리길 2코스 테마숲길-3코스 호국숲길-4코스 역사숲길(오전리-불당리-검복리-검단산 52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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