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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한양 삼십리누리길 1코스를 걸으며 길이 오지여서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듯, 호젓한 숲길에 옛날 장원급제의 꿈을 안고 과거 보러 한양으로 가는 길에 선비들의 숨은 이야기와 함께 걷는 흥미로운, 그러면서 산책하기 참 좋은 길이구나 했었죠. 그날 성남에서 이배재고개를 타고 넘어갔었는데 자전거 코스로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산속 오지 진입지점에 자전거로 접근하기가 어려워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해 볼까 하다가 남한산성 동문으로 올라가는 길을 자전거로 타고 올라가 2코스 진입점에 합류하는 것으로 오늘의 일정을 잡고 달려갔습니다. 하남을 지나 올라가는 은고개는 가파르고 긴 고개인 데다 염려했던 대로 갓길이 없거나 좁고 끊긴 곳이 여러 군데 있네요. 길가에 바짝 붙어 페달을 밟지만 뒤에서 차량들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해 비켜지나가고 있어 라이딩이 불안했습니다. 그래서 올 때는 퇴촌 팔당으로 우회했습니다. 우회길도 갓길이 좁거나 끊기곤 하지만 그래도 몇 번 다닌 길인 데다 차량들이 무섭게 질주하지는 않는 길이어서요. 살펴보니 길 이름이 태허정로네요. 어딘가에 태허정이라는 정자가 있나 봅니다.

 

은고개를 지나 내리막을 달려 우회전, 남한산성 들어가는 좁은 차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온전리 직거래장터 앞에 한양삼십리 안내판을 발견, 직거래장터는 이따 돌아올 때 시간되면 둘러보기로 하고, 일단 코스에 진입하기로 합니다.

 

2코스 테마숲길 진입점 앞 나무에 자전거 매어놓고 걷기 출발, 진입점을 쉽게 찾아 상큼한 출발입니다. 1코스를 걷던 날은 이 지점에서 마치고 돌아갔었죠. 선비들의 과거 길인 한양삼십리누리길은 남한산성의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국토부에 공모하여 조성된 만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은 숲길입니다.

 

선비들의 길안내를 해주던 봉수, 짖꿎기도 했던 봉수이야기,

 

날짜를 잘 골라 가면 숨은 이야기꾼들의 해설도 듣고 합격기원 퍼포먼스에 동참할 수도 있습니다.

 

길은 호젓한 숲길로 시작되는데 1코스와는 달리 숨차 오르는 오르막 산길이 이어집니다.

 

쌍둥이 바위

 

쌍둥이 바위에서 시작하는 계단을 힘들게 오르면, 나무숲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송전탑이 있고 길은 그 아래로 지나가는 오르막 산길로 이어집니다.

 

산 내음이 가득한 숲길을 지나며 숨고를 수 있는 걷기 편한 길,

 

용트림 소나무

 

솔밭길엔 모두가 용트림소나무

 

비바람에 자연스럽게 용의 형상처럼 변형된 소나무를 용트림 소나무라 한다는 설명

 

길안내 양방향 화살표

 

숲이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엔 숨찬 오르막 계단길이 많은데요.

 

자매바위

 

한 날 한 시에 한 몸이 두 몸 되어 앉아 있는 자매바위

 

하늘이 빚어놓은 우애 넘치는 형제바위

 

형제바위 옆에 합격바위

 

합격을 비는 합격바위

 

과거 보러 간 자식의 합격을 비는 어미가 집채만 한 바윗돌을 산으로 밀어 올렸다는 전설

 

합격바위에서 가파른 내리막 계단길을 내려와 만나는 하늘로 쭉쭉 뻗은 키 큰 전나무 숲

 

전나무 숲 흙길엔 솔잎이 가득, 솔향이 은은하고,

 

과거 보러 가는 길에 소원을 빌며 선비가 심었다는 다섯 느티나무 중 하나.

 

불당리 연자방아

 

지석묘

 

우측으로 검복리 가는 방향으로 갑니다.

 

불당리 기와집 담을 끼고 언덕 위 산길로 진입

 

하얀 찔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산길로 이어지는 아치터널, 3코스 진입.

 

지루한 계단길을 올라 능선에 오르면

 

선비들이 산길에서 마주쳤을 산적들 이야기도 있겠지 했는데 이 고개에서 산적들 이야기가 나오네요.

 

그런데 반전이네요, 과거에 낙방한 선비가 산채로 들어가 산적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산적들의 무술도 상당했겠는데요.

 

그런데 이 마을 어린이 땡땡이의 노래를 듣고, 고향집에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 생각에 후회하고 산적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청 황제에게 항복한 날, 바위도 비분강개하여 쩍 갈라졌다 했는데 두리번 찾아봐도 바위는 어디 있는지 안 보여요.

 

한 처녀가 과거길에 오른 도령의 급제를 기원하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족두리 바위

 

검복리엔 한양누리길 따라 깃발이 꽂혀 있습니다.

 

4코스 시작, 검단산 쪽으로 갑니다.

 

초록초록 속에 홀로 붉은 단풍나무가 눈에 띕니다.

 

물고기 빨리 잡아달라고 누나를 조르고 있는 듯,

 

병자호란 때 이 마을에 이름 없던 소년, 무명이 쏜 화살이 적장의 심장을 꿰뚫었다고 합니다.

 

낯선 길손에게 관심 없는 순둥이, 백구, ㅉㅉ 불렀더니 마지못해.. 고개만 슬쩍..

 

검복리 마을 뒷길을 지나 다시 산길에 진입, 검단산 정상까지 2km, 계속 오르막, 계단 350개도 더 되는 오늘의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우측은 급경사 산비탈

 

눈 내리는 날 짚신 거꾸로 신고 인조대왕을 업어 산성으로 피신시킨 나무꾼 서흔남 이야기,

 

 

서흔남이 자주 오르던 바위, 이곳에서 매를 불러들였다고 하네요.

 

계속 이어지는 숨찬 오르막 계단길

 

산성에 나무를 심어 가꾼 산성리 사람들의 이야기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 참꽃, 철쭉은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는 개꽃,

 

마지막 계단길을 오르면

 

숲길 터널 끝이 보이죠, 헬기장입니다.

 

헬기장에 이시백 장군이 흘린 눈물의 이야기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어느 동호회에서 이곳 헬기장에 정상 524m 표시를 달아놓았네요. 남한산성까진 2km를 더 가야 하지만 성남누비길 돌 때 지나간 길이어서 오늘은 이 지점을 반환점으로 돌아 내려가기로 합니다. 일단 검복리 버스정류장까지는 산길을 내려가는데, 올라갈 때 힘들었지만 내리막으로 내려갈 땐 발걸음이 가벼워요.

 

검복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비로 찍어보니 오전리 직거래장터까지 마을버스길을 따라 걸으면 한 3km 나오네요. 걸어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갓길이 없어 뒤애서 다가오는 차량들이 피해 가기는 하지만 뒤가 불안합니다.

 

오전리 주민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 직거래장터입니다.

 

 

직거래장터 찻집 앞에 김삿갓, 이곳에 카페, 먹거리 장터도 모여 있습니다.

 

오늘 걸은 테마숲길 나무들에 걸려 있는 명패, 그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밤나무의 밤은 밥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요. 소나무의 소는 으뜸이라는 수리에서 솔->소가 되었다고도 하네요. 테마숲에 간단한 설명이 붙은 나무이름 명패들을 모았습니다.

 

밥나무가 밤나무로,

 

젖나무가 전나무로,

 

물이 푸르게 변한다는 풀푸레나무,

 

수리나무->솔나무->소나무

 

잎을 짚신바닥에 깔아 사용한다 하여 신갈나무,

 

껍질에 골이 있어 골참이 굴참나무로,

 

서쪽나무가 서어나무로, 영문으로는 머슬트리(근육나무),

 

늘 푸르게 티 내는 나무라 하여 느티나무,

 

갈참나무는 가을참나무

 

오늘 2, 3, 4코스, 왕복으로 걸은 거리는 12.1km, 옛이야기가 흥미로운 한양 삼십리누리길 전구간을 완주하였습니다.

자전거 라이딩 거리는 갈 때는 하남으로 해서 31.6km, 올 때는 퇴촌, 팔당으로 돌아와서 37.2km, 합 68.8km (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팔당으로 돌아오는 우회길엔 두 군데에 횡단보도가 없어 당황하게 되는데요. 광주 방면으로 달리다 퇴촌 팔당 방면으로 좌회전하는 삼거리에 횡단보도가 없습니다. 일반 차량들처럼 좌회전 차량들에 끼어들어 신호 받고 좌회전해야 해서 황당하죠. 내리막길 신나게 내려가다가 퇴촌 광동교 쪽으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는 직진하려면 3차로 갓길에서 1차로나 2차로에 끼어들어야 합니다. 오토바이처럼 통행해야 하는데 자전거엔 황당한 통행방법이죠.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는 차로여서 끼어들 때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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