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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이름부자인 앵자봉은 걷기 좋은, 걷기 편한 흙길, 넉넉한 산길입니다. 

 
퇴촌에 천진암 천주교성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이 앵자봉입니다. 각시봉, 꾀꼬리봉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는 이름부자산이죠. 산 정상의 안내판에 앵자봉의 유래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되어 있네요, 유래 안내판 사진을 그래서 제일 먼저 올립니다. 양자산을 신랑산이라 보고 앵자봉은 각시산, 거기에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꾀꼬리 앵 자를 붙여 앵자봉(鶯子峰)이라 하였다는 설명입니다. 역시 우리 선현들의 작명센스는 언제나 놀랍습니다. 드론으로 내려다보면 아마 그렇게 보일까 궁금하기도 한데, 산길을 걸어보니까, 각시 중에서도 예쁘면서 도드라지는 각시도 있을 텐데 그런 각시가 아니고  마음씨 착하고 후덕해 보이는 각시 같은 산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던데요. 꾀꼬리는 아름다운 울음소리로 사랑을 받고 있는 새이지만 그 아름답고 명랑한 옥구슬 울음소리는 녀석이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입니다. 기분이 안 좋을 때는 까마귀 소리보다 더 크고 꽹과리보다 더 시끄러운 괴성을 질러댄답니다. 울음소리에 이중 얼굴을 한 셈이죠. 
 
앵자봉에 꾀꼬리의 감추어진 꾀꼬리소리 같지 않은 시끄러운 소리처럼 산길에 감추어진 험한 곳은 없는지 살펴봐야죠. 정상을 향하여 산행 출발합니다. 
 

앵자봉(667m)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초기에 천주교인들이 숨어들어 살았을 만큼 심산유곡, 깊은 산골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이곳에서 천주교가 전파되기 시작하였고 이곳이 천주교 성지로 되어 천주교 성역순례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들머리는 천진암성지 주차장

 

천진암성지 주차장 입구에 산행 안내판 지나 조금 올라가면 이정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앵자봉은 우측, 청소년야영장 방향으로 정상까지 5.1km, 내비에는 주차장 왼쪽으로 올라가는 경로도 뜨는데 들머리를 찾을 수 없네요. 이따 하산할 때 왼쪽으로 내려오는 코스, 내비 따라 내려올 생각으로 정리하고 청소년 야영장 가는 방향으로 시작부터 만만찮은 오르막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갑니다. 
 

청소년 야영장 - 소리봉 갈림길

 

왼쪽에 이정표 보이죠, 숭실대 학교림 관리동 앞입니다. 근처 산림이 숭실대학교 관리림인가 봅니다.
 

이어지는 길은 거친 임도, 사진에는 밋밋하지만 계속 만만찮은 오르막입니다. 초반에 고도를 확 높이는 코스인가 보네요.
가다 보니 사유지라고 입산금지, 고발한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네요, 옆길로 진행해야죠. 국수나무들이 무질서하게 가지를 뻗어 산길이 희미해졌지만 살살 헤치고 나가면 풀밭길, 그 풀밭길 끝에 정상 4km로 표시된 이정표가 확실한 길안내를 해주고 있습니다.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리본들이 많죠.
 

MTB 인기코스인가 보네, 산길에 타이어 자국이 선명합니다. 
 

점점 더 가팔라지는 산길에 굴참나무 능선입니다. 어른 셋(3) 아름 정도되는
거대한 굴참나무가 이 산길에 대장나무인가 보네요.
 

글참나무 오르막길은 계속됩니다. 숨 차오르죠, 이곳은 첫 번째 만나는 작은 봉우리, 쉼터가 있으면 딱 어울릴 자리인데 없습니다. 계속 만만찮은 오르막 산길을 올라가면 또다시 작은 봉우리, 숭실대 학교림을 표시하는 노란 말뚝이 세워져 있고, 쉼터로 딱 어울리는 자리인데 벤치 없습니다. 쉬어가고 싶은데 쉴 마땅한 자리가 없어 계속 숨 고르며 올라갑니다.
 

그러다 만나는 바위동산에 배낭 내려놓고 쉬어갑니다. 13-2 버스 종점(우산1리)에서 내려 걷기 출발, 이 지점까지 3.8km 진행해 온 지점입니다. 그런데 이 바위는 주인이 따로 있었네요, 예쁜 나비 한 마리가 놀고 있었습니다. 배낭에도 살짝 내려앉고 어깨에도 슬쩍 내려앉아 주네요. 오늘 출발이 늦어 서둘러야 되는데 계속 같이 놀자고 하는 듯 주변에서 팔랑거리고 있습니다. 
 

 

패셔니스타, 왕자팔랑나비입니다. 
 

 

소리봉 갈림길 - 앵자봉 정상

 
여기가 소리봉인가 할 만큼 급경사 봉우리를 올라와 보니 소리봉과의 갈림길입니다. 첫 번째 만나는 쉼터이지만 아까 쉬었으니 패스, 오늘 시간이 촉박해 소리봉 다녀오면 1km, 부담스러워 소리봉도 패스하기로 합니다. 다음에 관산과 연계해 볼 핑계죠. 앵자봉 정상까진 2.71km.
 

이어지는 능선은 완만한 오르막, 소나무길입니다.
철탑을 지나 박석고개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등산로 폐쇄라는 안내판이 하나 붙어 있고,
 

앵자봉은 왼쪽으로 1.36km, 그런데 산 아래로 내려가는 샛길은 폐쇄,
 

폐쇄 안내문에 내려갈 수 없는 길이라고 경고되어 있네요, 안 가면 되지..
대수롭지 않게 보고 지나갑니다. 
 

이어지는 송림길에 두(2) 번째 만나는 철탑,
 

완만한 오르막길에 만나는 쉼터, 오늘의 두(2) 번째 쉼터입니다. 잠깐 쉬어가기로 합니다. 
 

안전로프 난간 구간인데요, 왼쪽은 급급경사 낭떠러지 산비탈입니다. 난간이 있지만 산길은 얌전하네요.
 

심심하던 흙길에 바윗돌길입니다. 만만찮은 오르막이지만 험하지는 않은데요.
 

이어지는 바윗돌길을 지나 봉우리를 오르면(깔딱 고개는 아닙니다), 정상이 보입니다. 
 

정상에 파란 하늘이 싱그럽죠. 피로는 이미 날아갔습니다.
 

정상 데크 쉼터는 백팩 캠핑장으로 인기겠는데..
 

정상석 667m
 

파노라마 뷰, 시야가 흐리지만 정상엔 사방이 막힘이 없이 뻥 뚫렸습니다. 보이는 건 산, 산, 산, 
 

조망안내도에 바라보이는 산이름이 표시되어 있네요. 그중, 백마산, 무갑산, 용마산, 검단산, 예봉산엔 올라갔었지만 거기쯤인가 싶을 뿐 잘 모르겠습니다. 사방을 둘러보며 찍은 풍경은 모두 시원하게 이어지는 산너울, 산그리메입니다. 이런 막힘없는 조망이 앵자봉의 매력이네요.
 

 

 

 

 

하산길

 
하산은 천진암성지 왼쪽으로 내려가려 했기에 올라온길 반대쪽을 살폈더니 양자산 가는 길이네요, 천진암 청소년 야영장은 올라온 길 그대로 내려가라는 이정표입니다. 아까 폐쇄되었다고 하는 샛길로 가야 되나 본데, 폐쇄시켰군요. 결국 내비에 뜬 길은 길안내가 안되고 있는 폐쇄된 길인데요. 그래서 하산길은 올라온 코스 그대로인 5킬로 되는 길인데 하산 출발 5시 46분인데 8시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서두르게 됩니다. 동서울 강변역 가는 막버스 13-2는 9시 40분 확인하고 왔으니 버스는 걱정 없는데 산길에 어두워질까 봐 서둘렀죠.
 

천진암성지 주차장에 하산 완료 20:06, 주차장문은 닫혀 있습니다.
앵자봉에 오른 오늘의 코스는 후덕한 대모산 같은 걷기 좋은, 걷기 편한, 넉넉한 산길이었습니다. 감추어진 위험, 급경사 오르막, 급급경사 계단길, 험한 바윗돌길 한 군데도 없는 부드러운 흙길, 울창한 숲 속길이었습니다. 
 
13-2 버스는 차고에서 승차 안되고, 한참을 내려온 버스 정류장에서 21:01분에 승차, 강변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산행 거리는 14.4km, 버스 정류장에서 들머리 천진암성지 주차장까지 걸은 왕복 3.5km 포함입니다. 서울로 오는 버스가 막버스 21:40분까지 다녀서 다행이긴 한데 대중교통이 좀 불편한 것이 아쉽습니다. 광주역으로는 12번 공영버스가 다니네요. 승용차 이용 시 주차장은 관산 입구 주차장과 천진암 성지 주차장입니다. 
 
 
글번호: 996

 

P.S. 다리에 쥐 날 경우 응급대처요령

등산 중에 급급경사 바윗돌 암릉 구간이나, 위험한 로프줄 구간, 급경사 계단 구간에서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난다면 심각할 수도 있겠죠. 쥐는 물부족이 큰 원인으로, 응급대처법으로는 (1) 뭉친 부위 마사지 (2) 얼음찜질, 온열 찜질이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혹시 가지고 있는 물이 냉수라면 즉시 냉수 마사지도 좋겠고,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보조 배터리가 손난로 기능이 있다면 즉시 손난로로 전환, 온열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뭉친 다리 근육을 풀어주는데 효과적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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