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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찮은 오르막 급경사 산길 (삼성리 - 진달래능선 - 질마재옹달샘 - 추읍산 정상 583m - 삼성리)

 
원덕역에서 내려 역 앞 광장에서 바라보면 우뚝 솟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심상치 않게 생긴 산이 있죠. 봄에는 진달래 능선 따라 아름다운 꽃길에, 산 자락 마을에는 해마다 산수유 축제가 열리고 있어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는 친근한 산입니다. 산 높이가 600여 미터에 가까워 어느 코스로 올라가도 만만찮은 오르막 급경사 비탈길을 치고 올라가야 정상을 밟을 수 있는 산입니다. 칠읍산(七邑山), 추읍산(趨揖算), 주읍산(主邑山) 이렇게 산이름이 세(3) 개나 되는 이름부자이기도 합니다. 정상 안내판에 산이름 유래에 대한 안내문이 있네요. 
 
오늘 산길 난도를 상 중 하로 해서 초반은 중, 중반은 상, 후반은 하, 특이하게도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황소 등줄기를 타고 걷는 듯 편안한 산길입니다. 삼성리에서 출발, 다시 출발 원점으로 돌아온 산행이었습니다. 
 

오늘은 자전거 타기 좋은 날인가 보네요,
경의중앙선 전철 1 호칸 앞 벽면에도 여러 자전거가 기대어 실렸습니다.
 

원덕역 - 삼성리

 

원덕역에서 내려 출구 나오면 우측에 물소리길 안내판과 함께 바로 옆에 등산 안내판도 세워져 있습니다. 원덕역 현 위치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일부 구간이 무너져 내려 현재 임시통제되고 있다는 노란 안내문이 붙어 있네요. 삼성리 코스로 가기 위하여 삼성 1리 경로당 앞까지 자전거로 이동, 논밭길, 농로를 타고 달립니다. 지난주에 소나기를 만났던 구간이죠. 소나기 내리던 날, 안개도 끼고 촉촉했던 그날이 더 좋았네요.  오늘은 햇볕이 너무 강렬하고 후텁지근합니다. 논 한가운데 모여 있는 십여 마리의 백로는 자전거 타고 달리면 무관심, 세우고 카메라 만지면 귀신같이 알고 날아 도망갑니다. 예민한 녀석들이죠.
 

'솟대소원다리'를 건너온 삼성 1리 경로당 앞입니다. 왼쪽에 추읍산 이정표 보이죠. 자전거 매어놓고 산행 출발합니다. 
 

동네 청년들이겠죠, 흑천에 무릎까지 잠기네요, 어망 삼태기 들고 동네 친구들과의 천렵 재밌겠어요.
 

삼성 1리, 마을 앞을 지나는 길가에 아름드리 느티나무들이 즐비합니다.
 

왼쪽의 느티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네요. 400년이 넘는 노거수.
우측 쉼터는 마을의 야외 음악당,
 

 

구 한 말, 마을은 단양 김 씨 집성촌,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고 가축을 잡아먹곤 했는데 어느 날 마을 노인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용문산에서 느티나무를 캐어다 마을 어귀에 심으라고 해서 노인이 그대로 했더니 호랑이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농사도 잘되었다고 하는 그 느티나무입니다. 
 
마을 길가에는 큰 느티나무가 30여 그루 줄지어 흑천가에 서 있습니다. 그중에 7~8그루는 보호수 지정 대기목이라 해도 될만한 노거수들입니다. 큰 밤나무 두(2) 그루, 경로당 앞 은행나무 한(1) 그루도 노거수입니다.
 

마을의 건물 벽에는 예쁜 벽화도 그려져 있습니다.
 

마을길 뒤로 올라가나 했는데 전철 밑으로 해서 가네요. 전철 고가선로 밑에 이정표가 있습니다. 정상까지 2.6km.
 

날이 더워 농막에서 키우는 토종닭들도 나무 그늘에서만 놀고 있습니다.
 

전철아래 들머리 - 질마재옹달샘

 
들머리엔 진입로를 정비하는 공사 중인 모양인데, 등산로 입구를 표시한 화살표가 땅에 떨어져 누워 있지만 방향은 제방향을 가리키고 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추읍산 코스안내판이 보입니다. 
 

코스 안내판 지나 산길에 진입, 가파른 계단을 올라갑니다. 경사도는 만만찮지만 울창한 숲 속 오솔길, 흙길, 미끄럽지 않은 걷기 좋은 산길입니다. 애기똥풀 노란 꽃, 개망초 하얀 꽃 여기저기 한 줌 보일뿐 눈에 띄는 들꽃은 안 보이네요.
 

 
나무그늘 속 숲 오솔길에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세줄나비인데 종류가 많죠, 그중에 '높은 산 세줄나비'로 보입니다. 녀석은 내려앉으면 그 자리에서 더듬더듬 한 바퀴 도는 습성을 가졌나 봅니다. 앉자마자 계속 돕니다.
 

진달래능선길에 진입, 이정표에 정상까지 1.5km,
 

진달래능선길도 경사도가 만만찮은 오르막길이어서 쉼터 벤치가 자주자주 나타납니다. 세(3) 번째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이정표에 정상까지 1.3km 남은 지점입니다.
 

키 큰 소나무들이 즐비한 산길을 숨 고르며 올라갑니다. 
 

 

질마재옹달샘 - 굴참나무능선

 
네(4) 번째 쉼터는 질마재 옹달샘 쉼터, 여기에서 쉬어가는 걸 권해 드립니다. 옹달샘물은 물이 조금 고여 있을 뿐 상태가 멧돼지가 와서 마셔도 배탈이 걱정될 만큼 안 좋아 보이네요. 산속에서 만나는 옹달샘인데, 한 모금 마셨으면 했지만 급실망입니다. 정상까지 1km 구간, 급급경사 오르막 바위너덜길, 질마재를 넘어가는 힘든 구간으로 외줄 안전로프 구간이 이어지지만 쉼터 없습니다. 오늘 코스 중 난이도 상, 가장 힘든 급급경사 오르막 산길입니다. 
 

급급경사 바위너덜길
 

이어지는 바위너덜 급경사 오르막 길, 
 

세(3) 번째 만나는 외줄 안전 로프구간입니다. 아저씨 한 분은 벌써 하산, 몇 마디 주고받고 내려갑니다.
 

굴참나무능선길 - 정상

 

쭉쭉 뻗은 굴참나무 오르막 능선길에 이르면 황소 등줄기를 올라타고 걷는 듯, 여유로운 산길, 걷기 편한 능선길 약 500여 미터 구간 이어집니다. 
 

원덕역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삼거리에 이정표, 정상까지 150m,
이제 평지길이 끝나면서 남은 건 급경사 깔딱 고개겠지 했는데, 아니네요.
 

거의 평지 같은 오솔길, 풀숲을 헤치고 나가면, 싱겁네요, 깔딱고개는 없고,
 

헬기장입니다. 잡초가 무성한 것으로 보아 사용은 안되고 있는 듯하죠.
이지점에서부터 전망이 확 트이며 눈에 들어오는 멀리 강줄기,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입니다. 흑천이 남한강에 합류되는 지점, 현덕교에서 이 지점까지 7~8 키로 되는데 남한강이 가까이 보이다니 예상외입니다. 남한강을 굽어보는 시원스러운 풍경에 급경사 타고 올라오면서 생긴 피로를 단숨에 날려 버렸습니다. 
 

헬기장 옆에 쌓은 돌, 아슬아슬하죠, 이 정도면 작품인데요. 
 

헬기장 옆은 널찍한 공간, 넓은 평상도 하나 놓여 있고 넓은 장의자도 하나 놓여 있습니다. 
정상이 바로 옆, 코앞이지만 잠깐 쉬어가라는 배려이니, 쉬어가야죠.
 

 
평상에 앉아 쉬는 동안 화려하게 예쁜 나비 두(2) 마리 날아들었습니다. 안 쉬고 갔으면 못 볼 뻔했네요.
 

 
흔하지 않은 홍점알락나비입니다.
 

날개무늬가 화려하죠, 빨간 점들이 매력포인트.
 

정상(583m)은 비좁습니다.
 

정상석 뒤 추읍산 안내판
 

칠읍산->추읍산->주읍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설명입니다.
지도상에 칠읍산이란 산은 건너편 작은 산에도 같은 산이름이 표시되어 있어 혼란스럽네요. 주읍산은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개편이라고 마음대로 바꿔놓은 지명, 자주 쓰이지 않는 한자명이지만 추읍산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추읍(趨揖)이란 허리 숙여 공손하게 절을 한다라는 뜻이 되겠는데 추읍산을 멀리서 보면 그런 모양으로 뵈나 보죠, 선현들의 작명센스는 언제나 감탄스럽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산수유의 고장 개군면 일대
 

디지털 줌 4x로 당긴 남한강 물줄기
 

남한강 물줄기 옆 작은 산, 개군산, 매봉산, 
반대방향 뒤로는 용문 지평 시가지가 뚜렷하네요.
정상에서 만난 분은 남 1, 여 1, 하산 시작 15:55, 삼성리 경로당에 하산완료 17:48,
원덕역까지 자전거로 이동, 전철로 귀가하였습니다. 자전거는 원래 양평역까지 타고 갈려고 했던 건데 너무 늦어 포기입니다. 
 
오늘 산행거리는 5.6km, 
원덕역에서 삼성 1리 경로당까지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4.9km입니다.
 
 
글번호: 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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