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검색에 등산로가 뜨지 않는 군월산,
이렇게 검색되지 않는 동네뒷산은 들머리 잘못 찾으면 고생하는데.. 하면서 광주역에서 하차, 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광주시청 방향 버스 시간표를 보니 30~40분에서 한 시간가량이나 기다려야 하네요. 하는 수 없이 택시 승차, 광주시청 정문 앞에서 하차(요금 6900원)하여 두리번거리며 찾아봐도 등산로 안내판이 안 보입니다. 정문 주변에서는 정문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는 길이어서 일단 슬금슬금 걸어 올라갔더니 시청 주차장 옆에 버스 정류장이 있네요. 그 버스 정류장 뒤로 군월산 1.87km라는 이정표를 발견, 들머리를 어렵지 않게 찾았구나 하면서 계단을 밟아 올라갔습니다.
버스 정류장 뒤쪽에 이정표, 뒤라서 못 봤다면 들머리 찾아 한참을 헤맸을 텐데..
하산 후 타고 광주역까지 갈 버스노선 확인하고, 등산로(계단)에 진입,
계단 올라가서 그대로 직진하였는데, 왼쪽 작은 오솔길로 진입했어야 하는 중요 지점에 아무런 길안내도 없습니다.
그래서 직진, 출발하자마자 코스를 이탈한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텃밭 옆을 지나, 우측에 대주(송정) 아파트 104동 103동을 보며 산길을 올라가 길 끝에 가서 보니 배수로 공사 마감된 곳에서 더 이상 등산로로 이어지지 않네요. 길이 흐지부지한 낙엽 덮인 산속에서 길 찾아 우왕좌왕하다가 경사도가 만만찮은 비탈이지만 좀 헤집고 올라가면 능선에 합류하겠지 하면서 무리해 무모하게 치고 올라갔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수북이 쌓인 떡갈나무 잎은 미끄러운데, 이 나무 붙잡고 저 나무 붙잡고 하면서 없는 길 찾아 조심조심 기어 올라가다가 도저히 더는 진행 할 수 없는 경사도 60은 되어 보이는 잡목 구간에서 반은 포기한 상태로, 능선을 찾아 올라만 갈 것이 아니라 산자락으로 내려가 찾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하산하다가 오솔길을 발견, 합류하였습니다. 오솔길은 둘레길처럼 옆으로 옆으로 산자락을 안고 도네요.
둘레길 같은 오솔길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산 능선으로 방향을 틀더니 급경사 오르막 구간에 진입, 계단이나 안전로프 난간이라도 설치해 줘야 할 위험구간인데 아무것도 없습니다. 스틱 필수 구간, 이따 내려갈 땐 아이젠 장착해야 되겠다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바위 너덜구간에 진입,
급경사 바위 너덜구간이 계속 이어집니다. 군월산, 동네 뒷산이 만만찮은데.. 하면서 올라갑니다.
정상인가? 정상처럼 보이는 암봉이 나타나네요.
암봉을 올라가 보니 쉼터였습니다. 고맙네요. 여기까지(2.5km 진행) 오면서 이정표나 리본 하나도 없었고 등산객 아무도 없었습니다. 쉬는 동안 암봉 아래 나무사이로 여성 두 분의 말소리와 모습이 살짝 보이더니 쉼터로 올라오나 했는데 바로 사라졌습니다. 저 두 사람이 올라온 코스는 뭐지?
잠시 쉬어주고 암봉을 내려가 모든 의문이 풀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산길은 폐쇄된 등산로였고, 여성 두 분은 왼쪽 계단에서 올라와 몇 마디 대화하면서 정상 가는 산길 쪽으로 사라진 것이죠. 그러니까 제코스로 올라왔다면 시청에서 출발하여 이 계단으로 올라왔어야 하는 것이었죠. 아무튼, 이따 내력 갈 땐 계단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합류지점에서 정상까지 600여 미터 남은 지점인데 산길이 거의 평지길이네요, 무모하게 실종된 등산로를 찾아 폐쇄된 등로로 힘들게 올라온 긴장과 피로가 함께 풀립니다.
여유가 생겨 길 옆의 돌무더기도 돌아보는데, 상당한 크기의 돌무더기에 아무런 설명도 없습니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멀지 않은 곳에 약수터도 있네요.
처음으로 만나는 등산객 1입니다. 아까 말소리 들린 여성 두 분은 정상에서 만났고, 하산길에 남성 추가 3, 애견 동반 부부가 오늘 산길에서 만난 분들입니다. 정상 200여 미터를 남겨두고 넓은 안부, 헬기장이라 하기엔 잡초가 너무 많고 묘지(터)라 하기엔 너무 넓은 공간에 이제 막 몽오리가 터지려 하는 들꽃들이 많네요. 야생화는 이따 하산길에 보기로 하고 정상 방향으로 진행, 마지막 깔딱 고개를 올라..
정상입니다. 정상석에 군월산(軍月山)으로 새겨져 있네요. 군사 군 자가 산이름에 붙어있어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한데 아무런 안내문도 없습니다. 정상석 뒷면에는 산높이 376m와 산 위치만 새겨져 있습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검색을 해보니 남한산성을 지키는 척후병들이 주둔했던 곳이라는 블로그 글이 있긴 있는데, 출처가 불명하네요. 척후병들이 주둔했던 곳이라면 아까 그 넓은 안부가 바로 주둔장소로 딱인데.. 하는 생각만 해 봅니다. 그런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서 고증이 된다면 정상에 이야기 안내판을 세워줘도 좋겠죠. 고증이 안 되는 이야기라면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로 소개되어도 괜찮겠는데요. 산행길이 심심하지 않겠습니다.
정상 주변은 키 큰 잡목에 가려 조망이 아쉽습니다. 팔각정 안에서 본 파노라마뷰, 남한산성 방향에 군두레봉 뒤로 망덕산, 검단산, 멀리 이배재고개도 보입니다. 반대방향엔 지월리 경안천입니다. 하산 시작 15:54, 아까 지나온 넓은 안부에서 찾아본 야생화들입니다.
고추냉이
둥굴레
살갈퀴
백선
이곳은 백선 군락지네요, 부풀어 곧 터지려 하는 꽃몽오리들이 주변에 널렸습니다. 5월 중~하순이면 이곳 안부는 백선꽃으로 가득하겠어요. 검색해 보니, 연한 붉은색을 띠고 붉은 보라색 줄이 있는 꽃으로 꽃차례와 꽃자루에 기름구멍이 많아 역한 냄새가 나는 꽃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아직 만발하지 않아서인가 그런 냄새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향기도 지나치게 진하면 역겹죠.
돌아오는 길에 본 층층나무꽃
섬노린재
아까 왼쪽길에서 올라온 폐쇄된 등산로 합류점에서 하산은 우측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쫄랑쫄랑 올라오는 강아지 다가오더니 반가워하네요. 애견과 함께, 젊은 부부는 늦은 시간인데 산을 올라오는 중입니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오면서 중간에 헤아려보기 시작했는데 계단이 한 350~400여 개쯤 되겠는데요. 올라가는 중이라면 계단 시작점인 이곳 쉼터에서 쉬어가야죠. 계단이 끝나면서 야자매트 깔린 하산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시청은 직진 750m, 우측은 회덕동 방향,
시청 360m 이정표 보고 직진, 갈림길에서 (좌회전했어야 하는 갈림길에 이무런 길안내도 없었습니다) 맨발로 걸어도 좋은 길인데 하면서 계속 직진, 대주(회덕) 104동, 103동 지나 파크빌 옆으로 산책길이 이어져 아파트로 내려가나보다 했더니 길이 뚝 끊어지며 바로 절개지 절벽이어서 내려갈 수가 없습니다. 이런! 되돌아가야죠.
광주시청 주차장 옆 버스정류장에 다 내려왔습니다. 하산길에 보니, 들머리 날머리 길안내에 좀 아쉬운 점은 있으나 등산로 관리는 잘 되고 있네요. 하산완료 17:34, 버스가 두 세대 정차 대기해 있었지만 운전기사도 안 보이고 몇 시에 출발한다는 안내문도 없네요. 정류장에도 아무런 실시간 안내도 안 뜨고 있고 해서 시청 정문을 빠져나와 길 건너 정류장에서 기다리다 2번 마을버스를 타고 광주역으로 이동, 산행을 마무리, 오늘 걸은 거리는 6.2km로 gps에 잡혔는데 길을 잃고 헤맨 거리가 상당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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