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청군에 결사항전 그 참패의 통곡과 원혼이 서려 있는 쌍령리 국수봉(國守峰)에 봄맞이 산행 이야기

 

경기광주역 1번 출구 나와, 경안천 자전거길에 진입하여 달려,

많은 시민들이 봄맞이 나온 청석공원의 청석교를 넘어와 영은미술관 앞입니다.

 

영은미술관 앞, 개나리 꽃이 만발한 인도 갓길 펜스에 자전거 매어놓고 걷기 출발,

 

왼쪽으로 횡단보도 건너가면 미술관, 우측은 청석공원,

 

쌍령리 마을 앞에서 마을 뒷산에 보이는 국수봉 정상에 정자가 보입니다. 가볍게 오를 수 있겠죠.

횡단보도를 건너갑니다. 마을 골목길이 이리저리 얽혀 있지만 하나로마트도 지나고 '늘푸른타운'(빌라)

옆 길로 가는데 등산로 안내도 안 보이고 검색을 해도 등산로는 뜨지 않네요. 정상에 정자 바라보며 그 방향으로 골목길, 텃밭이 즐비한 마을뒷길로 올라갑니다. 

 

샘물교회 앞에서 왼쪽으로 산길에 진입, 마침 텃밭 울타리를 고치고 있던 어르신이 일러주었습니다. 

이 마을이 청나라 오랑캐와 격전을 치른 곳일 텐데 이쯤에 항전 이야기 안내판 하나 세워줬어야 할 자리 같은데, 없습니다. 

 

 

산길은 임도로 이어집니다. 임도를 다 올라가면 어느 문중 묘원이네요. 묘원 조성하면서 임도를 개설한 모양입니다. 

임도 따라가면서 흰나비들이 무려 십여 마리나 봄볕에 나와 팔랑거리고 날아 따라다니네요. 하지만 좀처럼 내려와 앉지를 않습니다. 그러다 묘원에 올라서면서 검은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습니다. 청띠 신선나비네요. 흔히 볼 수 있는 나비가 아닌데, 너무 반가워요. 이 녀석은 한참을 같이 놀고 싶어 하네요.

 

 

 

 

 

묘원 옆으로 샛길이 좁게 나 있습니다. 뱀딸기 노란 꽃이 길 안내를 해주는 듯..

 

 

만석탑 숭조상문(崇祖尙門), 묘원 관련인 듯합니다.

 

백목련이 활짝 피었습니다.

 

 

묘원 샛길을 지나 능선에 합류,

 

 

잣나무 숲이 우거진 산길, 가파른 침목계단길이 시작되었습니다. 235개.

 

다시 112개, 

 

능선길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이정표, 정상까지 260m, 얼마 남지 않았지만 배낭 내려놓고 쉬어가기로 합니다. 

 

쉬어주고 다시 출발하면서 진달래 꽃길입니다.

 

계단길 옆으로 이어지는 진달래 꽃길, 121개의 계단을 오르면,

 

무인 산불감시탑, 여기도 쉼터입니다.

 

다시 131개의 계단을 오르면서 마치 무너진 성곽 흔적처럼 보이기도 하는 석축도 보이고, 높지 않은 산인데 정상부는 평평하면서 거의 축구장만 한 넓이입니다. 직감적으로 당시에 군영을 갖출만한 요충지로 보이네요. 석축이나 군영에 대해서 무슨 설명문이 있겠지 기대했는데, 없네요. 혼자 억측인가 봅니다.

 

정상에 정자가 두 개나 보입니다. 어디선가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가 들리는데..

 

사각정자(쉼터) 옆에는 운동기구들이 즐비하네요. 특이하게도 대 여섯 모두 여성분들이 열심히 체력운동 중이었습니다. 멀리서 들리던 딱따구리 소리가 갑자기 우렁차게 들려서 아까 그 자리로 얼른 가 살폈지만 나무들이 키가 너무 커서 도무지 어디서 녀석이 쪼고 있는지 보이질 않네요. 하늘 높이 나뭇가지 사이로 정신없이 날아다니며 재잘거리며 우는 울음소리는 꼭 박새 같은데 눈에도 녀석들이 까만 점으로만 보입니다. 

 

정상 육각정(뒷모습)입니다.

 

육각정 앞모습

 

육각정 앞은 전망대, 광주 시내가 막힘없이 조망됩니다.

이곳에서 청군에 포위된 남한산성을 바라보며 결전을 다짐했을 것으로 보이죠.

 

굽어지는 경충대로 아래로 흐르는 경안천. 다리는 경안교.

 

파노라마뷰, 왼쪽에 초월리, 가운데 남한산, 문형산, 맨 우측에 칠사산, 

 

정상석은 따로 없습니다. 고도 271m (gps)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이 청군에 포위되어 위급할 때 경상좌도 병마절도사 허완이 일만 여 군사를 이끌고 북상하다 쌍령리에서 용전분투,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민영과 병마절도사 이의배, 안동영장 선세강 등 여러 장수와 병졸들이 전사했고, 경상도 관찰사 심연은 패퇴 후 땅을 치며 통곡한 쌍령리, 이곳에 영령들의 호국정신과 영혼을 추모하기 위하여 표석을 세웁니다. 가까운 곳에 국수봉은 지도상에 여섯 군데나 검색됩니다. 이곳 쌍령리 국수봉도 그중 하나죠. 여섯 국수봉 모두 결사항전과 패퇴의 원혼이 서려 있을 듯하네요. 한데 묶어 국수봉순례길을 조성해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분들은 운동 마치고 도평초등학교 방향으로 하산하네요. 

그 반대방향, 올라온길 그대로 쌍령리 마을회관 쪽으로 하산합니다. (16:30)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가 들리던 그 자리에 한참을 서서 기다려 보았지만 녀석은 다시 오지 않네요. 

박새들만 하늘높이 나뭇가지 사이를 재잘거리며 정신없이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마을입구 횡단보도 앞에 하산완료 (17:25), 영은미술관 앞으로 걸어가 매어놓았던 자전거 타고 광주역으로 가 전철탑승하였습니다. 오늘 산행, 걸은 거리는 5.8km, 자전거 라이딩 영은미술관 앞까지의 왕복은 5.4km입니다.

 

 

글번호: 972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