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사 거쳐서 올라가는 강촌의 숨은 비경이 한 곳으로 모아지는 강선봉
강촌역에서 강선사까지는 도로 갓길을 걸어서 1.4km 정도입니다. 강선사는 살짝 보고 지나치려 했는데 한 발 한 발 절마당으로 들어가게 되네요. 급경사 산비탈에 자리하고 있어서 사찰 규모는 크지 않지만 뒤로는 우뚝 솟은 강선봉, 앞쪽으로도 우뚝 솟은 등선봉, 그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수려한, 빼어난 경관에 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강선사에서 돌아 나와 강선봉까지 올라가는 산길, 이정표에는 1.05km로 되어 있지만 짧다고 방심은 금물, 급경사, 바위, 암반길이어서 안전로프, 쇠말뚝이 설치된 길, 끊임없이 이어지는 로프길입니다. 로프 없이는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 험한 바위돌길, 급경사 50~60, 아니 60~70도도 되어 보이는 추락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바위 암반길입니다. 강선봉(降仙峰)은 이름 그대로 신선이 내려온 봉우리, 아마도 신선은 구름 타고, 무지개 타고, 운무를 타고 축지법으로 내려오셨을 텐데, 신비스럽기만 하죠. 우리에겐 두 손으로 잡고 두 발로 버티며 올라가는 두 손 두 발 다 용쓰며 올라가는 코스입니다. 두 손 두 발, 결국 네 발로 기기도 해야 하는 안전제일이 제일인 코스, 그렇게 올라가면 탁 트인 조망, 짙푸른 북한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강촌의 숨은 비경이 강선봉에 모여 있습니다.
강선사
강선사 입구에 검봉산, 강선봉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우측으로 강선사 일주문은 무척 큰 편이긴 하지만 뭔가 좀 어색해 보이는데요..
검봉산 강선봉 자락에 자리한 크지 않은 사찰,
일주문만 보고 돌아갈까 했는데 사찰풍경에 끌리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에 놓여 있는 작은 동자승
대웅전
극락전
지장보살은 금불상입니다.
대웅전 앞, 넓지 않은 절마당에 7층 석탑
대웅전 뒤에 마애불이 보입니다.
마애 보현보살, 마애 산왕대신 상은 조성구 조각장에 의하여 2018년에 완성되었나 보네요.
마애불상의 선이 유연하고,
평부조의 형상을 보이고 있어 오래되지 않은 느낌이 들었는데,
최근에 조각된 마애상이었네요.
2007년 미얀마 쉐다곤탑에서 이운(移運)된 부처님 진신사리 8과와 법화경을 금불탑에 모셨습니다.
강선사에서 산림욕장, 통천문, 귕소를 지나 강선봉으로 가는 등로가 있는 모양입니다. 아까 입구에는 강선봉까지 1km라 했는데 여기서는 그에 절반, 이정표에 0.53km라 되어 있네요. 너무 가파를 것 같은 예감에 이 코스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입구로 돌아내려갑니다. 내비검색을 해보니 이 코스는 등산로로 뜨지 않네요.
강선봉 올라가는 길
강선사 입구에서 출발, 오르막 산길을 별 무리 없이 올라와 만나는 이정표. 강선봉까지 900미터 되는 지점.
편안한 산길인가 하는데 나타나기 시작하는 큰 바위들,
강선봉 500미터 전방 쉼터에서 배낭 내려놓고 잠시 쉬어갑니다.
쉼터에서 잠시 쉬어주고 출발, 안전로프 구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안전로프 구간이 몇 개나 되는지 모르는 사이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안전로프 구간. 스텐 철봉이 단단히 박혀 있습니다. 철계단을 설치해 줘야 할 구간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철계단 반대입니다. 바위돌 암반길이 좁아 철계단을 설치하면 험한 구간은 해소가 되겠지만 경관이 철계단에 묻혀버릴 것 같아 반대의견입니다. 다만 철봉을 일부 구간에 조금 더 촘촘히 박아 보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로프 잡고 바닥에만 신경 집중하며 오르면서 여유 없어 못 보고 지나칠 뻔한 빼어난 경관, 눈앞에 펼쳐지는 명품 소나무들입니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강촌역
급경사 구간을 얼마나 올라왔는지 다시 쉼터입니다. 배낭 내려놓고 쉬어 가야죠. 바위 뒤로는 절벽입니다. 급경사 구간에서 쉼터 만들 자리라곤 사실 이곳밖에는 없습니다.
무슨무슨 산악회에서 다녀가면서 매어 놓은 색색의 리본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산길이 이어지면서 다시 명품 소나무들이 즐비한 바위돌 구간입니다.
로프 없는 구간이 더 험한데요.
조금 더 컸으면 통천문일 텐데..
오늘 코스 중 가장 위험한 급경사 민둥바위 구간, 짧지 않습니다. 로프 단단히 잡고 올라가야 안전합니다. 이곳에 눈 덮인 비경, 상상해 보지만, 그런 날은 위험천만입니다.
올라와서 뒤돌아 본 급경사 민둥바위 로프 구간
멋진 명품소나무들 사이로 강촌리 마을풍경이 펼쳐지는데, 안개에 잠기거나 운무에 뜬 풍경이라면 그야말로 절경이겠습니다.
신선의 마음을 사로잡은 북한강. 이럴 땐 앞을 가리는 나뭇가지들이 야속하죠.
드디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석은 따로 없네요. gps상으로는 501m,
강선봉에서 하산길
힘들게 올라온 땀이 식으면서 속으로 추위를 느끼네요. 서둘러 하산 시작 16:10. 하산길이 더 위험한데 올라온 길 그대로 내려가기보다는 멀더라도 돌아가야 되겠다 싶어 검봉산 정상 쪽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시간이 되면 검봉산 정상에까지 올라보면 더 좋겠지 하는 기대감도 슬쩍 끼워 넣은 셈이죠.
그런데 순간 당황, 내려가는 출발이 위협적이네요. 바로 외줄 로프 급경사 내리막입니다. 조심조심, 한 50 미터 내려오니 걷기 좋은 능선길로 이어집니다. 하산길 선택이 적중했나 봅니다.
다시 내려다보는 북한강, 오늘 산길에서 만난 등산객은 단 두(2) 분, 모두 검봉산을 지나오시는 분입니다. 강선봉을 지나 강선사 쪽으로 하산한다고 해서 급경사 로프구간에 조심하시라 일러주었습니다. 오늘 코스는 인기 코스임엔 틀림없는데 의외로 험한 암반 코스라서 등산객이 많지 않은가 봅니다.
이어지는 걷기 편한 능선길. 이길로 올라왔으면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로프 철봉 구간 한 군데도 없이 철탑 지나 능선길 걸어 만나는 삼거리입니다. 검봉산 정상까지 돌아가기는 시간이 너무 늦어 때골, 칡국수집 쪽으로 탈출하기로 합니다. 이 구간이 험할 것 같아 걱정스럽기도 했었는데 의외로 로프구간 한 군데도 없는 흙길입니다. 급경사인 데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 조심구간이기는 하지만 험한 구간은 아닙니다. 강선봉이나 검봉산을 올라가는 길로 이 칡국수집을 들머리로 출발하는 코스도 좋겠는데요.
칡국수집 물레방아는 돌고 있고 마당에 백구도 짖고 있는데 주차장에는 차량도 안 보이고 건물에는 조명도 안 보이고 그러네요.
칡국수집 앞 이정표에 하산 완료 17:40.
이 지점까지 산행거리 5.9km, 걸어서 강촌역에서 걷기 종료 오늘 걸은 거리는 합 7.4km입니다.
글번호: 967
'걸어다닌 풍경 > 등산 등산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광주] 지월리 칠사산(七寺山) 칠사산(七士山) (25) | 2023.03.19 |
---|---|
[엘리시안 강촌] 백양리 칼봉 검봉산 (62) | 2023.03.12 |
의정부 천보산 양주 천보산 (18) | 2023.02.26 |
[춘천] 봉화산 정상 - 문배마을 - 구곡폭포 (24) | 2023.02.12 |
이천의 진산 설봉산 희망봉 (47) | 2023.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