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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봉산에 봄맞이 산행입니다.

굴봉산은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이지만 강촌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죠.

 

굴봉산역 1번 출구 나오면 앞에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안내판 보고, 남산초등학교 서천분교 앞을 들머리로 해서 산행하기로 하고, 차로 따라 500여 미터쯤 내려가면 서천분교 정문입니다. 학교 앞 길가에 등산로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없네요. 길 건너에 보이는 산으로 농로 따라 들어가면 작지 않은 개울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물이 조금만 불어나도 잠겨버려 신발 벗고 건너가야 할 수도 있겠네요. 옛날 옛적 이야기에나 나오는 오지 산골마을의 개울을 건너는 모습이 떠올려집니다. 이곳에 들머리 틀림없는데 안내판도 없고 변변한 돌 징검다리조차 없네요. 오늘은 신발 안 벗고 조심해서 건너갈 수 있었습니다.

 

개울 건너가 바로 산길에 진입, 흙길이지만 만만찮은 경사도, 초반부터 숨차 오르는 오르막 산길입니다. 산길에는 흰 제비꽃, 보라 제비꽃, 노란 양지꽃이 방긋방긋 얼굴을 내미네요. 오늘 산행 출발이 늦어 꽃 사진은 하산할 때 찍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오르막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중간중간에 누군가가 매어 놓은 리본이 있어 갈림길에서도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따라가면 되네요. 이정표 없는 산길에 리본, 그래서 반갑고 고맙죠. 그렇게 힘들게 올라 능선에 합류하면  잣나무 숲길에 진달래가 곱게 핀 진달래꽃 오르막 능선, 그 고개를 올라서면 첫 번째 만나는 쉼터입니다. 이정표도 세워져 있네요.

 

굴봉산역에서 1.2km 진행해 온 지점에 첫 번째 만나는 쉼터에서 배낭 내려놓고 잠시 쉬어갑니다. 정상까진 1.7km 남았네요. 쉬어 주고, 다시 출발하면 갈잎이 수북한 오솔길, 걷기 편한 완만한 오르막 길에 진달래가 곱게 피어 있습니다. 통나무 계단길 두 번 지나서 만나는 두 번째 쉼터는 패스하고 좁은 능선길 따라 계속 올라가다 내려다보니,

 

나뭇가지에 많이 가려 있지만 북한강이 소리 없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건너편에 유난히도 뾰족한 산은 보납산 같은데요.

 

메마른 산길에 화사하게 피어 있는 앵두나무꽃입니다.

 

좁은 능선길에는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많네요. 굴이 많아 굴봉산이라 했는데, 굴참나무도 많네요.

 

 

세 번째 쉼터 지나, 정상  전방 500여 미터 지점부터 급경사 오르막 시작, 200여 개의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앞을 가로막고 나선 절벽입니다. 

 

절벽 한가운데로 안전철봉이 촘촘히 박혀 있고 로프줄이 양쪽으로 매어져 있습니다. 

오늘 코스에 가장 까칠한 구간이죠. 

 

절벽, 안전로프 구간을 올라서면 전망이 탁 터진 시원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아래 풍경에 숨 고르기도 잠깐, 

 

다시 이어지는 급경사 로프구간,

 

로프 잡고 올라가면 명품소나무들이 반겨 맞이해 줍니다. 마지막 깔딱 고개를 한번 더 올라가야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네(4)분이 쉬고 계시네요. 하모니카를 구성지게 불어대는 어르신을 핸드폰 영상으로 찍고 있는 어르신, 두(2) 분 비슷한 연배의 여성분은 손뼉 치고 있고, 불청객이 흥을 깨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금방 인사말이 오고 가고 흥겨운 분위기는 이어졌습니다. 

 

정상은 널찍한 쉼터입니다. 표지석에 '굴봉 395m'로 되어 있을 뿐 따로 정상석은 없습니다. 굴봉산을 소개하는 안내문도 없네요. 

 

사진 찍어주고 네(4) 분은 바로 내려갔습니다. 

 

정상에서 나무 틈새로 보이는 굴봉산 역, 반대편 방향에는 엘리시안 골프장이 나뭇가지사이에 흐지부지 보입니다.

사방이 키 큰 잡목에 가려 있어 내려다보는 전망은 그저 그렇습니다.

 

파노라마 뷰

 

두(2) 마리가 어울려 팔랑거리던 나비가 한동안 안보이더니 하산 준비하는 중에 다시 날아들었습니다. 

못 보던 나비 같은데요. 멋쟁이나비인가 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갈구리신선나비'네요. 

처음 봅니다. 올봄에는 흔하지 않은 신선나비를 세 번째나 만나네요. 

 

녀석은 날개를 활짝 펴고 따스한 봄 햇볕,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카메리를 들고 접근해도 모르는 척하네요.

 

이리저리 방향은 바꿔가며 앉아 있습니다.

 

눈앞으로 접근해도 둔감한 척합니다.

 

햇볕을 좋아하는 녀석,

 

한참을 같이 놀아주네요.

 

다시 어디서 한 마리가 날아들어 둘이 어울려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한마리가 낙엽에 내려앉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 하산길은 올라온길 그대로 내려가기로 합니다(16:37).

 

내려가면서 싱그러운 새싹도 눈에 들어오고,

 

 

진달래꽃송이하고도 눈맞춤 하고,

 

 

 

 

아까 올라가면서 이따가 봐.. 하고 지나쳤던 노란 양지꽃들,

 

 

 

보랏빛 제비꽃이 여기저기 얼굴을 보이네요.

 

 

 

그런데 해가 기울면서 꽃잎이 많이 닫혔습니다.

 

세 번이나 검색을 해도 노루귀로 뜨는데, 솜털이 안 보이네요, 이파리를 보면 제비꽃인데.. 꽃잎이 제비꽃과는 좀 달라 보이죠.

 

하얀 제비꽃인 '흰젖제비꽃'입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어서 꽃잎이 닫히고 있습니다.

 

 

 

노을빛이 잠긴 개울을 조심조심 건너,

 

터널(굴)과 터널(굴) 사이에 끼어 있는 굴봉산 역

굴봉산 역으로 돌아와 산행을 마무리, 18:53,

굴봉산 산행길은 스틱필수입니다. 아이젠을 착용하면 더 안전하겠죠. 안전로프 절벽 구간보다도 수북한 갈잎에 덮인 부드러운 흙길, 급경사 내리막 구간에 숨어 있는 낙상의 위험이 더 크게 도사리고 있는 산길입니다. 

오늘 굴봉산 정상에 갔다 온 거리는 6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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