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보다는 백조라는 이름으로,
순백의 우아하고 고고한 자태를 지닌 사랑을 듬뿍 받는 철새죠. 그런데 멸종 위기동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정천 연못에서 만난 진사님들도 이구동성으로 해마다 개체수가 줄어드는 걸 실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년 전 이곳에 수십 마리를 가까이서 눈동자까지 볼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오늘은 정말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것도 연못 한가운데 얼음이 녹은 숨구멍에 몰려 있어 녀석들의 눈동자를 보기엔 너무 멀어졌습니다. 좀 있으면 머나먼 귀향길에 오를 녀석들의 작은 얼굴, 작은 새까만 눈동자를 보고 잘 가라는 마음을 전해주려고 오늘 가정천 연못을 찾았습니다. 녀석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죠.
작년에는 두 번이나 찾아왔지만 두 번 다 허탕이어서 오늘은 녀석들이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자전거로 양수역에 접근하는데 녀석들 특유의 낡은 트럼펫 소리 같은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아! 있구나, 볼 수 있구나, 하면서 탐조대로 접근, 자전거 난간에 기대어 놓고 대기하고 있는 진사님들 틈에 끼어들었습니다.
좀 기다리면 어디선가 날아오려나 기대를 걸어보긴 하지만 많이 녀석들이 모여 있지 않아서 좀 실망입니다. 그런데 오면서 보니 팔당대교 아래 당정뜰에도 많지 않았고, 팔당댐 배알미동에는 한 마리도 없었는데, 양수대교 아래 갈대습지에만 녀석들이 꽤 모여 있었습니다.
그래도 녀석들의 우는 소리는 제법 우렁찹니다.
연못은 가운데 숨구멍을 제외하곤 꽁꽁 얼어 있습니다.
얼음 위를 뒤뚱거리며 걸어 다닐 만도 한데..
날아오를 기미가 안보입니다.
겨우 한 두 마리 날아오고 조용한데, 심심한지 가마우지 한 마리가 날아오릅니다.
망원으로 당겨도 너무 멀어 디지털 줌으로 다시 당겨 녀석들의 표정을 담아봅니다. 새까만 작은 눈, 작은 얼굴, 노란 부리, 검은 립스틱, 검은 신발을 신고 있는 녀석들입니다. 날아오를까.. 기다려 봅니다.
잠수해서 뭐가 잡힐지, 뭘 뜯어먹는 건지, 이곳은 고구마 썰어주기 이벤트도 없는 모양입니다.
무관심
싸울 듯, 아니면 짝짓기 구애인지..
까만 부스를 신은 듯, 매력적입니다.
몸단장이 한창인 녀석,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녀석, 아니면 카메라 셔터 순간에 눈이 감긴 것일까..
갑자기 울음소리가 커지면서 부산스럽습니다, 어디서 한 무리 날아오는 걸까..
아닙니다, 다시 조용..
많지 않은 무리 중에 회색 빛 어린 녀석들이 많네요.
날아오르지 않는 녀석들, 오늘은 이상합니다. 당정뜰에서도 지나다 보니 모두들 엎드려 졸고 있던데..
회색빛 어린녀석이지만 덩치는 다 컸습니다.
몸단장에만 열중합니다.
요 녀석이 포즈 한번 취해 주었네요.
녀석들은 끝내 날아오르지 않았습니다.
머나먼 하늘길 날아 잘 가거라, 겨울 되면 또 오구..
오늘 가정천 연못까지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62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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