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내리는 당정섬에 철새와 텃새가 날아든 풍경 - 고니, 청둥오리, 청딱따구리, 박새, 딱새, 검은등할미새, 백로..
하남 검단산역 2번 출구 나와 은방울공원에서 직진, 500여 미터쯤 가면 산곡 2교입니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면 산곡천 자전거길이죠. 진눈깨비 내리는 일요일 오후 눈길 밟고 따라가면 고니(백조)들이 해마다 찾아와 월동하는 당정섬입니다. 팔당대교 아래 모래톱이죠. 예보는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서 자전거 없이 5호선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길바닥에 진눈깨비가 쌓이기 시작하네요. 우산 대신 후드를 뒤집어쓰고 당정섬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당정섬입니다. 눈발이 날려서인지 기대를 하고 찾아왔는데 고니들이 얼마 없네요. 잠깐 숨은 그림 찾기, 왜가리를 찾아보세요.
왜가리 한 마리가 당정섬에 보초를 서고 있습니다.
눈 쌓인 메타세쿼이아길, 애견과 함께 건너는 산곡천 징검다리,
망원렌즈 들고 찾아온 진사님은 둘,
얼마 안 되는 고니들은 물가에 잠겨 졸고 있습니다.
고니들 옆에서 불침번 보초 서주고 있는 왜가리, 고니에 비하면 덩치가 왜소하네요.
기다린 지 한 시간여 만에 날아오른 고니들, 그리곤 다시 잠잠,
청둥오리들도 모여서 졸고 있나 보네요.
조용히 고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 주변에는 내리는 눈을 잠시 피할 수 있는 지붕이 덮여 있는 쉼터가 있는데, 그 주변 벚나무는 오늘 보니 텃새들의 놀이터였네요. 청딱따구리가 정신없이 나무를 쪼고 있고, 박새, 딱새들이 무시로 날아들고 있었습니다.
청딱따구리
이 녀석은 도무지 경계심이 없나 봅니다. 가까이 사람들이 떠들며 지나가는데도 아랑곳없이 나무만 열심히 쪼고 있습니다.
저 나무가 꿀단지인지, 좋아하는 애벌레가 많은 건지, 저 자리를 떠날 줄을 모르네요.
저렇게 세게 쪼아 박아대도 머리가 띵하지 않다니..
그 옆의 벚나무는 박새의 놀이터입니다. 몇 마리가 이리저리 날아드는데 이 녀석이 그 녀석이고 저 녀석이 그 녀석인지 분간 불가요, 또리방또리방 한 것들이 모두 다 똑같이 생겼습니다. 왜 이름이 박새인지 궁금한데 영문 이름은 tit, 재밌네요. 지능이 상당히 높아서 가정에 배달되는 우유병에 올라 뚜껑을 따고 우유에 떠오른 크림을 쪼아 먹는 재주가 영국에서 목격되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곤줄박이처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손바닥에 날아와 재롱을 피우기도 한답니다.
박새가 딱따구리 흉내도 내나 보네요.
저 벚나무 구멍은 박새들의 먹이창고인가 보네요. 번갈아가면서 날아들어 쪼고 있습니다. 녀석들이 떠난 후 다가가 살펴보니 아기 주먹만 한 팽이를 파 낸 듯한 모양으로 파여 있습니다.
눈 내린 벤치에는 딱새가 날아들었습니다.
녀석은 뒤태만 보여주고 날아갔습니다.
산곡천에서 재롱을 피우고 있는 검은등할미새, 확대해 보니 까치만 하게 보이지만,
참새보다는 좀 큰 작은 새입니다.
산곡천에 백로와 흰뺨검둥오리
괜히 민감해서 날아오른 백로
날아가다 다시 돌아오네요.
벚나무에 붙어 놀고 있는 이 녀석은 찍을 때는 멧새인가 했는데, 아닌데요.
작은 덩치에 비해 긴 꼬리와 부스스한 가슴털, 약간 브라우니 한 아랫배 털을 보아 오목눈이 아닐까 싶은데 오목한 눈이 안 보이네요.
진눈깨비 맞으며 당정섬에 다녀온 거리는 4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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