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도 없고 바위 하나도 없는 야산 걷기 좋은 산길
덕암산엔 온통 참나무들입니다. 밤나무도 적지 않은데 소나무는 정상 부근에만 모여 있고 산자락엔 찾아보기 어렵네요. 산엔 갈잎이 마치 폭설이 내린 듯, 이불이 덮인 듯 푹신푹신하게 덮여 있어 갈잎 향이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능선길에만 사람들이 밟고 다닌 흔적이 가늘게 이어진 오가는 이 별로 없는 한적한 산길이었습니다. 계단도 없고, 거친 돌도 없어 맨빌로 걸어도 좋은 길, MTB들도 즐겨 찾는 동네 야산입니다. 주민들이 즐겨 찾는 동네 뒷산인데 관리는 안 하나 보죠, 좀 아쉽네요. 이정표, 화살표, 리본, 쉼터 하나도 없네요, 못 보았습니다. 덕암산에 오르는 코스가 세(3) 코스나 되는데 지도검색 길 찾기는 무슨 설정인지, 길이 없는 산허리를 치고 올라가는 이상한 코스로 경로를 띄워주었네요. 뜬 경로만 보고 치고 올라가다, 급경사진 산허리에서 능선에 합류하기 직전 굴러 떨어질 것 같은 급 급경사에 불안한, 위험한 순간에 당황하기도 하였습니다. 동네 뒷산 그늘진 산허리에 숨어 있는 작은, 그러나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이었습니다.
들머리는 사능초등학교
이정표가 없어서 들머리 찾기가 애매합니다.
지도검색은 되네요, 길 찾기를 하고 따라갔습니다.
사릉역에서 내려와 사능교 넘어 직진합니다.
사능교 아래 사능천에는 어제 내린 첫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고 물가에 얼음도 하얗게 얼었습니다.
흐르는 물에는 백로들이 모여들었네요.
진건석재 안내석을 보고 골목으로 진입하면 농원 비닐하우스들이 많은데요. 농원을 지키는 녀석, 아주 사나운 녀석이 생긴 대로 사납게, 맹렬하게 짖어대고 있습니다. 순둥이 백구는 얼굴만 내밀고 보고만 있었는데요.
사능초등학교에서 석화촌 입구
홍련암이 보이죠, 우측으로 길 따라가면 사능초등학교 사거리입니다. 그냥 직진해서 진건성당 지나 용정리(342번지)에서 산길에 진입하거나 (오늘 하산길 코스입니다), 아니면 우측으로 학교를 지나가 첼로우드 앞(사능리 386번지)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어가는 길인데 (이정표나 길안내 화살표를 꼭 세워 놓을 자리인데,,) 오늘 이 진입로를 놓치고 석화촌 우측으로 사능마을길 따라 멀리 우회로를 따라간 것이죠. 길 찾기에 뜬 경로가 그랬습니다. 세 번째 진입로는 영락교회 묘원에서 올라오는 길입니다.
해원사 앞을 지나 석화촌 입구로, 마을길 따라갑니다. 길은 걷기 편한 완만한 오르막, 아스팔트 포장길, 간간이 차량들이 지나다닙니다. 마을길은 자전거 타고 광해군 묘를 지나 영락공원까지 올라갔던 길이어서 낯설지 않습니다.
사능 마을길
마을길 풍경입니다. 들판에 비닐하우스들이 많죠. 좀 더 올라가면 우사들이 많습니다.
형제농원 가는 방향 왼쪽으로 진입, 이정표나 길안내가 없으니 내비 경로만 보고 따라갑니다.
길이 없는 갈림길인 줄 알았는데 농로로 이어지네요. 우측으로 그냥 직진하면 영락공원 가는 길입니다.
응달진 지역으로 들어가네요, 어제 내린 첫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습니다.
낙엽에 뒤덮인 응달진 산길, 얼어 있을지도 모를 산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 만 같아 조금 긴장됩니다.
형제농원 앞입니다. 올라온 마을길은 여기서 끝.
응달진 산자락에 갈잎만 수북할 뿐 길이 실종되었습니다.
산이 높지 않으니 조심해서 산 허리를 치고 올라가면 되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능선길 합류
뭔가 폐허처럼 흉흉해 보이는 풍경입니다. 그래도 능선 위로 비치는 햇빛이 밝고 산허리에 급경사는 없는 듯 보였는데, 막상 다가가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한 30여 미터쯤 되는 급경사가 가로막아 급 불안하게 만드네요. 아이젠까지 준비는 되어 있었지만 급경사 비탈에 서서 오도 가도 못할 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아이젠을 장착할 자리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손으로 낙엽을 헤치고 보니 얼진 않았네요, 나무뿌리를 찾아 밟고, 쓰러진 나무 조심해서 밟아보고, 나무 밑둥 끌어안으며 이나무 저나무에 붙어 지그재그로 이동하면서 마치 유격 침투 훈련하듯 급경사 위험지역을 간신히 벗어나 능선에 합류하였습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인심이 훈훈한 동네 뒷산 찾아왔다가 큰일 날 뻔 한 순간이었습니다. 내비 길 찾기에 대한 불신감이 자꾸 쌓여만 가네요. 경로에 마지막 구간에 일부 직선으로 표시된 것이 길이 없다는 경고이었고 바로 이런 상황을 예고한 것인데 동네 뒷산 야산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본 것이 실수였습니다.
위험했던 그 자리에 아무 일 없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마음을 나눠주고 능선 따라 걷기 좋은 길,
편한 마음으로 따라 올라갑니다. 나무들 사이로 정상이 보이네요.
덕암산 정상에서 하산길
정상엔 어느 산악회에서 달아 놓은 노란 리본 둘 뿐, 정상석도 없고 아무것도 볼 것도 없는 부드러운 흙이 밟히는 흙 동산입니다. gps 확인하니 고도 122m. 내려가는 길은 세(3) 코스. 내비 검색으로 사릉역을 검색하면 올라온 코스 그대로 뜨네요. 영락교회 묘원 방향으로 돌아가기는 너무 멀고, 가장 가까울 것 같은 왼쪽 코스로 잡고 하산 시작, 갈잎이 수북한 능선길 따라 내려갑니다.
가운데가 뽀얗게 보이는 가느다란 능선길이 차분해 보이죠.
아저씨 한분이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네요. 우측에는 전기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멧돼지 때문인가 본데, 우측 전기선을 넘어가면 멧돼지도 추락사할 만큼 낭떠러지인데요.
전 코스에 계단도 없고, 바위 하나도 없는 길, 뽀얗게 다져진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맨발로 걷기 딱 좋은 길이죠. 완만한 내리막입니다.
잠자리채를 들고 올라오시는 저분, 어르신은 자금 알밤을 줍고 계십니다. 파란 비닐,
큰 봉지까지 준비하셨네요. 멧돼지가 마을로 자주 내려온다며 전기울타리를 얘기해 주신 분입니다.
다 내려왔습니다. 횡단보도 건너가 왼쪽 과수원길 따라가다,
진건성당을 지나 계속 직진하면 사능초등학교 뒤편 우측 길, 아까 지나갔던 사거리입니다.
진건석재 옆으로 지나 사릉역에서 종료, 오늘의 걷기는 6.1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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