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구석구석|문수산 정상에서 임진강 너머 북녘땅은 손금 보듯 또렷했다
송정역에서 내려 1번 출구 나와 15분 기다려 강화행 3000번 버스에 탑승, (88번 버스는 25분 기다리네요) 성동검문소 삼거리에서 하차, 문수산성 남문을 찾아갔습니다. 도로에서 너무 가까워 금방 올라갔죠. 남문에서 내려와 능선에 합류, 평화누리길 2코스도 되고 경기둘레길이기도 한 오르막 산길을 따라 올라 무너진 성곽길에 합류,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만추의 갈잎이 수북한 숲길을 숨 고르며 올라갑니다. 그렇게 올라가 세 번째 전망대 OP문산 Curly에서 임진강 너머 북녘땅이 손금 보듯 또렷이 보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적막과 극도의 긴장감이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 물결에 잠겨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임진강 가까이 자전거길을 달릴 때 들리던 대남 확성기 방송은 오늘은 없었습니다.
남문
고종 3년(1866)년의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 치열한 격전을 치른 곳, 그 격전에서 해안 쪽 성벽과 문루 모두 파괴되었다고 하네요. 산성은 총길이가 6,123m, 그중 남아 있는 구간은 4,640m, 멸실된 구간은 1,483m입니다. 남문은 강화의 갑곶진과 마주 보는 해안에 있어 강화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관문 구실을 하였는데, 안내문에는 공해루(拱海樓)라 하였다는 설명이지만 남문에는 희우루(喜雨樓)라는 편액이 걸려있네요. 농사에 필요한 기우를 올리는 뜻이 포함된 듯합니다.
들머리
남문에서 바로 등산로로 연결되지는 않네요, 성곽길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남문에서 내려와 문수산 수목장 주차장을 지나 나와, 3000번 버스에서 하차했던 정류장 바로 뒤에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평화누리길 조강철책길 들머리입니다. 그대로 따라가면 코스는 애기봉까지입니다. 이 길은 경기 둘레길이기도 하네요. 갈잎이 수북한 산길은 거친 돌길, 은근히 오르막이 심해지면서 무너진 성곽길의 합류지점까지 숨 고르며 올라가게 됩니다.
무너진 성곽 길
영욕의 세월에 허물어지고 무너진 성곽이지만 민초들이 돌짐지고 올라와 쌓은 땀과 눈물로 얼룩진 옛 모습에 정교함이 살아 있습니다. 긴 창검 들고 순성 하는 병졸들의 애환도 눈에 선하네요. 빗발치는 양이들의 포탄 속에 목숨 걸고 맞서 싸우던 장렬한 모습도 눈에 선합니다.
무너진 성곽에서 만난 큰 멋쟁이나비
이게 웬일이죠, 기대하지도 않았던 귀요미, 예쁜 나비가 날아들었습니다. 무너진 돌, 바위가 있는 곳을 좋아하는 녀석인가 봅니다. 큰 멋쟁이 나비네요. 금년엔 나비는 이제 다 봤겠지 했는데 뜻밖입니다. 녀석, 겨우살이 준비는 어찌하려고 오늘 포근하지도 않은 날씨에 가을 햇볕에 달아오른 바위를 어루만지고 날아다니는지 모르겠네..
나비와 한참을 놀아주다, 무너진 성곽을 올라가 성곽길에 합류하였습니다.
이정표가 있을 자리에 딱 서서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멀리서도 잘 보여 좋은데요.
성곽 위에서 바라본 등산로입니다. 등산로를 따라 걸어도 좋고 성곽 위로 올라 성곽을 밟고 걸어도 되지만 폭이 넓지 않아서 주의해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추락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조심해서 주로 성곽 위로해서 걸어 올라갔습니다.
보수가 끝난 구간은 성곽이 말끔하게 정비되어 있습니다.
하늘이 너무 푸르러, 푸른 가을 하늘 하나만으로도 오늘 산길은 대박입니다.
저 위를 올라가면 쉼터가 있을 듯하죠.
성곽 보수공사 중
성곽은 지금 한창 보수 중입니다.
언제까지 마무리한다는 안내문에 날짜는 지워져 있네요.
보수 작업반 일꾼들이 쉬는 하얀 텐트, 그 옆에 작은 포클레인, 작업 중인 흔적입니다.
첫 전망대
고갯마루에 전망대입니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이 시원시원한 곳입니다. 염하강 너머 강화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성곽길에 감국 작은멋쟁이나비 그리고 고추잠자리
전망대 데크 아래에는 노란 감국이 수줍게 피어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돌길에 이번에는 작은멋쟁이 나비가 나타났습니다, 오늘 늦가을에 나비까지 보다니 횡재하는 날이네요.
고추잠자리까지 나와 졸고 있는 성곽 위 돌길,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운 모양입니다.
성곽 옆 등산로를 따라갔더라면 오늘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 귀요미들입니다.
뒤 돌아본 성곽 위 돌길,
두 번째 전망대
이상하게 전망대에 이름이 없네요,
임진강 너머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북녘땅이 아련하네요.
전망대에서 돌아 내려와 다시 정상을 향해 가야 할 등산로가 폭이 좁죠.
정비 보수가 끝난 성곽길은 깔끔합니다.
그래도 폭이 좁아서 조심, 추락주의,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은 횡재에 대박까지 - 딱새
성곽 위 돌길에 귀여운 딱새 한 마리가 날아와 재롱을 피우고 있습니다. 너무 멀긴 하지만 그래서 녀석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 맘 놓입니다. 살금살금 다가가니 민감한 녀석 휘릭 날아갔습니다.
문수산 정상에 장대가 보입니다.
문수제단
장대에 오르기 전, 급격한 오르막이 시작되기 직전 공터에 문수제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단은 2000년에 세웠네요, 제단 비석 뒤에 이곳에 오르는 모든 산악인의 강녕을 비는 비문이 새겨져 있기도 합니다. 공터는 헬기장이기도 하네요.
문수산길 종합안내판도 세워져 있습니다.
문수제단부터는 성곽길 밟고 오르는 길은 위험하여 차단되어 있습니다.
나무데크길 계단 336개를 밟고 올라가야 합니다.
세 번째 전망대(OP 문수 Curly)
북녘땅이 가까이 보이는 이곳 전망대는 해병대의 관측소, 'OP 문수 Curly'였습니다.
임진강 너머에 보이는 북녘땅, 어느 분이 쌍안경을 지참해 올라왔네요, 그분이 쌍안경으로 바라보아도 손금처럼 또렷이 보이는 북녘땅에 길을 걷는 사람도, 지나는 차량도, 우마차도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하네요. 논 밭만 말끔하게 가을걷이되어 있습니다. 망원렌즈로 바라보아도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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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엔 개성 송악산도 보인다고 표시되어 있지만..
무심한 임진강은 아는지 모르는지 숨죽인 적막 속에 극도의 긴장감이 잠겨 있습니다.
문수산 정상 장대
문수산 정상입니다.
문수산성 장대가 있던 곳, 장대지이죠.
장대의 안과 밖 풍경을 모았습니다.
하산길 - 문수사
하산 시작 15:36
올라온 길 그대로 내려가다가 홍예문 앞에서 등산로 이탈 문수사를 다녀왔습니다.
문수사 때문에 산 이름이 문수산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문수사는 규모가 의외로 크지 않은 작은 사찰이었습니다.
대웅전에 목조의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다는데 문이 닫혀 있네요.
문수사의 가을 풍경을 모았습니다.
하산 길, 어둑어둑해지면서 김포, 강화, 우리 땅엔 불빛이 휘황찬란한데, 북녘땅엔 아직 불이 들어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불이 들어오지 않은 북녘당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하산 완료 18:35,
성동검문소 삼거리 정류장에서 88번 버스 타고 이동, 송정역에서 전철 타고 귀가하였습니다.
오늘 걸은 산행 거리는 7.9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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