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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에 참나무 소나무가 많지 않은 산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오늘 찾은 백마산엔 참나무가 많아도 너무도 많아 그야말로 참나무 천지네요. 산길에는 비바람에 떨어진 참나무 잎에 한 두 개 붙은 도토리들이 수없이 뒹굴고 있었습니다. 하산길에 소나무 조림지를 지나면서 보면 소나무들이 마치 야산에 바늘을 촘촘히 꽂아 놓은 듯 빽빽해 보였어요. 길은 걷기 좋은 숲길입니다. 올라갈 땐 백운사로 해서 계속 이어지던 아스팔트 포장된 임도가 끝나면서 물기가 가득한 계곡길에 진입, 험하지 않은 그러나 가파른 계곡에 크지 않은, 그러나 모난  바위들을 밟으며 질척한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가, 정상 쉼터에서 호랑나비와 한참을 놀아주고, 내려올 땐 능선길로 해서 내려왔습니다. 백마산 정상의 고도가 gps 상으로 451m, 높지 않으나 낮은 산이라고 하기엔 만만하지 않죠. 험하지도 않고, 그러나 마냥 밋밋하지도 않은 산길, 급경사는 아니지만 내리막 없이 계속 숨차 오르는 오르막 길, 그래도, 심심하지 않게 잘생긴 바위들이 반가운 산길, 울창한 숲으로 하늘도 가려져 있어 앞만 보고 올라가는 산길입니다.

 

초월역 1번 출구 나와 바로 산길이 이어질 것 같았는데 등산길 안내판이나 이정표는 두리번거려 찾아도 안 보이네요.

그런데 바로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초월역 건너와, 

 

롯데아파트 앞, 버스 정류장에 지붕이 있는 큰 부스형 쉼터에서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다가 잠잠해지는 것 같아 우산 꺼내 들고 다시 출발. 

 

500미터쯤 올라와 버거가게 앞인데요, 다시 사정없이 쏟아지는 비를 피해 가로수에 바싹

붙어 또 한참을 기다립니다. 그러다 비가 멎으면서 버거가게 왼편으로 직진, 

 

안개가 피어오르는 전원풍경이 펼쳐집니다.

옥수수 밭 지나 앞에 보이는 산이 백마산 같은데, 그냥 직진인가, 산길 진입 들머리를 찾을 수 없네요.

 

지도검색을 해보니 우측으로 진입하라는데 길이 없습니다. 무시하고 직진하였습니다.

(그런데, 하산길에는 바로 이곳 우측에서 걸어 나왔답니다.)

 

진원마을에 피어오른 안개가 뒷산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백운사를 지나가는지 생각지 못했는데, 갈림길에 나타나네요.

다시 지도 검색을 해보니 계속 포장된 임도를 따라 직진, 백운사 쪽인 모양입니다.

 

이어지는 임도, 가끔 승용차들이 지나갑니다.

오르막 길이지만 자전거로도 올라올 만한데요. 비 맞아 촉촉한 잡초들이 싱싱하고 왼쪽

아래에 수풀에 가려 안 보이는 계곡에는 물소리가 콸콸 들립니다. 

백운사는 작은 절이네요, 이따가 볼까 하고, 패스합니다. 

 

 

잉크 물든 달개비

 

바라보니 만만찮아 보이는 산세죠.

 

백운사는 패스,

 

계곡에 평상을 놓은 음식점 앞에 매어져 있는 누렁이는 순둥이, 짖지도 않고 반가워하네요.

 

임도 끝, 이 지점에는 길안내 이정표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없습니다. 우측으로 나뭇가지 헤치며 흐지부지한 길을 찾아 코스에 접근 시도하는데, 장맛비로 길이 실종된 듯한데요. 길인지 계곡인지 질척한 바위 너덜 계곡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지도 검색에 뜬 경로 따라가긴 가는데, 지도에 뜬 산길 믿고 가다가 완전 실종, 몇 번 고생한 적이 있어 간가 민가 하면서 올라갑니다. 바위들이 크지 않고 험하지는 않지만 모나고 젖어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계곡을 벗어나 오솔길이 분명해지면서 앞에 능선이 보입니다.

 

능선에 합류, 3.5km 만에 처음 보는 이정표, 길이 흐지부지한 계곡길을 긴가민가 하면서 걷게 하다니, 아주 불만스럽지만 쉼터가 있어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바로 앞에는 군부대 철조망, 국가 지점번호 말뚝에 기대어 놓은 의자를 누군가 비닐로 덮어놨었네요. 벗겨져 있지만 젖지 않아 앉아 쉬어갑니다. 고맙죠. 그러면서 언짢은 마음이 슬쩍 풀렸습니다. 

 

잠시 쉬고 다시 출발, 정상까지 390미터, 깔딱 고개입니다.

급경사지만 잘 생긴 바위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어 쉬엄쉬엄 올라갑니다. 

 

 

 

 

오늘 등산로에서 처음 보는 등산객, 앞서 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오르막 구간.

 

도선국사가, 후백제의 견훤을 물리치고 고려를 개국할 재목으로 왕건을 지목하고, 휘하의 군사들을 훈련시킬 장소로 바로 이곳 백마산 일대를 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백마산입니다.

 

백마산 정상, gps 상으로 고도 451m,

 

정상에서의 파노라마뷰

정상은 널찍하고 쉼터도 조성되어 있지만 사방이 나무에 가려져 있어 전망이 없네요, 하늘만 보입니다. 

젖은 날개를 말리려는 듯 호랑나비 두(2) 마리, 굴뚝나비 두(2) 마리가 출현, 이리저리 재빠르게 너울너울 팔랑거리며 날아다녀 한참을 같이 놀았습니다. 좀처럼 내려앉질 않네요. 산 정상에서 나비들을 보는 경우가 많던데, 나비들도 산 정상을 좋아하나 보죠. 바위산 암봉을 더 좋아하나 봅니다. 

 

 

 

 

호랑나비의 춤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호랑나비는 밝은 햇빛 아래 거침없이 날아다니는데 굴뚝나비는 자꾸만 수풀 속 어두운 곳으로 숨어듭니다.

 

 

정상엔 큰 바위 없는 대신, 노거수 명품 소나무가 수호목처럼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하산은 올라온 길이 아닌 능선을 따라 반대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하산 출발 15:30, 걷기 좋은 흙길, 내리막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내리막 급경사 구간

 

바위와 돌탑들이 심심치 않네요.

 

 

길가에 짚신나물 노란 꽃이 앙증맞죠. 하산길에 자주 보입니다.

 

하산길엔 쉼터도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능선길이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코스인가 봅니다. 

 

소나무 조림지를 지나갑니다. 빈틈없이 빽빽하네요.

 

두(2) 번째 만나는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롯데 아파트까지 1km.

 

하산길에 올라오는 분들, 오늘 모두 여섯(6)분이었는데, 대림아파트 쪽에서 올라오는 두(2) 분과 인사말 나누고 내려오면서 (길을 물어볼걸) 흐지부지한 사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정표가 없네요. 롯데 아파트 500여 미터 전방, 지도 검색에 초월역을 놓고 검색하니 이런! 통신두절 지역입니다. 

 

직감으로 직진, 긴가민가 하면서 내려가다 다시 검색하니 지도가 다시 뜨긴 뜨는데, 보니, 맞게 가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길은 완전 실종, 길이 없습니다. 정글 같은 나무들, 칡넝쿨, 키보다 더 크게 우거진 잡초, 거미줄 사이로 헤집고 내려와 보니 묘지입니다. 아까 올라갈 때 두리번거리다 길 없다고 보고 그냥 직진했던 바로 그 자리입니다. 이곳이 들머리 겸 날머리라면 이정표 설치해 주고, 아니라면 등산로 없음이라는 안내문 세워줬으면 좋겠습니다. 코스 관리가 좀 그러네요. 이정표 길안내가 꼭 있어야 할 자리인데 없다니..

 

저 앞 정글을 헤쳐 뚫고 내려온 것입니다. 화살표나 이정표 설치 꼭 필요한 자리입니다.

롯데아파트 쪽으로 내려가 초월역에서 산행 마무리, 전철 탑승, 귀가하였습니다. 

 

 

백마산 정상에 올라갔다 온 거리는 7.4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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