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사계곡을 올 들어 오늘 세(3) 번째 찾아가는 길입니다,
비 맞아 물먹은 밭 진흙에 푹 빠져 포기하기도 했었고, 두(2) 번째는 카메라 세팅이 소프트톤으로 바뀐 것을 모르고 찍어 한창 이쁘게 핀 얼레지를 비롯해 사진이 모두 소프트톤 안개 낀 사진으로 되어 아쉬웠었죠. 세정사계곡이 아무나 쉽게 맞이해주지 않는가 보다 했었습니다. 오늘 5일, 휴일, 봄이 무르익어 이젠 늦은 봄이지만, 봄꽃 야생화 아직 계곡에 남아 있을 늦깎이들을 담아볼 생각으로 운길산 진중천으로 달려갔습니다. 이제 곧 더운 여름 되면 빨간 물봉선이 물가에 흐드러지게 피겠죠.
오르막길을 타고 올라가다가 잠깐, 생각을 바꿔 세정사 가는 길 주변에 숨어 핀 들꽃도 살펴봐야지 하는 생각에 늘봄내 농원 앞의 다리 난간에 자전거 매어놓고, 세정사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합니다. 개울 따라 길가에는 애기똥풀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데, 예쁜 들꽃은 꼭꼭 숨어 있나 보네요. 그런데, 걸어가기로 한 것이 오늘, 대박입니다. 자전거 타고 달리면서는 전에 보지 못한 새들, 직박구리, 노랑할미새, 물까치 그리고 멧새까지, 오늘 귀요미 새들까지 담을 줄은 기대 안 했거든요. 역시 걸어야 만나볼 수 있네요.
애기똥풀도 예쁜 들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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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애기똥풀 꽃길이라 해도 되겠어요.
벼룩나물, 황새냉이는 지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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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 비탈진 곳에 숨어 핀 괴불주머니
머리 위에서 직박구리들 몇 마리 이리저리 날며 시끄럽더니,
한 마리가 통신줄에 날아와 앉아 재롱을 피워주네요, 굿.
좀 더 올라가다가, 이번엔 나뭇가지에 숨어 노래하고 있는 녀석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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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귀요미, 노랑할미새,
찍을 땐 물가에서 발견되어, 물새인가 했는데, 노란 배가 예쁜 노랑할미새입니다.
할미새라는 이름을 녀석들이 알면 불만이 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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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멧새 같죠,
녀석이 배만 보여줘서 애매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멧새로 보입니다, 붉은 머리 멧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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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에 날아왔다가 순간에 날아가버려 찍지 못한 새들도 세(3) 마리나 됩니다.
그중에 박새 한 마리도 있었는데.. 나머지 둘은 꼬리가 가늘며 길었는데, 첨 보는 듯해서 놓친 녀석들이 아쉽습니다.
이 녀석은 패셔니스타, 멋쟁이, 물까치죠.
오늘 제일 많이 출현해 준 녀석들입니다. 진중천 물가는 물까치들 보금자리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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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에 숨어 있는 살갈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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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어느 집 앞마당에서 토종닭들이 한가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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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어느새 짙어지고 있습니다.
세정사 계곡으로 내려가 계곡 따라 올라갑니다.
야생화 봄, 끝물이라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했는데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반갑게 눈길을 주는군요.
꽃잎이 해져 끝물인 모습도 보입니다. 얼레지 피던 곳엔 흔적도 없고,
으름덩굴도 말랐고, 앵초마저도 풀이 웃자라 있어 꽃은 이미 졌네요.
미나리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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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깨덩굴
해진 큰 개별꽃잎
계곡 바위에 앉아 잠시 쉬어갑니다.
해진 홀아비바람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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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괴불주머니
얼레지 밭에 피어난 둥굴레
지난번에 왔을 때 다람쥐 녀석이 톡 튀어나왔다가 바로 슬쩍 사라진 계곡,
얼레지꽃이 이쁘게 피어 있던 곳입니다.
좀 더 올라가는데 눈앞으로 무언가 휙 사라지는 듯해서
추적!! 바로 요 녀석 다람쥐였습니다, 오늘 진짜 대박입니다.
어, 그런데 도망갈 생각이 없나 보네..
뭘 먹는지 볼이 빵빵하죠.
이제야 나를 본 듯,
그래도 도망갈 생각이 없나 봅니다.
영상 속에서도 눈만 한번 깜박였을 뿐, 꼼짝 않고 있네요.
오늘 간식으로 들고 나온 견과류 한봉이 배낭에 있는데,
꺼내서 호두알 조각 하나 던져주고 싶지만 그러다 놀래 도망갈 것 같고,
계속 눈 맞추고 있는 녀석,
뭐 하니, 작은 소리로 말을 걸어도 도망 안 가네요.
그러다 살짝 동작을 틀더니,
슬쩍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견과류 봉지 꺼내며, 혼잣말로 중얼중얼했습니다. '옜다, 출연료, 보너스다, 여기 호두알 조각 몇 개 너 놀던 바위에 올려놨다, 금방 돌아와 찾아 먹거라', 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너무도 가벼웠습니다. 포즈까지 잡아주다니, 눈 맞추고 귀여운 녀석! 다람쥐에게 빠이~ 하고, 꽃이 말라버린 으름덩굴을 돌아서 세정사 절마당으로 올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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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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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꽃
세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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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사 법당 앞 화단에 만개한 알록달록 철쭉에 혼이 나간 나비는 검은 나비였습니다.
십 수마리가 춤을 추며 꿀샘을 더듬고 있네요. 세정사 절마당은 검은 나비들의 놀이터인가, 다 모여들었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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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사 절마당 주변 풀밭에는 봄맞이꽃이 여기저기 무리 지어 하얗게 피어 있었습니다. 법당 앞에는 울긋불긋 철쭉이 만발해 나비들이 무리 지어 찾아들어, 십 수마리나 어지럽게 너울너울 날고 있는데, 모두 검은 나비네요.
춤추는 검은 나비들에 하얀 나비 하나 찾아드는 듯하더니 이내 날아가 버렸습니다. 철쭉꽃 만발한 산사 풍경 사진에 담고, 춤추는 검은 나비도 사진에 담아 절마당을 걸어 나오며 만나는 누렁이, 이제 몇 번 보아 낯이 익었는지 경계도 안 하고 짖지도 안는군요. 첫 만난 날 목줄을 끊을 듯 날뛰며 사납게 짖어대던 까칠했던 녀석이 순둥이가 다 되었네요.
절마당을 나와 순둥이에게 빠이~ 하고, 돌담을 끼고 내려오면서 돌담에 핀 철쭉에 날아든 나비는 호랑나비였습니다.
다시 보니, 모시나비도 찍었네요. 화려한 줄무늬를 뽐내는 호랑나비, 그런데 서로 다른 나비들끼리는 같이 섞여 안 노는가 보죠, 따로따로 놀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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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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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시나비는 세정사에서 한참을 내려오다 빨간 모란이 너무도 빨갛게 핀 담장아래에서 만났습니다.
빨간 모란 한송이
늘봄내 농원까지 내려와 매어두었던 자전거 타고 귀가하였습니다.
운길산로 따라 들꽃을 찾으며 세정사계곡-세정사까지 걸어 올라갔다 온 거리는 4.9km,
하남-팔당-운길산역-운길산로-늘봄농원까지 자전거 라이딩 왕복거리는 65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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