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물길 따라 3월이면 마을과 뒷동산에 매화꽃이 피어 백설이 내린 듯, 계곡엔 하얀 꽃구름이 내려앉은 듯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 바로 너무도 유명한 하동 매화마을입니다. 2006년에 그 하동에서 보내준 묘목을 청계천 물가 둑방에 심어 조성한 하동매실거리, 용답역과 신답역 사이에 금년에도 어김없이 정염의 붉은 매화, 순결의 하얀 매화꽃이 만발하였습니다. 이른 봄에 옛 선비들이 매화를 찾아 나선 것을 탐매(探梅)라 했다지요, 향교나 서원에 앉아 묵향에 젖어 있을 선비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던 매화꽃을 보러 오늘 청계천 하동매실거리를 찾았습니다. 자꾸 비가 내려 혹시 빗줄기에 꽃잎이 서둘러 떨어질까 하지만 다음 주말까지는 절정이 이어질 것 같네요. 꽃길이 조성된 지 이제 만 16년, 매화꽃이 하동의 70년이 넘는 노거수만큼의 풍성함은 아니지만 하동에 내려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충분합니다.
하동매실거리 표지석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신답역까지 홍매와 대나무숲거리, 오른쪽으로 용답역까지는 백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담쟁이가 타고 올라가 그믈처럼 말라 붙어 있는 콘크리트벽 뒤로는 전철이 소리 없이 수시로 오고 가고 있고, 꽃길 따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 꽃구경 하고, 셀카 찍고 즐거워하고 있는데, 꽃가지 꽃송이 사이에는 봄마중 나온 새들도 숨어 날며 앞다투어 지저귀고 있었습니다. 녀석들은 박새, 딱새, 참새, 직박구리들이네요.
거친 회색 콘크리트 벽을 배경으로 한 홍매화, 메마른 듯한 건조한 어울림인데,
푸른 대나무숲을 배경으로 한 홍매화는 봄, 봄, 새봄의 촉촉한 어울림이네요.
매실거리 표지석 우측으로는 순백의 하얀꽃이 흐드러지게 핀 백매화거리입니다. 용답역까지죠.
전철로 접근성이 좋아 신답역이나 용답역이나 편리한 대로 내려서 나오면 바로 매화거리에 진입하게 됩니다. 오늘, 자전거로는 올림픽대교-서울숲 지나 달려 살곶이체육공원 앞 내부순환로 고가도로 아래에 매어놓고 걷기 출발하였습니다. 오전에 비가 내려 꾸무리한 날씨에 혹시 비가 내리더라도 고가도로 밑이라 비를 덜 맞지 않을까 하는 잔머리입니다.
백매화거리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든 듯 보이네요.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 한껏 부풀고 있죠.
눈꽃이 쌓인 듯 흐드러지게 활짝 핀 백매화, 화사합니다,
나무에 따라 순백의 흰 꽃도 보이지만 조금 느낌이 다르게 약간 녹차빛이 감도는 하얀 매화꽃도 있네요.
망원렌즈 장착한 진사님들도 바쁘답니다.
하얀 꽃송이를 조금씩 당겨 봅니다,
꽃송이가 토실토실 풍성하죠,
철 구조물을 배경으로,
허름하고 거친 회색 콘크리트 벽을 배경으로,
옹기종기 소복소복 솟아 있는 꽃술까지 당겨봅니다.
벌 나비는 아직입니다. 환경문제로 지난겨울 꿀벌들이 많이 폐사되었다는 걱정스러운 뉴스 보도가 있었죠.
구름이 걷히면서 봄볕이 포근해지고 찌푸리던 날씨가 파란 하늘을 열어주었습니다,
파란 하늘이 여백이 되니 여백의 미가 살아나, 하늘에 오버랩시킨 흰꽃이 구름 낀 회색 하늘에 비해 훨씬 더 화사해졌죠/
돌아오는 길, 나무들은 아직 겨울잠이죠,
오늘 매화거리에서 만난 봄마중 나온 귀요미들, 박새, 참새, 딱새, 직박구리입니다.
직박구리에 대한 새로운 발견,
녀석들이 꽃잎을 따 먹는 줄 알았는데, 부리로 콕 찍어 꽃잎을 따먹으면 꽃잎이 앞으로 당겨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네요. 그래서 다시 세심히 살펴보니까 꽃잎을 따는 것이 아니고 벌새처럼 꿀샘을 살짝 찍어 빨고 있었습니다. 벌새에 비하면 엄청나게 크고 투박한 부리로,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꿀샘을 콕 찍어 빠는 섬세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네요, 놀랍습니다. 혹시 비 맞아 맺힌 물방울을 빠는 걸까.. 그럼 부리로 찍을 때 어쩌다 튀는 물발울도 보여야 할 텐데, 다시 한참을 살펴봐도 튀는 물방울은 없었습니다.
벌새처럼 꿀샘을 찾는 직박구리의 영상입니다.
돌아오는 길, 살곶이체육공원 앞, 청계천이 중랑천에 합수되는 모래톱에 쉬고 있는 오리들
짝짓기 짝꿍을 유혹하는 비둘기의 스킨십
살곶이체육공원에서 하동매화거리를 따라 용답역-신답역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온 거리는 4.8km,
한강자전거길을 달려 올림픽대교-용비교-살곶이공원까지 달린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25.4km(feat. 모토벨로 tx8프로), 사진은 미러리스 소니 a6000(sel5521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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