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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까지 내리던 비, 오전 내내 내렸습니다.

하루종일 추적추적 온다는 반갑지 않은 예보네요. 오늘은 자전거 포기.

어린이대공원으로 봄비를 맞아 쏙쏙 올라왔을 야생화 새순을 보러 오후에 우산 챙겨 나갔는데 너무 이른가 봅니다. 야생화단지는 아직 짚단으로 덮여 있어 새순을 볼 수 없네요. 그럼, 봄마중 나온 텃새들을 찾아봐야죠, 접사렌즈에서 망원렌즈로 갈아 끼우고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숲 속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 살펴 나갔습니다. 비는 슬며시 멎었는데 바람 불고 춥네요, 3월의 꽃샘추위입니다.

 

 

 

 

 

소나무 숲 속, 어디선가 딱따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가 멀지 않은데 아무리 두리번 찾아보아도 녀석은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가 아니고 축구장 건너 뒷동산 쪽인가 싶어 그쪽으로 이동했지만 막상 가보니 나무 쪼던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물가 나뭇가지에 휘릭 앉은 아주 작은 새, 검은 뒷머리, 검은 등줄기, 검고 긴 꼬리, 물새 같은데요,

녀석이 얼마나 민감한지 금방 도망가버렸습니다. 또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연못을 살살 한 바퀴 돌았지만 녀석은 다시 보이지 않았습니다.

 

 

산수유 노란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직박구리 한마리가 산수유 나뭇가지에 숨어 치열하게 산수유꽃을 따먹고 있네요,

민감하던 녀석이 사람들이 꽃 보러 다가가도 못 본 체 꽃잎 따먹는데만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산수유 빨간 열매를 좋아하는 녀석이긴 하지만 꽃잎도 따먹는지는 몰랐죠. 

 

 

 

 

 

 

 

 

 

 

뒤태 한번 보여주더니 이제야 알아차리고 도망가네요, 

 

물가 데크길엔 들어가지 못하도록 테이프가 둘러쳐져 있는데,

데크길 안쪽 물가에는 물까치들이 이리 날고 저리 날고 시끄럽게 울며 정신없네요.

짝짓기 철입니다.

 

 

 

까치들도 바빠졌습니다,

잔디밭에 성큼성큼 걷던 여유로운 모습이 아니죠, 역시 봄을 타나 봅니다, 짝짓기 구애 중입니다.

 

 

 

 

비둘기들은 무덤덤하네요,

봄을 늦게 타는 둔감한 녀석들인가 보죠.

 

 

까마귀들도 무덤덤,

봄바람나는 게 늦는 편, 점잖은가 봅니다. 한 녀석이 먹이를 낚아채 물고 날아오자 그 먹이로 인해 긴장 상태입니다,

물고 온 먹이를 나뭇가지에 이리저리 튕기는 것이 들쥐 한 마리를 잡아온 게 아닌가 싶은데요.

 

 

 

 

정신없이 괜히 제일 바쁜 녀석은 청설모입니다.

나무 타고 오르내리는 재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놈이죠. 

잣나무에 올라가 잣열매 하나를 따서 툭 떨어트렸는데 마침 지나가던 사람이 줏어들자 쏜살같이 나무를 타고 내려와 펄쩍펄쩍 뒤면서 잣 내 것이니 얼른 내놓으라고 떼를 쓰던 겁 없는 녀석들이 청설모입니다.

 

 

 

오늘의 귀요미들은 참새, 

수십 마리가 모여 짹짹 재잘거리고 이리 방방 튀고 저리 톡톡 튀며 노는 모습이 귀엽죠, 서로 오손 도손 정답기만 합니다. 주변 나뭇가지와 덤불에 숨어 재잘거리는 애들까지 하면 백오십여 마리도 더 되겠는데요, 짹짹 재잘거리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이렇게 한참 동안 모여 놀던 참새들을 세(3)살이 한참 안 돼 보이는 아기가 아장아장 달려들어 다 쫓아버렸어요. 새 얼른 가서 보라고 잡았던 손 놓아주고 아기 뒤따라 가는 부모 마음, 아기 사랑이죠, 참새는 놀라 다 날아갔지만 이해해야죠. 

 

 

 

 

 

 

 

 

 

 

 

 

 

 

 

 

 

 

 

 

비 내리고 바람 불고 춥던 날, 봄마중 스케치였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숲 속 오솔길을 살피며 봄마중 다녀온 거리는 7.9km입니다.

 

 

글번호: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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