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겨울 인가, 몹시 추운 날, 암사생태공원에서 미루나무를 쪼고 있는 오색딱따구리를 본 적이 있었죠. 그래서 이곳을 지날 때는 그때 딱따구리가 문득 생각나게 됩니다. 이곳에는 황조롱이, 말똥가리, 물총새도 살고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마직 못 봤습니다. 참새, 까치들만 날아다니죠.
공원 관리실입니다. 주변에 들꽃이 많죠. 구절초, 국화, 쑥부쟁이, 꼬리조팝나무 꽃, 산국 그리고 큰낭아초가 방긋방긋 보이네요.
지난 9월 어느 날, 일간지에 크게 났었죠. 실은 은근히 신문에 난 그 녀석 엉덩이라도 볼 수 있을까 막연한 기대를 품고 오늘 이곳을 오랜만에 살펴 둘러보는 것인데요, 바로 살쾡이, 삵 때문입니다. 녀석은 1998년에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되었는데 이곳 생태공원에서 살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는 보도였습니다.
바로 요 녀석이 삵입니다. 고양이 닮았지만 훨씬 크고 고양이는 적수가 못 됩니다. "이번에 발견된 삵은 어미에서 독립한 새끼 삵으로 물웅덩이 주변에서 사냥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암사생태공원에서 처음으로 삵의 흔적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6월부터다. 한강변 목재데크길, 탐방로, 관리사무실 주변 등지에서 삵의 배설물이 발견되었다."<사진 및 설명 출처: 조선일보 2021 09 24 '멸종 위기 동물 삵 암사생태공원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물웅덩이 주변을 살펴봤죠. 가운데 움푹 들어간 풀숲이 녀석이 자주 지나다닌 흔적이 아닐까 싶은데, 대낮에 녀석이 어디 나타나겠어요, 하지만 이곳에 살고 있는 게 분명하니까, 혹시 모르잖아요, 엉덩이라도 슬쩍 보여줄지..
녀석이 물 마시고 간 웅덩이가 틀림없을 텐데 소금쟁이만 놀고 있습니다.
야생 돌물의 은신처 같아 보이죠, 물웅덩이도 바로 옆이고,
수풀 속에 어딘가 은신처에 숨어 있지 않을까 기웃거려 보지만, 조용합니다. 녀석은 어디선가 나를 노려보고 있지 않을까, 어딘가에 숨어 번득이는 눈빛으로 잔뜩 경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엉덩이라도 보려고 기웃거리지만 녀석에겐 큰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로프를 물어뜯은 것 같이 해졌는데, 녀석의 소행이 아닐까, 관리사무소 근처에도 출몰하였다면 잡식성인가, 아니면 건물에 숨어 사는 시궁쥐라도 잡아먹는 건가, 앞에는 강물, 뒤에는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 녀석은 도망갈 곳이 없는데요, 그런데 어디서 어쩌다 이곳으로 숨어들었는지 미스터리입니다.
이곳 최상위 포식자인 녀석과의 승산 없는 눈치싸움 포기하고, 산책길(탐방로)에 들어섰습니다.
흙과 자갈을 활용, 자연형 호안으로 조성한 5만 여평 규모의 생태공원입니다.
숲으로,
숲으로,
이끌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세로티나 벚나무입니다, 그런 벚나무도 있었나 싶은데, 이름표들이 몇 군데나 붙어 있네요. 4월에 유백색의 꽃이 피고 열매는 6월에 검게 익는다는 설명과 함께 붙어 있네요. 숲에는 키 큰 버드나무가 많지만 길가에는 큰 느릅나무가 가로수처럼 심어져 있습니다. 조팝나무, 찔레나무, 쥐똥나무들이 산책길 양 옆을 에워싸고 있네요. 그리곤 드넓은 억새밭에 무성한 잡초입니다.
강변 데크길,
여기 데크길에도 녀석이 출몰했다 던데..
혹시 탐조용, 탐수용? 위장막이 없는 걸 보니 그냥 쉬어가는 텐트인가 봅니다.
맨발 여사,
미루나무길은 드론공원까지입니다.
드론공원 입구를 반환점으로 해서 되돌아갑니다.
늦은 오후, 하늘에 구름이 많이 걷혔네요.
돌아오는 길, 올림픽공원의 들꽃마루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를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암사생태공원을 한 바퀴 돌아 걸은 거리는 4.8km,
생태공원-올림픽공원까지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22.7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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