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코스 산책은 봉선사 앞에서부터 시작, 나무데크길 따라 걷습니다.
데크길에 첫 번째 보이는 안내문은 이 길에는 '화장실 없습니다'이네요. 출발 전에 봉선사 주차장 화장실을 이용하면 좋겠죠. 쭉 쭉 뻗어 키 큰 나무들에 앞도 잘 안 보이고 하늘도 잘 안 보일 정도로 울창한 숲 속길, 솔향이 진하게 코끝을 자극하네요. 숲냄새에 잠기면서 산림욕 힐링 속으로..
이 지역은 생물권보전지역입니다.
광릉숲길은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길'이라고 간략히 소개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사람들에겐 사계절 눈이 호강하고, 맑은 공기 마시고, 숲냄새에 잠겨 산림욕으로 힐링되는 자연의 강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으며 걷는 길 맞습니다. 오늘 광릉숲길을 찾은 이유는 여름철도 아닌데 산림욕보다는, 이 지역이
겨울철새 원앙이 월동하는 곳이라 해서 혹시 개울가에 숨어 있는 녀석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죠.
데크길에 들어오면 탈출구가 없네요. 광릉 입구와 수목원 방문자센터 정문 앞에 출구는 있지만 되돌아가려면
다시 데크길로 들어와야 합니다. 이 구간에는 차량들이 질주하는 차로에 갓길이 없거든요. 그래서 걷기도 불안,
자전거 타고 지나가기에도 늘 불안 불안한 길입니다.
개울에는 노랗게 바싹 마른 갈대와 억새가 무성합니다. 그 속으로 개울물이 흐르고 있어 원앙이 숨어 살기에는 최적의 환경이 아닐까 싶은데 그건 우리 인간들의 착각인가 봅니다. 천천히 걸으며 살펴보았지만, 실망스럽게도 원앙은 안 보이네요. 여기에 아예 오지 않거나, 그래서 더 이상 월동의 현장이 아니거나, 왔었다면 벌써 월동을 마치고 떠나갔거나, 아니면 오늘 녀석들을 만나는 작은 행운의 날이 아닌가 봐.., 여러 생각들이 교차되고 있습니다.
개울물에는 오리도 겨우 몇 마리뿐..
백로 한 마리가 물속을 여기저기 노리더니 작은 물고기를 하나 잡았군요.
또 하나, 더 실망스러운 건, 이 길에 텃새들도 한 마리 안 보인다는 것! 딱따구리 세(3) 마리야 보겠지 했는데..
어쩐 일인지 까마귀, 까치 같은 녀석들도 안보입니다. 새소리는 분명 들리는데 개울 건너 숲 속 깊은 곳에서 들리네요. 이 데크길 주변은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지만 새들에겐 전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오히려 녀석들에겐 두렵고 무서운 환경인가 보네요. 차량들이 질주하는 차로, 그 소음, 배기가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떠들며 걷는 데크길, 쿵 쿵 저벅저벅 신발소리, 그래서 멀리 숲 속으로 도망갔고 그래서 데크길 따라 왕복하면서 살펴봐도 오늘 새 한 마리 보지 못한 게 아닐까, 이 길은 사람들에게만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래도 봄볕은 가득, 눈부시죠.
덩굴식물원으로 들어가는 다리 위에서 바라보면 개울 따라 데크길 따라 봄볕이 가득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파란 하늘에 아직은 봄볕이 따사로워 보이지는 않죠.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쉼터에 잠시 쉬어갑니다.
봄볕에 반짝이는,
봄을 기다리는 생명들..
봄빛.
얼음 속 물소리,
봄이 오는 소리..
앞에 보이는 빨간 사랑의 하트자물쇠를 지나면 사랑의 문이 열린다는 거겠죠. 조금 더 가면 직동교, 산림욕이
되는 숲 속 길은 이 지점에서 끝나게 됩니다. 이 지점을 반환점으로 해서 돌아갑니다. 7코스는 이곡초등학교까지
더 가야 하지만 차로 따라 갓길을 걷는 구간입니다.
오늘 광릉숲길을 찾은 또 하나의 목적은 가까운 운악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의 들머리를 확인해 보는 것이어서
자전거는 자전거길 끝나는 지점 울타리에 매어놓고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갑니다. 주변에 등산로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없어서 혹시 무림리 용암산처럼 운악산도 광릉숲이라는 이유로 등산이 금지된 게 아닌가 불안한 생각도
드네요.
약초가든에서 우측 골목으로 진입
쭉 따라 들어가면 부평리 마을회관, 봉선사부설 유치원, 그런데,
이런! 입산통제 안내문이 붙어 있고 철망문은 잠겨 있네요. 시험림으로 연중 입산통제한다는 안내문입니다.
잠긴 철망문 안쪽으로는 걷기 좋은 숲길이 보이는데.. 아쉽습니다.
광릉숲둘레길, 산림욕 데크길 따라 직동교까지 걸어갔다 온 거리는 10.1km,
왕숙천(50)을 달려 봉선사입구 직전까지 달린 자전거 라이딩 왕복거리는 61.7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직동교에서 돌아오는 데크길에는 새들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무거운 망원렌즈 빼고 가벼운 단렌즈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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