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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에는 줄기가 하얀 거목들이 즐비합니다. 하얀 줄기의 나뭇가지들이 파란 하늘에 하얀 파뿌리를 내린 듯 어울려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그려내고 있죠. 그 멋스러운 아름드리나무들은 플라타너스입니다. 우리말로는 버즘나무라고 하네요.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라고 어느 시인은 자작시 '플라타너스'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여름엔 손바닥 넓이만큼이나 큰 잎들이 무성하고 가을엔 그 큰 잎에 갈잎 향이 진한 이국적인 나무입니다. 가로수들에 많아서 우리들에게 친숙한 나무이기도 합니다. 1910년 경 미국에서 들어왔다고 하는데 미국과 캐나다가 고향이라고 하네요. 고향 원산지에서는 나무의 둘레가 몇 아름에 이르기도 하는 슈퍼 거목이기도 합니다.

 

플라타너스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는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열매는, 거의 호두알만 한 동그란 열매들이 대롱대롱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북한에서는 방울나무라고 한다네요.

 

경부고속도로 청주 IC에서 청주시내로 들어가는 국도변 약 6km는 즐비한 아름드리 플라타너스들이 길 양 옆으로 이어진 나무터널길로 유명하죠.

 

어린이대공원에는 플라타너스를 시샘하듯 못잖게 키 큰 상수리나무들도 많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재잘대는 새소리는 들려오지만

 

새들은 안보입니다.

 

어린이 놀이장도 시끌벅적하지 않습니다. 춥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코로나 영향이죠.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입구에 호랑이 석상은 마스크를 벗었네요.

 

정담

 

한참을 걷다가 드디어 나뭇가지 사이로 새가 보였습니다. 찍을 때는 직박구리? 같았는데,

사진을 보니 아닌데요, 검은 머리 꾀꼬리 아니면,

 

뒤태만 보여주는 이 녀석은 아무래도 검은 머리 방울새 아닌가 싶어요.

 

쇠딱따구리입니다. 딱따구리 중에서 가장 작다지만 쇠딱따구리가 이렇게나 작은 줄 몰랐네요.

 

이 녀석도 망원으로 당겨 찍을 때는 직박구리인가 그랬죠.

 

저렇게 쪼그만 부리로 어떻게 단단한 나무를 쪼을 수 있을까.

 

나무 쪼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어린이대공원에 가는 길, 나루공원을 지나 내려오는 길가에 홍련봉 공원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찍! 짹! 찌릿! 하는 새소리들이 요란해서 혹시 하고 올라가 봤죠. 동네에 자그마한 놀이터 공원이어서 별 기대 없이 올라간 건데, 이게 웬일이죠. 이리저리 정신없이 날고 튀는 직박구리가 한 30여 마리도 더 되게 모여 놀고 있었습니다. 직박구리 소굴인 모양입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녀석들로 알고 있었는데, 물놀이도 좋아하는 녀석들인가 봅니다. 나무 아래 물가에서 여러 마리가 모여 물도 찍어 먹으며 어울려 놀고 있었습니다. 워낙 경계심이 강하고 예민해서 조금만 접근해도 날아가 나무에 숨어버리네요. 

 

 

 

 

 

 

 

 

 

 

 

 

 

 

 

 

 

 

물가에서 노는 직박구리들을 조용히 꼼짝 않고 내려다보고 있는 멧비둘기의 포스.

 

어린이대공원 연못가에는 참새들이 모여 놀고 있었습니다. 작은 새 중에서 '참'자가 붙은 새이지만 주변에 너무 흔해서 그만한 대접을 못 받고 있는 녀석들이죠. 그래도 볼수록 귀여운 새입니다. 녀석들은 모이를 뿌려주면 우르르 모여들지만 영리하고 예민해서 절대로 손바닥에는 날아오지 않는다고 하네요. 찌르레기는 손바닥까지 날아와 앉아 모이를 쪼아 먹고 재롱도 피우고 해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데.. 

 

 

 

 

 

 

 

 

 

 

 

어린이대공원은 넓은 숲 속이어서 기대를 좀 했는데,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 숲 속을 중심으로 오솔길에 낙엽을 헤치며 숲을 살펴보았지만 까치, 비둘기들만 자주 날아다니고 있고 기대했던 귀요미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검은 머리 방울새와 쇠딱따구리를 만난 것으로 만족해야 되겠네요. 나루공원-홍련 봉공원-어린이대공원을 한 바퀴 돌아 숲 속에 숨어 있는 귀요미 텃새들을 찾아 걸은 거리는 8.2km입니다. 

 

 

글번호: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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