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내렸죠.
함박눈으로 펑펑 쏟아져 내리던 눈은 잦아들면서 펄펄 날리더니 가랑눈 되어 가루눈으로 하얀 떡가루처럼 솔솔 뿌렸습니다. 내리는 하얀 눈에는 우리네 친근한 감성이 많이 녹아 있어서 눈에 관련된 고운 우리말을 헤아려보니 25개나 되네요.
숫눈,
눈이 와 쌓인 그대로인,
깨끗한 눈을 숫눈이라 합니다.
떡눈은,
눈에 물기가 있어 척척 달라붙는 눈입니다.
함박눈은 거의가 다 떡눈이네요.
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하얀 눈꽃이,
가지마다,
이파리마다 활짝 피었습니다.
자국눈,
발자국이 보일 정도로 찍히는 눈은 자국눈,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자국눈이 쌓인 산길입니다.
발등눈,
발등이 빠질 정도로 쌓인 눈을 발등눈이라고 합니다.
함박눈 내리다 가랑눈 되면서 가루눈으로 내린 오늘의 눈은 많이 쌓이진 않았으니 발등눈, 복(福) 눈이 되겠네요. 폭설이 아닌 서설(瑞雪)이면 복눈이겠죠. 포근히 내리면서 눈갈기, 눈설레는 없었는데, 이 말은 오늘 눈보라는 없었다입니다. 갑자기 추워져 빗방울이 얼어 쌀알 같이 내리는 눈은 싸라기눈(싸락눈)인데 비슷하지만 가루눈 하고는 좀 다르죠.
눈 그친 하늘엔 고요-한 겨울.
동행숲길 영상입니다. 무장애 나무데크길은 오히려 살짝 미끄러웠습니다.
정강이가 빠질 정도로 쌓였다면 잣눈(尺雪), 한 길 될 만큼 많이 쌓인 눈은 길눈, 가늘고 성가시게 내리면 포슬눈, 밤새 몰래 내렸으면 도둑눈,
비가 섞이지 않은 눈은 마른눈, 비가 섞이면 진눈깨비, 초겨울에 첫눈이라 하기에 양이 적게 내린 눈은 풋눈, 쌓인 눈이 속으로 녹아 스러지면 눈석임, 그렇게 녹아 흘러내리는 물은 눈석임물, 봄철에 내리는 눈은 봄눈, 이제 봄눈이 멀지 않습니다.
오전에 내려 쌓인 발등눈 밟으며 아차산 동행 숲길 산책한 거리는 2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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