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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들은 알고 있었어요,

팔당대교 아래 당정섬 주변 한강은 이 정도 추위에는 얼지 않는다는 것을.

어제 양수리 가정천 연못을 찾았다가 꽁꽁 얼어 있어 고니를 한 마리도 볼 수 없었죠. 그래서 오늘 팔당으로 가면서 보니 한강이 역시 꽁꽁 얼어 있어 좀 불안했는데 기우였어요. 당정섬 거의 다 가서 강물 한가운데 모래톱이 있잖아요, 모래톱 주변은 얕은 물이어서 분명히 얼어 있을 것 같은데, 우 와, 안 얼었네요. 순간, 오늘은 허탕이 아닌가 보다 기대감이 들면서 보니, 여기저기 하얀 덩치, 고니들이 흩어져 보이고, 녀석들 특유의 시끄러운 울음소리가 요란합니다. 도착해 자전거 세워놓고 헤아려 보니, 무려 170~180여 마리 정도나 되네요. 보통 100여 마리 정도 보였었는데, 양수리에서 놀던 녀석들이 모두 이곳 팔당으로 이동해 온 모양입니다. 이곳은 얼지 않는다는 걸 녀석들은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어요. 

 

고니들이 축하비행을 하듯 물을 박차고 오르는데, 모두가 날아오르지는 않고 삼삼오오 편대를 이루어 비행을 하네요. 마치 커플인 듯, 쌍쌍이 날아오르는 2인조 편대비행이 제일 많습니다. 축하비행에 동참하는 듯, 함께 모여있는 오리들은 군무로 화답합니다. 무리들이 전원 날아올라 선회비행을 보여주네요. 녀석들이 보여주는 세련된 편대비행, 화려한 군무,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평화의 상징이라고 해서 순해 보이는 비둘기들도 서로 싸우잖아요, 닭들도 서로 싸우죠, 먹이를 놓고 싸우는 맹금류는 말할 것도 없죠. 그런데 고니들은 서로 싸우거나 싸울 듯 씩씩대거나 하는 공격성을 보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무리 속에 섞여 있는 덩치가 작은 오리들에게도 쪼거나 겁주거나 그러는 거 없이 무관심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덩치 큰 조류 중에서 고니들의 심성이 가장 착하지 않을까 싶어요. 겉모습이 순백 이어서만이 백조가 아니라 심성도 순백, 더없이 착한 그야말로 백조인가 봅니다. 그래서 녀석들은 늘 평화로워 보이죠, 유유히 놀고, 졸고, 잠수하고, 그저 울다가(구애하는 절규인가) 날아오르고.

 

 

 

 

 

 

 

 

 

 

 

 

 

 

 

 

 

 

 

 

 

 

 

 

 

 

 

 

 

 

 

 

 

 

 

 

 

 

 

 

 

 

 

 

 

 

자전거 라이딩 거리는 38km,

 

고니학교는 2022년 2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4시에 유니온타워에서 고구마 썰기와 영상교육을 한 후 이곳 탐조대로 이동 함께 고니 탐조의 시간을 갖습니다. 녀석들 먹이로 이곳 당정섬 물가에 고구마를 썰어 뿌려주고 있었군요. 공원에 오리들은 우르르 달려들던데 먹이를 들고 사람들이 접근하면 야생 철새들은 아무래도 예민한 경계심을 보이겠지만, 그래도 가까이에서 눈길 마주칠 수 있는 기회, 이색적이고 특별한 체험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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