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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봉

 

주봉(柱峰)을 찾아 다시 도봉산을 올라갔습니다. 지난주에 못 보고 지나쳤던 게, 작은 봉우리도 아닌데 못 보다니 하는 생각도 들고, 주변이 못 보고 지나칠만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검색을 하다 보니 주봉을 남성봉으로 본다는 포스팅도 있어 과연 그렇게 보일까 흥미롭기도 해서, 오늘 다시 찾아가게 된 것이죠. 지난번에 하산 코스로 내려왔던 바로 그 코스를 그대로 따라 역으로 올라가는 건데,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올 때는 그런대로 힘들이지 않고 내려왔던 그 길이, 막상 역으로 올라가며 보니까 너무도 급한 급경사 돌길입니다. 험하거나 위험한 구간은 없지만 무척 힘든 급경사 오르막이네요. 물론 체력에 따른 상대적이긴 하겠죠. 마당바위 지나서 관음암 갈림길을 지나 오르는 마지막 400여 미터 구간에 경사도 60~70도는 되어 보이는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쉬엄쉬엄 올라갑니다. 

 

마당바위 지나서 눈 똑바로 뜨고 주변을 살피며 올라갑니다, 좌측에 칼바위 능선이 햇빛을 가로막고 있는데 우측으로는 선인봉이 언뜻언뜻 나무 사이로 보이지만 주봉이라 할만한 봉우리는 안 보입니다. 그러다 관음암 갈림길 지나 거의 다 올라가서 출입금지 비탐지역이라는 경고문 뒤로 큰 바위가 보이지만 아무리 봐도 주봉 닮아 보이지 않네요. 경고문에 이 지역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괄호 속에 주봉이라고 해 놓거나 주변에 주봉이 표시된 이정표나 화살표라도 해놓았으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걸, 이렇게 애매하게 해 놓았습니다. 이 바위가 주봉 하단부라고 정확하게 일러준 분은 딱 한 분, 여러 사람들이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하고 지나갔습니다.

 

위쪽을 쳐다보아도 주봉의 모습은 글쎄요 입니다. 안 보입니다.

 

 

올려다보면, 오른쪽이 주봉(하단부, 출입금지), 왼쪽이 우이암 쪽에서 도봉 주능선을 타고 칼바위 지나 내려오는 능선길입니다. 능선 쪽으로 좀 더 올라가면,

 

이정표가 있죠. 이곳이 우이암, 자운봉(신선대), 마당바위로 갈리는 주봉 삼거리라고 팻말이라도 붙여 놓았으면 좋을 텐데, 없습니다. 지난번에 이 이정표를 보고 사진도 찍었지만 주봉이 코앞에 있는 줄은 몰라봤죠. 아까 그분이 일러준 대로 자운봉(신선대) 가는 쪽으로 돌아 뒤편으로 들어가면, 뒤편에도,

 

출입금지, 비탐방로! 경고문 뒤로 이렇게 장애물까지 설치, 막아놨습니다.

주봉 상단부 봉우리가 맞는데 주봉이라는 표시는 하나도 없습니다.

 

신선대 가는 계단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주봉이 조금 더 잘 보이기는 하는데

주변 나무에 가려져 있어 나무들이 야속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사진에는 오르막으로 보이지만 지금 내려다보고 있는 중입니다. 나무들에 가려져 있지만 우람하게 불끈 솟아 있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이래서 남근봉이니 남성봉이니 하는군요. 더 적나라하게 생겼거나 언급하면 외설적일 수도 있겠어요. 송추 쪽에서 올라오면 여성봉이라고 있잖아요, 그 여성봉에 대치시켜 음양 풍수에 어울리게 주봉을 남성봉이라 할만하겠습니다. 서쪽에 여성봉, 동쪽에 남성봉, 토속적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조금 더 계단을 오르면 신선대 하단부에 가려지면서 아예 안 보입니다. 주봉(675m)이 가까이 붙어있는 신선대(726m), 자운봉(740) m에 비해서 아담하기 때문이죠. 주봉을 처음 오른 사람은 기록상으로 일본인 대학생이네요. 일제 강점기에 일인들이 주로 오르면서 주봉이라 불렀다는 것인데, 기둥이라는 뜻에 남근이라는 의미가 일본인 특유의 간접적 표현으로 담긴 것이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추론해 봅니다. 그러면 주봉이라는 이름의 이전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없었다면 일본인 최초 등정이라는 기록이 맞는 것이고 그들이 주봉이라고 무명봉에 이름을 붙인 것도 맞는 것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오른 기록은 그 몇 년 후라고 하네요. 양두철 엄흥섭 주형렬 이렇게 세 분이 주봉 뒷면 k크랙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등반 난이도는 주봉이 주변에 여러 큰 암봉보다도 한층 더 어렵다고도 하는데 상암동에 개관된 등산박물관을 방문해서 찾아보면 이런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왼쪽으로 더 돌아 올라가면 신선대 정상에 오르게 됩니다. 신선대는 얼마 전에 올랐으니 패스,

하산하기로 하고 돌아 내려갑니다.

 

다시 주봉 삼거리 이정표 앞에 서서 하산길을 내려다봅니다. 왼쪽이 주봉 하단부인데 아무런 표식이 없으니 주봉인 줄 모르고 지나치기 쉽겠어요. 도봉산의 여러 봉우리 중에 주봉이 그래도 상징적인 봉우리로 꼽히는데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인지 아니면 추락위험 비탐지역이라서 안내에 소극적인 것인지 잘 납득이 되지 않는군요. 주봉을 신랑각시 바위로 보고 싶다는 분도 있던데, 그렇게 부른다면 예쁜 이름이겠죠. 어느 방향에서 봐야 신랑각시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지 또 하나의 궁금증은 접어두고, 하산 시작(15:46)

 

 

관음암

 

하산길에 다시 만난 주봉-관음암 갈림길, 200미터라 해서 관음암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200미터가 급경사 오르막 돌길이네요.

하산길 지친 체력에 다시 올라가려니 숨이 턱에 차 오릅니다.

 

관음암에서 냥이 한 마리가 환영하는 건지 경계하는 건지

계속 내려다보며 눈길을 떼지 않고 있네요,

 

저 녀석은 떠돌이가 아닌데요, 안에서 나비야 하는 보살님의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절에 함께 살고 있는 녀석으로 보이는데, 밥 먹으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계속 나만 쳐다봅니다. 오늘 관음암을 찾은 인연은 바로 저 녀석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빠이빠이 하고 돌아내려오는데도 배웅을 하는 듯 계속 그 자리에서 쳐다보고 있습니다. 배웅을 받는다 생각하니 발걸음이 좀 가벼워지는 기분, 별생각이 다 드네..

 

 

마당바위 

 

마당바위까지 내려왔습니다. 아까 올라갈 때 보였던, 많이 모여 쉬고 있던 사람들은 거의 다 내려가고, 까만 얼룩 고양이 세 마리가 어슬렁 놀고 있고, 한편에 휴가 나온 듯 군복을 입은 장병 다섯이서 더몸부림스 춤을 연습 중인가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마당바위에서 멀리 능선 너머로 숨는 해님을 바라보며 서둘러 하산합니다.

 

하산하면서 뒤돌아 보니 어스름 무렵이긴 하지만 천축사 뒤로 선인봉이 우뚝!

 

 

천축사

 

아까 올라가면서 오늘은 천축사에도 올라(13:21) 둘러보았었죠.

 

 

 

 

 

천축사 

 

천축사 뒤로 우뚝 솟은 선인봉이 아름답습니다.

 

 

 

 

 

 

 

천축사를 지키는 터주대감, 까마귀 집이 튼실하죠,

 

천축사 오르는 계단, 그 옆에 큰 바위가 아슬아슬, 불안한 건 아니겠죠. 천축사에서부터 어둑어둑해지는 하산길 따라 도봉분소까지 내려가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였지만, 오늘 올라간 주봉 얘기 먼저 하다 보니 등산로에 대한 얘기는 언급도 없이 건너뛰었네요. 이 지점부터 주봉까지 올라가는 코스를 되짚어 볼게요.

 

등산로 (주봉 - 북한산국립공원 도봉분소)

 

천축사를 지나 올라가면 마당바위,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습니다.

 

마당바위 지나 주봉 찾아가는 급경사 오르막 돌길에

 

아직 남아 있는 가을단풍이 햇빛에 강렬하게 반사되고 있고.

 

우측엔 나무사이로 선인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지만,

 

둘러보아도 주봉 닮아 보이는 바위는 안보였습니다.

 

주봉 400m, 관음암 200m 갈림길입니다.

이 지점부터 본격적인 급경사 마지막 오르막 돌길이 시작되었죠.

 

왼편엔 칼바위 능선 뒤편이 하늘을 가리고 있고,

 

계속 칼바위를 보면서 급경사 오르막 돌길을 올라가면,

 

주봉 삼거리입니다, 자운봉, 우이암, 마당바위 갈림길입니다. 우측에는 아까 둘러보고 내려갔던 출입금지 되어 있는 주봉 하단부입니다,

 

오늘 산행 시작은 광륜사 방향으로 해서 북한산국립공원 도봉분소 앞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광륜사 앞 화장실이 마지막 수세식 화장실, 참고하세요.

 

모두들 힘차게 출발!

 

약수터 옆에 쌍줄기화장실, 개방은 되어 있으나 수세식은 아닙니다.

 

왼쪽 길 아래 금강암을 내려다보며 지나갑니다.

 

당겨본 금강암

 

내려오고,

 

올라가고,

 

작은 돌탑 작은 소망

 

등산학교 앞, 이지점에서 천축사는 300m,

 

아직 안 얼었어요.

 

많이들 내려가고, 많이들 올라가는 철계단길, 이후 구간도 만만찮은 오르막 돌길,

 

도봉대피소 화장실, 이게 마지막 화장실,

 

도봉 1교 넘어 벤치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이후 경로는, 천축사-마당바위-관음암갈림길, 주봉삼거리까지 올라갔다 올라간 길 그대로 되돌아 내려온 산행길이었습니다. 도봉분소에 하산완료 (17:56)

 

오늘 도봉분소-천축사-마당바위-관음암-주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산행 거리는 9.2km,

중랑천 자전거길 47번째 라이딩, 군자교-중랑천-창포원-도봉산역-도봉탐방센터까지 달린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41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창포원 정문 지나, 도봉산역 앞 과속방지턱을 넘는 순간 안장서스펜션(스프링)이 딱! 하고 부러졌습니다(10:50). 갖고 다니던 비상용 공구(렌치)로 부러진 스프링 제거하고 안장을 다시 장착, 출고당시의 안장 상태로 복구하였습니다(11:13). 안장서스펜션은 충격을 흡수, 엉덩이 통증을 많이 잡아주는 기능이 좋아 추가로 구입 장착한 부품이기는 하지만 스프링 수명이 6개월~10개월 정도네요. 두 번째 부러지는 불상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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