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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빨기는 엉덩이를 물고 물듯이 붙어 고속으로 달리는 고수들의 싸이클링 주법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하면 초보이죠, 하수?라는 표현은 좀 조심스럽지만, 좀 지나면 중수, 고수, 이렇게 올라갑니다. 오늘은 고수보다 한 수 위, 괴물처럼 미친 듯이 달리는 괴수들의 로드 싸이클링 이야기입니다.

 

피 빨기란 드라큘라 이야기가 아니고요.

내 엉덩이에 붙어 피를 빠는 모기처럼, 나는 앞사람 엉덩이를 물듯이, 뒤는 내 엉덩이에 바짝 붙어 물듯이 일자형 대형(트레인)을 유지하며 고속으로 미친 듯이 달리는 스릴 넘치는 로드 싸이클링 주법입니다.

 

드래프팅, 자료사진 출처, 위키백과

정식 명칭은 드래프팅(drafting)이지만 피 빨기가 훨씬 느낌이 오죠.

 

피 빨기의 조건

 

시속 35~45킬로 정도로 달리는 미친 라이딩, 

체력 조건이 같은 괴수들이 한 팀을 이뤄 무자비한 속도로 달리는 유쾌, 상쾌, 통쾌한 라이딩인데, 위험천만한 라이딩이기도 합니다. 첫째 조건은 절대로 급브레이크를 잡지 않는다는 팀원들 간에 상호 신뢰가 이루어져 있어야 하죠, 급브레이크를 잡는 순간 추돌 충돌로 인하여 그룹이 나뒹구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 빨기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은 벨로드롬인데, 경륜장이어서 일반 동호인들이 이용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러다 보니 자전거들이 뜸한 외곽 자전거 전용길에서 피 빨기를 시도하게 됩니다. 두 번째 조건은 자전거와 자전거 사이가 최대한 가깝게 붙어줘야 한다는 것, 세 번째는 시속 35킬로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피 빨기의 마력을 체험할 수 있다는데, 그러니 괴수들이라고 할 수밖에 없죠. 그런 괴수들 한 팀에 홍일점 한분이 끼어 함께 달리는 모습은 더욱 멋지게 보이죠.

 

라이딩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바람입니다, 없던 바람도 고속으로 달리면 나타나잖아요. 피 빨기의 효과는 맨 선두(리더)가 앞바람을 온몸으로 막아주며 달리고, 그 뒤에 바짝 붙어 달려 바람의 저항을 줄여준다는 것인데요, 그 효과가 엄청나다고 하네요. 관련 체험 라이딩에 의하면 선두의 70~80% 정도, 심지어 절반 정도의 파워로 선두와 같은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도 하네요. 그렇게 뒤에 붙어 따라 달리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셈이죠. 리더는 선두에서 가속, 감속, 우회전, 좌회전, 장애물 출현 등을 수신호로 알리며 라이딩을 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지고 있습니다. 리더가 지치면 신호를 주고 뒤로 빠지며, 선두가 된 두 번째가 이끌어 주고 하는 로테이션을 통해 팀스피드를 유지하는 주법이 바로 요령입니다. 이게 앞 라이더와 자전거 2대 정도의 거리 이상(약 6m) 벌어지거나, 스피드가 30km 이하로 떨어지면 바람 저항을 줄여주는 효과가 미미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뒤에 바짝 붙어 가면 피 빨기라고 생각하고 아무나 앞에 가는 서로 모르는 자전거 뒤에 붙어 개인적으로 피 빨기 시도를 해보는 것은 잠깐 재미있을 수 있겠으나 앞사람이 싫어할 수도 있고,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잡는 순간에는 지칫 추돌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겠죠. 버스 뒤를 따라붙어 달리는 것은 전혀 앞을 볼 수 없어 매우 위험하죠, 뛰는 멍멍이 뒤를 바짝 붙어 달리는 것은 덩치가 작아 별 효과 없겠죠, 동물학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과속은 위험

 

자전거 라이딩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스피드가 으뜸이죠, 그 강한 유혹을 뿌리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속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법, 자전거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한강 자전거길에서 고속 라이딩은 위험합니다. 피 빨기는 더욱 무모하죠.

 

모두가 안전한 라이딩 속에 자전거 행복이 있습니다. 

 

 

글번호: 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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