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리 팔당물안개공원,
드넓은 연못은 연잎으로 물이 안 보일 정도로 뒤덮여 있는데, 그 사이사이에, 하얀 연꽃에 분홍빛이 스며드는 듯 함초롬한 연꽃은 이제 막 피기 시작했습니다. 다소곳이 피어 만발을 이룬 장관을 기대했는데.. 드문 드문 피었네요. 커다란 연잎 사이로 해맑은 얼굴을 살포시 내미는 연꽃을 새로 영입한 망원렌즈(sel70350 g=> 풀프레임환산 525mm)로 담았습니다. 물안개공원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아치형 다리(귀여교)는 안전성 보강을 위한 보수 정비 중이어서 통행이 금지되어 있어 공원 입구 쪽만 돌아보아 좀 아쉽죠.
정암산에 올라갔다 내려와 오후 6시가 넘은 늦은 시간,
물안개공원 연못에는 어스름 엷은 노을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면 더없이 몽환적일 텐데, 오늘은 엷은 노을로 대신하는 모양입니다. 팔당호 전망대로 이동해서 보이는 노을은 조금 진해지는 듯했지만, 하늘이 불타는 듯한 붉은 노을은 연출해주지 않네요. 회색 구름, 회색 하늘에 어스름한 노을을 남긴 채 검단산 너머로 해는 지고 있었습니다.
팔당호반둘레길은 2020년 국토교통부에 공모하여 새롭게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둘레길입니다. 따끈따끈한 새길이네요. 그래서 지금 등산로 정비 및 침목계단 설치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습니다. 총연장 22.5km, 3개 코스로, 청정 팔당호와 두물머리에 이어지는 남한강, 북한강까지 내려다보며 걷는 탁 트인 조망에 설레는 둘레길입니다.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면 펼쳐지는 레이크뷰, 두물머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늘 보던 방향의 반대 방향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죠. 올라오면서 보니 키 큰 소나무 참나무들이 빼곡해서 나무들 사이로 보일 것만 같던 팔당호 물빛은 녹음이 짙은 이 계절에는 안 보이네요. 오늘은 빽빽하게 가려진 나무들 아래에 잔잔한 호수, 호반 풍경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며 걷는 아쉬움으로 만족해야죠. 섬처럼 호수 가운데 있는 산이어서 너무나도 호젓한 산길입니다. 새소리, 매미소리, 숨소리, 발자국 소리뿐, 듣기 싫은 소음은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정상 (403m)에 전망대 설치 공사 중이어서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혹시 했는데 문신 조광조 선생의 호는 정암(靜庵), 한자가 다르네요.
정상에 명품 소나무
설치 중인 전망대
산아래 두물머리, 양수리가 손에 잡힐 듯하죠,
두물머리 방향만 전망이 터져 있고 나머지 방향은 나무에 가려져 있습니다.
출발은 귀여 1리, 물안개공원 입구, 바로 건너편에 마을 표지석이 있습니다.
중종 22년 대사간 한승정 선생이 낙향, 이곳에 정자를 짓고 귀여정이라고 한 데서 마을 이름이 귀여리가 되었다는 표지석 뒤에 새겨진 안내문입니다.
귀여 1리 버스정류장 옆에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이정표도 보이죠. 우선 길 건너편에 물안개 공원을 돌아보고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와 마을길로 따라 들어갑니다.
마을회관 앞에 자전거 매어놓고 산행 시작입니다.
마을회관 앞 고추밭, 그 앞에 보랏빛 도라지꽃이 길손을 맞이해 주면서,
도라지꽃 화단 우측 끝에 낡고 허름하지만 등산로 화살표 보이죠. 낡아서 신뢰감이 안 가지만, 그대로->우측으로 따라가야 합니다. 무시하고, 그냥 직진하여 그린 철망문 앞 돌계단을 올라 산으로 진입하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잡풀이 무성해 길이 안보입니다. 잡목 잡풀을 헤치고 가도 후속 이정표도 없고, 긴가민가 가게 되죠. 그렇게 잡풀 구간을 벗어나 오솔길에 진입, 반갑게 이정표를 만나게 되지만, 잡목을 헤치고 올라간 그 길은 '등산로 아님'으로 되어 있네요.
그 허름한 등산로 안내 화살표 따라 우측으로 진행, 올라가면서 본 풍경인 듯 포스팅하고 있지만 실은 내려오는 하산길에 확인된 경로입니다. 고성택이라는 한옥집을 지나,
영글어가는 방울토마토 텃밭을 지나,
다육이 화원, 비닐하우스 사잇길로 진행하라는 안내 화살표가 반갑습니다. 이런 깔끔한 안내표시를 마을회관 앞, 허름한 화살표 그 자리에도 붙여놨으면 좋았을 텐데..
포클레인이 올라 다니며 길을 다져 놓아 등산로는 마치 임도처럼 널찍널찍, 미끄럽지 않고 걷기 편한 길을 올라가 첫 번째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마을회관 앞에서 산 쪽으로 직진해서 돌계단을 올라 잡목으로 뒤덮인 길 아닌 길을 따라 올라왔던 그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는 바로 그 이정표입니다. 산길 입구 돌계단 앞에도 등산로 아니라는 표지판을 하나 세워줬으면 좋았을 텐데..
길가에 쌓여 있는 침목에 배낭 내려놓고 잠시 휴식. 물안개공원을 둘러보며 지체돼 오후 3시가 지난 늦은 시간 시작된 산행이어서 서둘다 보니 숨차오네요.
포클레인 길 따라 올라가면서 보이는 빨간 리본은 살펴보니 계단공사 관련입니다, No 66 목계단, 그렇게 쓰여있네요.
목계단 198단 시작, 작업지시용 리본입니다.
포클레인이 지나다녀 파헤쳐진 길이어서 하나도 미끄럽지 않네요. 거의 직선길, 고도를 100미터쯤 가파르게 오르고 30-40m쯤 내려가는 봉우리들을 몇 개 오르내리는 코스네요. 숨은 차죠, 바로 이어지는 짧은 내리막에서 바로 풀어지지만.
콤프레셔 발전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공사 현장입니다. 장비에 싣고 온 침목, 자재들은 작업자들이 저 알루미늄 지게로 저 나르는 힘든 작업입니다.
설치된 계단 130 개를 밟고 올라가니
작업 중인 두(2)분이 보입니다, 동유럽? 중동? 어디쯤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네요, 그래도 우리말로 인사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올라가면서 길가에 쌓여 있는 침목과 자재들이 계속 보입니다.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올라온 높지 않은 봉우리들을 6개 정도 지나왔나 봐요.
걷기 좋은 산길, 험한 바위도 없는 길,
산엔 낙엽이 수북수북 쌓여 있습니다. 포클레인이 지나다닌 길에만 낙엽이 치워져 있습니다.
마지막 가파른 오르막 계단 123개
정상이 보입니다, 정상에도 철재 자재가 쌓여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서 정상석 뒷면이 먼저 보이네요. 정상에 큰 바위가 있어 정암산이라는 설명입니다. 두물머리 방향 정상뷰 확인하고 서둘러 하산 시작, 오후 4시 56분,
아까 헤매며 올라온 등산로 아닌 그쪽 길로 내려가지 않고, 이정표 보고 귀여 1리 버스정류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엔 매트도 깔려 있고, 포클레인이 올라 다녀 임도처럼 널찍널찍합니다. 이 쪽으로 진입했더라면 순조로운 진입이었을 텐데. 사실, 다육이 농원 가까이 가 보았으나 진입로 안내 표시가 너무 작아서 못 보고 마을회관 앞으로 되돌아가면서 진입점 찾는데 헤맸던 것이죠. 마을회관 앞에 등산로 진입 안내를 보완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마을에 다 내려왔습니다(18:04).
귀여리에서 팔당호반둘레길 따라 정암산 정상까지 걸어갔다 온 거리는 5.8km,
하남-팔당댐-퇴촌-귀여리 물안개공원까지 달려온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79.4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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