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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사계곡까지 올라가 여름의 끝자락에 피어 풀숲에 숨어있는 들꽃을 찾아보려 찾아간 것인데 날씨가 안 봐주는군요. 아침에 쏟아지다 잠잠해지더니 다시 호우성으로 쏟아져내려 길이 침수되어 있어, 더 이상 올라가 볼 수 없어 중간에서 돌아내려왔습니다. 비 예보가 있어서 망설이다 비에 젖어 촉촉한 들꽃이 더 예쁠 것이겠지 하는 핑계를 앞세우고 마음은 운길산 세정사계곡으로 기울고 말았습니다. 지난주 운길산 산골에 작은 산사인 세정사를 둘러보고 내려가면서 그때 이미 이곳에 다시 오리라는 마음이 굳어진 것이었었죠.

출발은 늦었지만, 주말 승객이 반으로 준 듯한 전철에 몸을 싣고,

운길산역을 향해 달리는 열차의 창문에 흘러내린 빗물은 수평으로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열차는 팔당역이 종점역이었습니다. 내려서 후속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세찬 바람이 휘몰아쳐 플랫폼에 있던 안내판이 날아가 쓰러지네요.

 

아무래도 오늘 날씨가 힘들게 활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 운길산역에서 내려 우측으로 올라가며 진중리 안내판을 읽어보니 조곡천이라고 되어 있네요, 아니? 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울에 진중천이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던 것 같은데? 혼란스럽습니다. 암튼,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를 작은 우산으로 가리고 들꽃을 찾아 두리번거리며 살펴 올라가고 있습니다.

 

털별꽃아재비, 검색해서 나온 꽃이름들이 정겹네요,

 

돌콩

 

쑥부쟁이

 

사위질빵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땐 못 보았는데, 걸어가면서 보니 길 양편에 지천으로 깔렸습니다.

 

익어가는 벼이삭

 

들깨밭

 

아프리칸메리골드

 

쏟아지던 빗줄기가 폭우로 돌변, 하는 수없이 굴다리 밑에서 한참을 비를 피해 쉬어갔습니다. 

 

 

길에는 금방 빗물이 넘쳐흐릅니다.

 

쏟아져 내린 비로 길이 침수되어 생긴 물웅덩이를 간신히 하나 건너갔는데 발목이 빠질 것 같은 이 큰 물웅덩이는 못 건너갈 것 같네요. 더 이상의 진행을 포기하고 돌아가기로 합니다. 물이 불어나 길 아래 계곡으로도 내려갈 수도 없고, 비는 잦아들었는데, 세정사계곡까지 올라가지도 못하고. 아쉬워요.

 

노랑물봉선화

 

숨어 있던 들꽃들이 저요 저요 하면서 얼굴을 내보이는 듯,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들꽃들이 눈에 보이네요,

 

들꽃은 아는 만큼 보인다지만 관심 주는 만큼 보이기도 하죠, 이름이 검색되지 않는 무명초들이 적잖아요.

 

 

박주가리

 

달맞이꽃

 

쐐기풀

 

 

 

닭의장풀

 

익모초

 

 

비는 그치고,

 

아까 올라갈 땐 폭우가 내리던 길이었는데, 돌아오면서 뒤돌아 본 같은 자리에 비는 완전히 멎었고 하늘은 푸르게 푸르게 개었습니다.

 

돌콩

 

 

 

도라지

 

젖은 날개를 햇볕에 말리고 있는 잠자리, 나비,

 

 

까마중꽃

 

물봉선

 

풀협죽도

 

상사화

 

 

폭우로 길이 침수되며 잠기어 얼마가지 못하고 되돌아 내려왔는데도, 늦여름에 핀 들꽃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진중천 따라 세정사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들꽃, 야생화의 보물창고가 맞네요, 꽃이름 검색도 헷갈리는 듯, 이 이름 몇%, 저 이름 몇%, 매치되는 게 없다고도 하고, 오락가락하네요. 걷기도 좋은 청정지역, 전원풍경, 날 좋은 날 들꽃 보러 다시 와 봐야죠. 오늘 조안면 진중천(조곡천) 길 따라 수풀 속에 숨어있는 들꽃을 찾아 우중에 걸은 거리는 2.6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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