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길, 테마가 좋고 스토리가 풍부한 걷기 편한 길,
산길, 숲길, 마을길, 강변길, 이렇게 아기자기한 길들을 하나로 줄지어 엮어놓은 느림의 미학, 그래서 이 길을 찾아 걷는 이들에 공감을 남겨주는 아름다운 길, 지난번 진중리 들판길에 이어 오늘은 그 슬로시티길의 나머지 절반 구간, 송촌리 유기농마을길을 천천히 돌았습니다.
하남-팔당을 달려온 자전거는 조안보건지소 앞에 매어 두고 걷기 출발, 산뜻한 출발입니다. 그런데 보건지소는 코로나로 인하여 운영중단 되어 있네요. 코로나 방역에 중요한 기관일 텐데, 운영 중단이라니 선뜻 이해가 안 가네요. 근처 슬로시티문화관도 휴관 중입니다. 역시 코로나 때문.
바로 양봉교육장 진입로를 따라 들어갑니다. 지난번엔 이길로 따라 나왔었죠.
양봉농원(교육장)이 보이면서 변장군 묘소 안내판이 코스 진입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양봉교육 진행 중
변장군 묘소입니다. 지난번에 둘러보았으므로 오늘은 패스,
변장군 묘소에서 이덕형별서터까지 3.8km,
이정표 따라 산길로 진입했으나
산길은 흐지부지 되고 마을로 내려가야 되는데 허리 위까지 무성하게 자란 잡초,
수풀을 무리하게 헤치고 내려가기 망설여집니다.
내비를 띄워보지만 잡목 수풀에 막히고 사유지에 막히고, 동네 주민이 일러주는 대로 한참을 코스 이탈,
내려가 보았지만 사유지로 또 막혀, 하는 수 없이 출입금지 된 망사 울타리를 따라 수풀을 헤치고 내려와
가까스로 탈출, 뱀 나올까 봐 나뭇가지로 헤치면서 내려왔습니다.
이 비닐하우스를 돌아 나가면 마을길에 진입하게 됩니다.
이 집 마당도 사유지이기는 하지만 아무도 없네요. 계단으로 내려와 마을길 진입, 몸에 감긴 거미줄 털어내면서,
슬로시티길 관리, 대폭 감점합니다.
코스에 복귀, 허름하지만 이정표 따라 마을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눈앞에는 유기농 마을길 풍경이 잔잔히 펼쳐지고 호젓한 농로에 유월 한낮의 햇살이 따갑습니다. 멀리 전철 지나가는 소리 간간이 들리는데, 동네엔 개 짖는 소리도 없습니다. 청정지역이니 마스크 벗고 심호흡을 하면서 가는 길, 아무도 지나는 사람 없고 들판에 하얀 개망초꽃이 산들거리고 있을 뿐, 바람도 없습니다. 하우스 속엔 풋토마토가 알알이 익어가고 있네요.
송촌 1리 마을길에 진입
송촌독립공원으로,
용진교회 앞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독립공원입니다.
잠시 묵념
기미년, 3월 7일, 서울에서 유학 중인 학생으로부터 의거소식을 접하고 주민들의 의기를 모아 3월 15일, 이곳 용진교회를 중심으로 온 동네 사람들이 태극기를 들고 팔당-덕소리까지 만세시위 행진하여 다수 체포되었습니다.
독립공원 벤치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독립공원 옆엔 송촌초등학교
송촌리에는 집집마다 배나무를 심어 배나무마을이라고도 하네요. 여기서 이덕형별서터까지는 630m,
목줄에 매여있는 까칠이 한 마리가 계속 컹컹대고 있습니다.
마을에 우사도 있어요, 소들이 사람 구경하는 듯,
송촌 2리 마을풍경
이덕형별서터입니다.
송촌 2리 마을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마을회관 앞에 이덕형 선생 시비, 아마도 유령 이백이 내 벗인가 하노라,
연세중학교에서 횡단보도 건너 자전거길에 진입, 마음정원으로,
마음정원-물의 정원에 흐드러지게 피어 하얀 메밀꽃밭 같은 꽃물결을 이루고 있는 개망초꽃밭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들판을 가로질러 보건지소로 가 매어두었던 자전거 타고 팔당-하남을 달려 귀가하였습니다.
P.S. 마진산성 변응성 장군 전적지(전망대)
오늘 슬로시티길, 송촌리유기농마을길을 돌기에 앞서 지난번에 놓치고 지나간 마진산성 전망대를 찾아보려 운길산역에서 골목 따라 마뜰고개로 올라가 진입점을 찾아보았으나 다시 살펴봐도 길안내 표시는 없네요. 여기저기 무성한 잡초들을 헤치며 찾아보았으나 사유지로 막혀 있고 잡초가 무성해 포기하고 내려왔습니다. 결국, 실패하고 내려오다 뵌 동네 어르신이, 산성은 무너져 별 볼 것은 없는데 사유지라서 산에 올라가 거기 집주인에게 얘기해 보고 가면 된다고 하는 말씀이지만 거기 올라가는 진입로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자전거길에서 슬로시티길 이정표를 본 적이 있어서 그 앞으로 달려가서 자전거를 세우고 오솔길을 따라 올라갔더니 100미터도 안 가 산성전망대가 보이네요. 이렇게 쉽게 찾는 걸! 자전거길 옆에 세워진 이정표에 마진산성전망대라는 안내 화살표를 붙여주면 아주 확실할 텐데요. 한마디로, 길안내가 꼭 있어야 할 자리, 마뜰고개에는 없고! 없어도 될 자리, 자전거길 옆에는 있고! 그러니, 슬로시티길 관리에 또 감점을 주게 됩니다.
바로 이 자리, 자전거길 옆에 세워진 스로시티길 이정표. 위치를 설명하자면, 이 지점에서 100여 미터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마뜰마을 입구, 미나리부침개 음식점이 있죠.
자전거 세워놓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산길로 올라갑니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본 변응성 장군의 전적지 전망대지만 사방이 나무에 가려져 있습니다.
산성으로 오르는 길이 있나 해서 좀 더 올라가 찾아보았으나 못 찾았습니다. 좁은 오솔길은 급조해 조성한 듯, 자갈돌들이 굴러 거칠고 미끄러운데요. 슬로시티길, 다 좋은데 마진산설 길안내는 성의부족, 보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슬로시티길, 송촌리를 돌아 걸은 거리는 6.3km,
하남-팔당-조안보건지소까지 달린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61.8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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