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자전거길을 달리다 덕소 강변해태아파트 앞으로 올라가 도심역에서 왼쪽 덕소로를 따라 달리면 드넓은 농장을 통과해 가게 되죠, 고대 덕소농장입니다. 그 넓은 시험 작물 밭(testbed)은 뭔지 잡초로 보이는 잡풀만 무성한데요. 그 옆에 그렇게 크지 않은 야생화원에 마침 보랏빛 루드베키아가 활짝 피어 내리쬐는 여름 햇빛을 받아 푸른 하늘에 더욱 화사한 보랏빛으로 반사되고 있어 영상으로 모았습니다. 갑산에 오르기 전, 야생화원 꽃구경부터 먼저 하고 갑니다.
농장을 지나 도곡3리 버스종점에 자전거 매어놓고 걷기 출발합니다. 마치 정상석처럼 보이는 표지석이 세워져 있죠. 갑산 등산로 입구입니다.
오른쪽 넓은 길로 가면 새재고개->갑산 정상으로 가는 길인데, 꼭지봉 쪽으로 올라가려고 두리번 찾아보아도 등산로 안내 표시가 없네요. 내비로 찍어보니 길 같지가 않은 왼쪽 옆으로 올라가라는 경로가 뜨는군요. 살펴보면 풀숲 속 나뭇가지에 어느 산악회의 빨간 리본이 하나 매어져 있긴 해요.
잡풀을 헤치고 올라가니 길은 오르막 오솔길
오솔길은 흙길로 이어지며 이정표도 세워져 있습니다. 이정표엔 꼭지봉 안내는 없고 갑산 가는 화살표 보고 따라갑니다.
맨발도 좋을 흙길이지만 계속 오르막길, 숨차오릅니다.
참나무 밤나무 숲길을 지나면 적송이 빼곡한 송림길
갑산 이정표는 자주 보입니다.
부드러운 흙길이 바윗돌 길로 바뀌지만 길이 험하지는 않아요
계속 가파른 산길인데 쉼터가 안 나타나네요. 큰 바위에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갑니다.
바위 왼쪽으로 급경사를 오르니
추락주의 경고판에 영문표기를 drop으로 했네요, 보다 쉬운 fall을 두고 drop은 좀 어색한데, 절벽에서 떨어지면 fall이고 허공에서 떨어지면 drop인가, 충분히 검토하고 했겠지만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그 위험이 제대로 전달되는 건지.. 눈으로 보면 알겠죠 위험한 장소라는 것, 그림도 그려져 있고.
두 번째 고압선 철탑을 지나,
만만찮은 오르막이 쉼 없이 이어집니다.
등산객은 한 사람도 못 만나고 유일한 산악회 리본, 딱 한 장, 오늘 올라가는 코스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는 아닌 듯.
꼭지봉입니다.
임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이곳 갑산으로 숨어든 도공이 사랑하던 여인을 그리며 조각한 수만 개의 여인상이 여인봉을 이루어 여인이 누워있는 형상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보여서 유두봉이고 그래서 꼭지봉이라는 설명이겠죠, 꼭지봉에 전해지는 사랑설화인데, 민감할 수도 있는 표현이어서 안내판 설명이 조심스러워 보여요.
내려다보는 정상 뷰도 좋을 텐데 나무들에 가려져 있습니다. 쉴만한 벤치 하나도 없나 했더니,
꼭지봉 좀 지나 올라가서 쉼터가 있네요.
조조봉으로 올라가는 길에 큰 바위가 딱 가로막고 있지만 옆으로 돌아가는 우회로가 있습니다.
급격한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급경사 구간. 카메라 배낭에 집어넣고 기어올라갑니다, 붙들고 올라가는 매듭진 외줄 로프라도 매어놓아야 할 자리인데..
그래서 된 고개입니다.
말 그대로,
되게 힘든 된 고개네요,
된 고개 기어올라와 내려다보면 나무들 사이로
전망이 조금씩 보입니다.
어디로 올라가지..
이 바위에는 로프 잡고 올라가야 하는데,
우회로로 올라가는 계단길도 있어, 선택입니다.
계단을 오르니 조조가 다녀갔다는 조조봉, 영웅호걸의 축지법, 신출귀몰은 의심하지 말아야죠.
조조봉에서는 전망이 그래도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또! 추락주의, drop! 나무에 가린 전망을 피하려고 바위에 올라서면 위험!
조조봉에서 조금 가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두봉입니다.
두봉에서 갑산 정상은 1km,
정상에 오르는 마지막 깔딱 고개는 계단길, 두 세발 걸어 한 칸 겅중겅중 걸어 올라가야 하는 넓은 계단 66개,
나무에 가려진 정상 뷰
정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산악회 리본들이 반가워요.
정상에서 갈림길로 내려와 원위치, 우측으로, 새재고개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
헬기장에 무더기로 핀 하얀 으아리 꽃
200미터 더 내려가야 새재고개
급경사 내리막, 로프 잡고 내려갑니다.
우측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가져간 생수가 정상에서부터 다 떨어져 약수터 찾아 왼쪽 운길산 가는 등산로로 내려갑니다. 오래전 다산길 걸을 때 얼마 안 가 약수터가 있던 것으로 기억되어 찾아가지만 그때는 음용적합이었는데 지금도 적합인지, 헛걸음하는 거 아닌지, 그래도 물 찾아가 봐야죠.
400여 미터쯤 가니 약수터 보입니다, 반가워요.
콸콸 쏟아지는 약수물에 음용적합 확인서도 붙어 있습니다.
시원하게 마시고 빈 병에 가득 담았는데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듯 차가운 김이 서렸죠. 약수물은 바로 이맛!
다시 새재로 발걸음도 가볍게 돌아와 우측 도심역 가는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도곡 3리 버스종점까지 2킬로,
길은 임도처럼 널찍하네요.
빗방울이 하나 둘..
멧돼지 포획 중, 흙길이어서 그런가 오늘 산길에서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이 몇 군데 보이긴 했어요.
부슬비가 살살 내립니다. 먹구름이 몰려들고 하지만 하늘을 보면 왠지 쏟아질 것 같지는 않아요.
다 내려왔습니다, 어느 농원에 다정스레 피어 매달린 능소화, 비 맞아 촉촉합니다.
오늘 꼭지봉-조조봉-두봉-갑산 정상-새재고개-약수터 갔다가 도곡3리 버스종점, 원점 회귀하면서 걸은 거리는 7.9km,
원점에 매어놓았던 자전거 타고 한강 자전거길을 달려 귀가, 자전거 라이딩 왕복거리는 37.1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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