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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름에도 예쁜 이름이 많잖아요, 부용산(연꽃芙 연꽃蓉)도 그중 하나일 텐데, 연꽃이 떠오르는 이름이니 예쁜 이름이 틀림없죠. 그런데 산에 연꽃이 있을까, 혹시 연꽃에 얽힌 애틋한 사랑 설화가 있을 것 같은 궁금함에 부용산을 갔다 오기로 하고 양수역 1번 출구 나와 출발, 산뜻한 출발입니다. 장마철에 오늘 국지성 소나기가 예보되어 있고 하늘에 먹구름이 꾸물대고 있어 멀리 가기는 불안한데, 부용산 코스는 양수역에서 바로 진입하기도 좋고, 마치면서 신원역에서 바로 탑승, 귀가하기도 좋은 코스입니다.  

 

양수역 1번 출구 앞에 세워 놓은 부용산 등산로 안내 화살표, 반가워요.

 

자전거길 따라가면

 

용담터널 가기 직전 자전거쉼터에 등산로 안내 화살표 보이죠, 우측으로 진입,

 

부용산 등산안내도 보이고, 바로 옆에 약수터입니다.

 

수질검사 음용적합, 꼭지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약수물을 아깝게 그냥 흘려보내고 있네요. 그런데 갑자기

비가 내려 지붕 아래에서 비 피해 잠시 쉬어갑니다.

 

비는 보슬비, 는개비로 바뀌면서 약수터에서 출발, 등산로로 진입, 어느 분이 텃밭에 실파를 심고 있습니다.

 

길은 걷기 좋은 부드러운 흙길입니다.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빼곡한 송림길, 갈라진 길은 곧 다시 만나게 됩니다.

 

나무 숲 속을 비집고 햇빛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오늘 비는 끝이려나..

 

".. 북한강 남한강 두 물이 내 눈물과 같이 흘러라.." "부용산 앞자락에 아비, 어미를 묻고 산동백 꽃가루 눈가에 닿아

눈물이 나네, " 산길에 시 한 수가 알미늄판에 새겨져 있습니다. 

 

부용산 정상까진 3.1km, 요소요소에 이런 이정표 세워져 있어 코스이탈 염려는 없습니다.

 

첫 번째 만나는 쉼터, 잠시 쉬어갑니다.

 

하늘이 안 보이는 숲 속 터널길이 이어지는데,

 

거목 밑둥이 거인 킹콩의 발 같죠.

 

고목

 

굴참나무

 

숲 속이 습한가 보네요, 파란 이끼 낀 나무들이 많아요.

 

힘들지 않은 오르막 내리막이 양념 맛소금 치듯 심심하지 않게 너울져 다가오더니, 제대로 한번 보란 듯이 가파른

오르막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비탈길 경사도는 거의 40도, 로프 잡고 오르지만, 그래도 험하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 쉼터를 지나,

 

하계산 전망대에 점시 갔다 와야죠. 하늘에선 계속 다연발 포사격 연습 중인가, 하늘이 헛기침하는 듯, 어색한

천둥소리가 연이어 들립니다.

 

하계산 정상 326m,

 

하계산 정상 전망대는 세(3) 분이 선점하고, 식사 중,

 

구름이 몰려들고 잔비가 흩날리고 있어 전망이 흐리고 안 좋아 아쉬워요.

 

하계산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도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

 

하늘이 깨지는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장대비가 쏟아집니다. 잠깐 여우비겠지, 비 맞으며 부용산 정상

가는 길로 서둘러 가고 있는 중,

 

하지만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쏟아집니다. 우산 꺼내 들고, 정상 584m 전방, 달랑 벤치 하나 있는 쉼터에서 잠시 비를 피해 주는데 오솔길 타고 빗물이 흙탕물 되어 금방 여울지어 흘러내리네요.  

 

빗줄기가 약해지며 부슬비로 바뀌어 다시 출발, 낙엽이 많이 쌓인 길이어서 빗물에 질퍽해져 신발에 물 찰 것 같아

발뒤꿈치로 걷기도 하는데, 정상을 코앞에 두고 오늘의 최대 난코스를 만났습니다, 두 손으로 안전로프 잡고,

 

마지막 깔딱 고개를 오르니

 

부용산 정상 전망대입니다, 부용산 높지 않지만 결코 쉽지 않아요, 만만히 볼 코스가 아닙니다.

 

전망대에 오르니 확 트인 전망이 안갯속에 펼쳐집니다. 이곳 부용산 전망대 데크는 무박캠핑의 명소인데,

 

캠핑족은 아직 아무도 안보입니다.

 

남한강, 두물머리, 양수리, 북한강, 검단산, 예빈산, 예봉산, 운길산, 희미하지만 다 조망됩니다.

 

멋진 전망뷰가 흐릿해서 아쉽죠.

 

 

전망대 뒤의 노란 루드베키아 꽃밭을 지난 정상에 부용산 정상석이 있습니다. 부용산에 옛 산성이 있었다는데 그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네요. 정상에 이렇게 넓은 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을 산성이 에워싸고 있었을 듯싶기는 한데요. 산 정상에 흔히 보는 바윗돌 암릉이 아닌 넓은 꽃밭이 있어 예상밖 아름다운 풍경에 눈이 호강합니다. 

 

 

이처럼 넓고 아름다운 노란 꽃밭이 있어 길손을 반겨 맞아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마지막 깔딱 고개를 거친 숨 몰아쉬며 올라온 피로감을 단번에 날려주네요. 부용산, 힘든 구간 있지만 그것은 양념, 걷기 좋은 숲 속 산길에, 거기다 멋진 두물머리 뷰에, 그리고 루드베키아 꽃밭까지, 명품코스네요. 오늘 산길에서 마주친 분들은 10명 안팎, 많지 않은데 그건 비 내린 날씨 탓이겠죠.

 

 

 

 

 

개망초 하얀 꽃, 루드베키아 노란 꽃, 잘 어울리는 꽃밭입니다.

 

루드베키아 꽃밭에서 뒤 돌아본 전망대 

 

정상에 세워진 등산안내도에 산이 푸르고 강물이 맑아 마치 연당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 같다고 하여 부용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부용산 정상에 부용꽃 대신 노란 루드베키아가 반겨주고 있지만 혹시 했던 부용(연꽃)에 얽힌 사랑설화는 없는 모양입니다.

 

정상석이 있는 정상에도 바위가 아닌 부드러운 흙으로 쌓인 것이 특이하네요.

 

정상석 위에 부용(연꽃) 조형물 한 송이가 올려져 있죠, 그렇게 부용산임을 인증해주고 있습니다. 돌로 만든

조형물이지만 부용산에 부용(연꽃) 한 송이가 있긴 있네요.

 

정상 이정표에 붙은 부인당에 대한 설명이 없어 궁금해요,

夫人堂이라는 건가, 이 산꼭대기에 서낭신을 모신 당집이 있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발아래 내려다보니, 정상석 앞 삼각점 아래 땅속에 있는 개미집에 개미들이 아우성, 난리 났습니다, 비상 걸린 듯, 오락가락하는 장맛비 때문이겠죠.

 

여담으로, 부용꽃은 나무에 피는 연꽃, 내 얼굴보다 큰 연꽃이라는 부용도 있죠. 접시꽃도 닮고, 무궁화도 닮은

화사한 색깔의 꽃인데, 비슷하지만 얼굴만 하다니까 일단 크기가 제일 크다는 것으로 구분해야 되겠네요.

<부용꽃 사진 출처: (좌) 다음백과, (우) 블로그 별을 보람 미국부용꽃말 2021 07 01>

 

내려가는 길은 부용사 가는 길로 가거나, 신원리 가는 길로 가거나인데,

 

신원리, 신원역 가는 길로 갑니다.

 

이 길은 목왕리 이덕형 신도비에서 넘어오는 길로 물소리길도 되고 평해길도 되는데, 물소리길 걸을 때 분명

지나간 구간일 텐데 기억에 애매하네요.

 

맹꽁이, 갑자기 툭 튀어나와 놀랬는데, 녀석도 놀란 모양입니다.

 

우산은 다시 접어 백팩에 집어넣고,

 

안개에 슬며시 젖어들고 있는 오솔길

 

물소리길 스탬프함

 

이 녀석은 가끔 만나지만

 

아직 이름을 모르겠어요.

 

신원리 전원마을 풍경

 

 

 

신원1리 마을회관, 왼쪽 마을길로 올라가면 부용사 가는 길,

 

자전거길 옆에 있는 이 성터 표지석은 산성이 있었다는 부용산 정상으로 옮겨야 할 듯,

 

자전거길 따라 신원역으로 갑니다.

 

자전거길에 피양로(?), 이곳을 지날 때마다 보지만, 낯설고 어색해요. '양보'로 충분할 텐데..

저 끝에서 왼쪽으로 굴다리 지나 올라가면 몽양기념관.

 

신원역 주차장에 승용차 일일주차 4,000원, 승용차 몰고 와도 좋겠는데요. 오후 4시경인데 보니 빈자리 많은데요.

 

오늘 양수역-하계산-부용산-신원리-신원역까지 걸은 거리는 8km.

 

오늘 산길에서 헛천둥 치며 오락가락하던 여우비 때문에 비의 종류가 무엇 무엇이 있는지 꼽아 보았더니,

능개비, 는개비, 안개비, 이슬비, 보슬비, 부슬비, 여우비, 소나기, 장맛비, 잔비, 실비, 단비, 찬비, 밤비, 가랑비, 봄비, 가을비, 겨울비... 비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어요. 생활 속에서 우러나온 우리말 만의 정겹고 멋스러운 다양한 우리말들이죠. 오늘 내린 비는 여우비라 하겠지만, 는개비, 부슬비, 장대비, 소나기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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