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길 6코스, 장재울길, 고산동 빼벌마을에서 사기막고개까지의 구간입니다. 큰 바위들이 널브러진 거문돌(흑석) 계곡의 두터운 잔설과 얼음이 봄볕에 녹아 흘러내리고 있어 물소리는 맑고 경쾌하네요. 수락산 깊은 계곡에 봄이 오는 아우성 소리에 홀려 오르막이지만 힘든지 모르고 산길을 가볍게 올라갔다 온 가뿐한 산행이었습니다.
자전거 타고 이곳 농협 앞길을 몇 번을 지나면서도 빼벌마을 입구에 세워진 안내석은 오늘 처음 눈에 띄네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의정부농협 고산지점 앞 이정표도 못 보고 지나쳤었군요. 왕숙천-용암천-송산로를 달려온 자전거는 농협 앞 전신주에 매어놓고 걷기 출발,
전주 류 씨 문중묘역 입구에 소풍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우측으로 철망문이
열려 있네요. 차량통행을 막으려고 닫혀 있어도 옆 공간이 있어 걸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른편에 유난히도 파란 지붕이 많은 빼벌마을, 버스정류장엔 빼뻘로 되어 있던데요. 의정부경전철(주)정문 앞길을 지나다 빼뻘 이정표를 봤을 때는 들판이지만 뻘이었던 흔적이 발견되는 곳일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는데, 오늘 그 마을을 지나게 되니 점점 더 궁금해지지만 마을 안내문은 안 보이네요.
마을에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확성기, 이장님 목소리가 구수하게 들리는 듯합니다.
우뚝 솟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수락산을 향해 걸어갑니다. 넓은 길에 묘역 공사용 중장비차량들이 가끔 지나가고,
저 앞 벤치에 앉아 있는 두(2) 분에게서 마을의 유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배나무가 많은 벌판이어서 배벌이라 했는데, 빼벌도 되고 빼뻘도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미군들의 발음이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하시는 걸 보니 전쟁 이후에 그렇게 바뀌었나 봅니다.
할머니 두 분과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서 가는데 머리 위 나뭇가지에서 딱따구리 한 녀석이 정신없이 나무를 쪼다가 인기척에 움찔하더니 바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깃털 색깔이 화려하지 않은 녀석은 암컷인가 싶어요.
산림감시 초소 옆에는 등산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있습니다.
길안내 이정표는 촘촘히 세워져 있는데, 이 이정표에도 빼뻘로 되어 있네요.
다리 건너서 만나는 급경사 오르막 구간이지만 돌계단,
나무계단으로 보완되어 있어 불안하지 않습니다.
급경사를 오른 후 바로 이어지는 매트가 깔린 걷기 좋은 산길
다시 오르막 길에 높은 음자리표 같은 조형물,
넙적 바위에 밟고 올라갈 수 있도록 디딤돌을 붙여놓았네요. 이런 바위에 디딤돌이 없으면 로프도 없는데 좀 불안하죠.
사기막고개까지는 1.45km, 계속 오르막, 아래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점점 커지고.
물방울을 방울방울 띄우고 흐르는 물소리는 더 맑게 들립니다.
[영상] 거문돌(흑석) 계곡에 넘쳐흐르는 봄의 물소리를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아직도 군데군데 잔설이 두텁죠.
오르막길에 붙여진 소풍길 안내판, 반가워요.
이어지는 편안한 좁은 오솔길, 그런데 안전 난간(로프)이 설치되지 않아 왼쪽 급경사는 좀 불안해 보여요. 내려오는 산객과 비켜 스쳐 지나갈 때 비좁아 조심스럽습니다.
V자형 갈림길, 사기막 고개방향의 능선길로 가야 되나, 검은 돌 방향이라고 누군가 임시로 세워놓은 화살표 따라 하산길로 가야 되나, 망설이다가 왼쪽 능선길로 선택해서 한참을 따라갔지만 후속 길안내표시가 없네요. 코스이탈이라 보고, 다시 이곳 원위치로 돌아와 한 500미터는 알바한 셈. 검은돌 방향 화살표대로, 하산길로 내려가보니,
바로 리본 보입니다. 그렇다면 아까 능선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이정표가 틀어진 것, 방향이 잘못된 것이네요.
사기막 얼마 안 남은 구간에는 임시화장실이 두 군데나 되는데 등산객을 배려한
것이라기보다는 인근 묘역을 찾는 분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산길 따라 우측으로 돌아가면 오늘의 목적지 사기막고개입니다. 골바람이 일고 있네요. 그런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유난히 검은 돌은 못보았어요. 지나온 검은 돌 계곡에 바위들도 그렇게 검게 보이지 않았는데요.
사기막고개
고개에 옹벽은 왜 쌓아 뇠는지 궁금한데요. 왼쪽으로 올라가면 숯돌고개, 오른쪽으로 오르면 수락산 정상 가는 가파른 능선길,
사기막 고개 쉼터에서 잠시 쉬는 동안, 입마개를 찬 맹견 한 녀석이 주인과 함께 식식대며 수락산 정상가는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식식대면서 입마개로 내 무릎을 툭 치고는 꼬리치고 지나가는 녀석, 눈빛은 순돌이로 보였습니다. 이곳을 반환점으로 해서 출발점인 빼벌마을 입구로 돌아갑니다.
사기막고개로 가는 산길에 눈에 띄는 물이 오른 봄빛,
수북이 쌓인 갈잎 속 여기저기 파릇파릇하고, 나뭇가지에 새싹 움이 터 오르고 있죠, 바윗돌 이끼에도 푸르름이 감돌고 있습니다.
빼벌마을에서 사기막고개까지 갔다가 돌아온, 왕복 걸은 거리는 7.2km,
왕숙천-용암천-별내면-송산로를 달린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56.8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글번호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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