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화마가 할퀴고 간 선돌산
광릉숲둘레길 5코스는 왕숙천 물내음길이라 해서 왕숙천 물길 따라 가까이 물소리 물 내음과 함께 걷는 코스인가 했는데, 왕숙천과는 멀어져서 전 코스 선돌산 능선을 따라 걷는 등산코스네요. 엄현천, 봉선사천이 왕숙천에 합수되는 합수부에 조성된 생태습지(공원)에 바싹 마른 갈대밭이 겨울 햇살에도 스산해 보입니다. 이곳 생태습지는 광릉숲둘레길 5코스와 7코스의 출발점입니다.
생태습지는 북부순환 자전거길의 연결구간이기도 합니다. 자전거길 안내 철봉에 자전거 매어놓고 걷기 출발합니다.
생태습지를 지나 고가도로 밑을 통과, 엄현천을 건너가는 부평교 넘어 다시 굴다리를 빠져나가면,
야산을 절개해서 마치 삼각산처럼 보이는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면서 세어보니 나무데크 계단은
86개. 여기까지 오는 동안 길안내 이정표가 갈림길마다 세워져 있고 화살표시 안내판도 요소요소에 부착되어 있어서
코스 이탈 염려는 없겠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다 올라가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왼쪽은 일동에서 포천, 오른쪽은 장현에서 서울방향.
코스는 갈잎이 수북이 쌓인 산길, 등산로로 이어집니다. 왼쪽 아래는 왕숙천, 오른쪽 아래는 엄현천 물길입니다.
낙엽 밟는 소리만 들릴 뿐, 적막한 산길에 멧돼지 출몰주의 경고판이 보이면서 신경은 좀 쓰이는데 경고판은 세
군데나 있습니다.
코스는 바위도 없는 흙길, 편하게 걸어오던 산길이 가팔라지며, 원목 통나무 계단을 오르는데,
아니, 웬 불에 탄 나무가 여기저기 보이나요.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운동기구들이 설치된 쉼터, 요즘 신조어로 산스장입니다.
쉼터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은 태조 이성계가 8일을 묵었다는 팔야리
이곳 쉼터를 지키는 까마귀 2형제. 그런데 잠시 쉬면서 둘러보니 이곳에 산불이 났었던 곳이네요.
불에 탄 흔적
그을은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그래도 소나무는
화마를 이기고
새 솔잎이 자라났습니다.
금방이라도 불씨가 살아날 듯,
불탄 흔적이 생생합니다. 오래 전이 아닌, 얼마 전에 산불이 났었나 봅니다.
불에 탄 나무껍질이 딱지 떨어지듯 어지럽게 벗겨져 있어
보기 흉하죠.
별거숭
완전히 타버린 쓰러진 이정표
이 정도 큰 나무인데 다 타버렸어요.
그 열기가 어땠을까, 끓어 흘러내린 송진이 처절해 보입니다.
그래도 큰 산불은 아니었던 듯, 나무들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고 열기를 이겨내고 서 있지만 바닥에 낙엽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 살아나지 못한 모양입니다. 세월이 흐르면 살아날까, 기다리나, 아니면 다 베어버려야 하나
검토하고 있겠죠.
수북이 쌓여 있어야 할 낙엽이 산불에 다 타버리고 없습니다. 이렇게 빼곡한 나무들을 다 베어낸다면 엄청난
손실입니다.
쉼터를 지나 내려가는 계단도 산불에 까맣게 타 그을었습니다.
이어지는 자작나무 숲에도 화마가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불길이 미친 오른쪽만 까맣게 그을고,
왼쪽 편은 자작나무의 흰색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불길이 미치지 아니한 자작나무 숲
부드러운 야자매트가 깔린 걷기 좋은 산길로 이어집니다.
오늘 산에서 마주친 분은 이분들 딱 두 분뿐,
이런 길에 멧돼지가 나타날까
밤나무도 많은 산길입니다. 멧돼지들이 밤톨 까먹는 걸 좋아한다는데..
참나무 숲길
광릉숲둘레길 이정표를 세우면서 전에 있었던 이정표는 뽑아버렸네요, 응달에 버려진 이정표를 보고 이 산이
선돌산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 선돌산 정상인가 했는데 올라가 보면 아무런 표식도 안되어 있습니다.
잠시 쉬면서 올라온 길을 뒤돌아 봅니다.
왼쪽 산아래는 부평리,
군사시설보호구역, 그런데 철조망도 없고, 아무런 시설도 안보입니다. 이곳을 반환점으로 돌아갈까 하면서 조금
더 내리막길을 내려가 보니,
점점 더 급한 경사의 내리막길입니다. 앞에는 오늘의 가장 힘든 구간이 될 듯, 힘겹게 올라가야 할 커다란 봉우리가
가로막고 있습니다. 오후 3시 50분, 올라갔다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늦은 시간, 하산하기로 하고 유턴, 출발점으로
돌아갑니다.
왼쪽으로 작은 다리를 건너 생태습지에 도착하기 직전, 엄현천이 왕숙천에 합수되는 합수부, 고가다리 밑, 어름판에
어린이들이 썰매를 타고 있습니다.
이곳 힙수부는 차박으로 인기 있는 장소인가 봅니다. 여기저기 차박 준비 중인 차량이 6대나 됩니다.
돌아오는 길, 강동대교 근처, 잠시 휴식 중, 너무도 이쁜 초승달이 떴습니다.
광릉숲둘레길 5코스, 선 돌산 길을 걸어갔다 온 거리는 6.9km,
왕숙천을 달린 라이딩 거리는 59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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