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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청에서 부흥로 대로변 갓길을 달려 백화암 입구를 지나 얼마 안 가 대모산성 입구 교통안내 표지판이 보입니다.

 

그런데, 표지판을 보고 300미터쯤 직진, 백석동으로 넘어가는 횡단보도를 건너가 두리번거려도 주변에 산성입구 안내표지판이 안 보입니다.

 

산성이니까 눈앞에 보이는 산 쪽으로 갈 것 같은데 진입로가 안 보이네요. 그러다 마치 숨어 있는 듯이 어수선하게 광고찌라시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함석판 가림막에 바짝 붙어 있는 이정표를 발견하게 됩니다. 반갑기는 하지만 좀 더 잘 보이는 곳에 내다 세워놓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죠.

 

산길로 올라가는 길은 거칠어 돌멩이가 퉁퉁 튀는 깨진 콘크리트길, 산성 유적지로 올라가는 길 같지 않아 보였어요. 자전거 타이어 펑크가 신경 쓰일 만큼 길이 거칠어 내려서 잠시 끌고 가다 어느 공장 철망휀스에 자전거 매어놓고 걸어 올라갑니다.

 

걸어 올라가면서도 길은 이것뿐이긴 하지만 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이 맞나 갸우뚱할 만큼 길이 거칠었습니다.

 

'양주산성'을 검색해 내비에 경로를 띄워보면 이 길이 산성 가는 길 맞기는 맞는 모양인데,

 

그렇게 반신반의하면서 올라가다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무척 반갑죠, 멀지도 않네요, 500미터만 가면 산성입니다.

 

이정표가 세워진 같은 자리에 둘레길, 숲길 안내 화살표시목도 세워져 있어 그대로 따라가면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100미터쯤 가다 우측으로 올라가 400미터만 가면 산성이라는 이정표가 진행방향을 안내하고 있었지만, 그대로 따라가도 이후로는 후속 이정표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갈림길인데 산성 가는 길이 어느 쪽인지 안내가 없네요. 붙어있던 화살표시가 떨어졌는지, 말뚝만 세워져 있고, 암튼, 산성이니까 산 쪽으로 올라가는 우측길을 택해 올라갑니다. 그런데 내비에 뜬 경로에서 상당히 멀어지고 있어 아까 마지막 본 이정표까지 되돌아가 다시 확인해 보니 바로 아래 옆으로 가는 길이 하나 더 있네요. 화살표 방향과는 어긋났지만 혹시 몰라 길 따라가 보니 그 길도 내비에 뜬 경로를 이탈, 점점 더 멀어지네요. 그래도 계속 가 보니 그 길은 공동묘지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돌아 나와 다시 이 지점으로 컴백. 내비에 뜬 경로와 일정 거리를 두고 산 정상 쪽을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갈림길 옆 나뭇가지에 매어진 숲길 안내리본, 이것도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본 리본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도 못 보았어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듯하죠. 길은 조용, 적막에 눌린 가녀린 오솔길입니다. 낙엽 밟는 소리만 들릴 뿐.

 

마지막 가파른 구간을 오르면서 내비의 경로와 가까워지더니 곧 일치되었습니다. 그런데 왼쪽으로 꺾어 오르면서는 가파른 민둥바위가 박힌 미끄러운 작은 깔딱 고개네요. 코앞이 내비 경로상에 산성(정상)인데, 마지막 가파른 깔딱 고개 구간은 운동화 신고 더 이상은 도전하는 게 무리일만큼 가파르고 험해 보였습니다. 안전로프도 없고, 바위는 묻혀 있는 바위는 민둥이라 어디 잡을 데도 없고 밟을 데도 없고, 붙잡고 올라갈 나무뿌리도 없는 미끄러운, 심하게 가파른 길, 어떻게 올라는 간다 해도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이따 내려올 때가 더 걱정스럽습니다. 낙상과 추락의 위험이 상당해 보여 아쉽지만 목적지 코앞에서 전진포기, 후퇴하기로 하고 돌아내려왔습니다. 마지막 깔딱 고개엔 안전로프라도 설치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 코스가 마지막에 이런 정도의 난코스 등산이었다면 충분히 준비하고 갔겠지만, 둘레길, 산성 가는 길을 가볍게 돌아보려고 자전거 타고 가느라 등산화도 안 신었는데 안전로프도 없는 깔딱 고개(민둥바위)를 맨손으로 올라가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다시 온다면 스틱도 좌 우 두 개 챙겨가야 하겠어요. 퇴로를 찾아 조심조심 헤매다 가파른 깔딱 고개는 사진도 못 찍었네요.

 

내비가 잘못 잡힌 건 아닐까, 코스를 잘못 잡고 올라간 건 아닐까 싶어, 다른 진입로가 있나 싶어 아까 마지막 리본을 본 지점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한참을 가보아도 산성으로 올라가는 길안내 표시는 없었습니다. 그대로 숲길을 한 바퀴 따라 도는 것도 좋겠으나 7km를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돌아내려오는 길에는 밤송이가 수북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 길인데 까먹긴 누가 다 까먹었을까.

 

흐트러진 밤송이 속에서 밤톨이 몇 개 보이기도..

 

대모산을 내려오면서 바라보니 하늘은 푸르고, 눈앞에는 불곡산이 앞을 가로막고 있고, 임꺽정봉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산성으로 오르는 길인데 그렇게 험한 길에 민둥바위 암봉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안내되는 것일까. 오늘 허탕 친 코스가 제코스 맞다면 유적지를 찾아가는 코스로는 너무 험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보입니다. 내비의 경로에 문제 있는 것은 아니겠죠, 생각이 복잡합니다. 암튼 오늘은 산성 유적지를 찾아 숨겨진 역사이야기도 되새겨보고 무너진 석축을 배경으로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담아볼까 했었는데, 안전제일을 이유로 목적지 코앞에서 포기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포기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암튼, 아쉽습니다. 산성 가는 산길을 헤맨 거리는 2.6km, 중랑천을 달린 라이딩 거리는 91.8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주] 검색해 보니 대성사 가는 길을 따라가면 되는군요. 그쪽은 오늘 코스의 반대방향인데, 그렇다면 왜 길목에 길안내는 대성사 쪽으로 안되어 있을까. 오늘 산길 입구에서 본 이정표는 뭐죠. 폐쇄된 길?이라면 이정표를 치웠어야죠. 내비는 또 왜 대성사 쪽이 아닌 험한 민둥바위 쪽으로 경로를 띄워주었을까. 암튼 사전에 정보확인을 소홀히 한 탓으로 고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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