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이 울창한 숲 속에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느끼고 마시고 몸과 마음에 담는 일종의 치유 개념을 삼림욕이라 한다면, 등산하고는 좀 기대감이 다르지 않겠어요. 등산하는 도중에 숨을 몰아쉬며 숲 속을 누비다 보면 그것 또한 삼림욕이 아니라고 할 수 없지만 산길, 숲 속길, 등산길 중에서도 특별히 삼림욕장이라고 한다면 등산으로 오르는 여늬 산보다 피톤치드가 더 많이 뿜어져 나오는 수종으로 울창할 것으로 자연스레 기대가 되죠. 언뜻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나무로 편백나무를 들 수 있겠는데 이곳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에는 편백나무는 안 보이네요, 못 보았나, 암튼 주로 참나무, 소나무가 많았어요. 참나무 소나무도 많이 나온다고 하지만 우리 산에 흔한 나무들이잖아요, 그러면 피톤치드는 어느 산이나 다 비슷하다고 봐도 될까요. 얼마나 울창하냐에 차이가 많겠죠. 오늘 걸은 산림욕장길은 키 큰 나무들로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울창한 숲 속 오솔길이었습니다. 울창한 숲 속에서 피톤치드를 찾아 걸었습니다.
오늘은 장마가 끝나면서 무더위가 찾아와 덥고 습한 음습한 기운이 산에 가득하고 바람도 없는 데다 장마철 내린 비에 흠뻑 젖었던 산자락에 무더위가 솜이불처럼 덮여 있어 후텁지근한 열기가 숲 속에 가득한 듯, 울창한 숲 속 오솔길을 걸으면서도 상큼한 기분, 상큼한 피톤치드가 못내 아쉬웠어요.
숲 속에 공기는 맑고, 푸르름은 싱그럽고, 초록 초록한 풍경은 더없이 아름답고, 치유의 숲에 거는 신비한 마음도 두둥실한데 나무들이 왕성하게 피톤치드를 내뿜고 있는 것이 무더위와 음습한 공기에 희석되어 산중에 배어 있는 피톤치드를 몸과 마음으로 충분히 느끼지 못한 것, 뭐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오늘 걸은 산림욕장이 산중 쉼터 평상에 앉아 편히 쉬거나 가볍게 슬렁슬렁 산책하는 길이 아니라 오르막 내리막을 숨 고르며 걷는 등산코스라는 점도 감안해 봐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원래 무색무취인 것을 꽃밭에 진한 허브향이나 소나무숲 송림향, 파도와 함께 밀려오는 바다향기 같은 기대감이 너무 컸었나 싶기도 하죠.
산림욕장으로 가려면 동물원 정문으로 입장해야 합니다. 산림욕장길이 시작부터 가파른 나무계단 데크길을 오르고도 계속 오르막입니다.
완만하지만 계속 오르막 산길을 오르다 만나는 첫 쉼터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붙어앉아 쉬지 못하도록 테이프로 감아놓았어요.
산불감시초소가 아닌가 했는데, 그러려면 산 정상에 있어야 할 텐네..
키 큰 소나무, 참나무들로 쭉쭉 뻗어 울창합니다.
초록 초록
낙락장송이 산길을 가로막고,
못골산막
외길이지만 군데군데 이정표를 세워놓아 심심하지 않아요.
이곳에 선녀못이 있었다고 하네요.
선녀못을 지키는 사슴 두 마리
"나무도 사람처럼 마음이 있소"
작은 나무들이 빼곡
녹음이 짙은 오솔길을 따라갑니다.
송촌산막
깨끗해 보이는 얼음골약수, 그런데 수질검사엔 아쉽게도 음용부적합
누리장나무꽃
걷기 편한 흙길이 이어집니다.
계속 이어지는 흙길에 울창한 나무들로 주위 시야가 가려지고,
전망대 터줏대감 까마귀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동물원
시 "낙화"에 새겨진 아름다운 시어,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좁은 계곡에 물소리도 가득히
맑은 물 정수되어 흘러내려갑니다.
[영상] 좁은 계곡에 경쾌하게 흘러내리는 물소리를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계곡에도 시원한 바람은 없네요, 더위에 피톤치드가 묻혔어요.
약수터 쉬어가는 숲, 약수물은 음용 적합, 벌컥벌컥 마시고 생수병에 가득 담았습니다.
누런 냥이가 졸고 있던 망경산막을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내려갑니다.
왕거미
거의 다 내려왔는데 또 있네요, 산불감시초소인가..
해가 저물며 그림자가 길어졌습니다. 초록빛도 변한 듯하죠.
산림욕장길 다 내려와 오른쪽으로 가면 동물원정문입니다.
동물원 정문을 나와 1.5km 정도 걸어서 스카이리프트 타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그 앞 거치대에 자전거 거치 시켜놓고 걸어왔던 길이죠. 길은 넓은 길이지만 자전거승차 금지되어 있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산림욕장길 산행 7km 포함, 11.2km, 탄천-양재천을 달린 자전거 라이딩 거리는 45.9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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