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조간신문에 강원도 삼척에선가 노랗게 물든 유채꽃밭을 트랙터로 갈아엎어버리는 사진이 일면에 크게 실렸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염려 때문에 상춘객이 몰려올 것을 반겨하지 못하고 오지 마시라고 갈아엎는 심정이 어떡했겠어요. 오늘 꽃구경하러 찾아간 반포천 둑방 벚나무길에도 안쓰러움은 마찬가지.., 벚꽃이 만개한 길을 통행을 통제한다고 붉은 테이프를 둘러쳐 놓았네요.
한강을 달리다 동작대교 밑을 지나 노을카페 앞에 자전거 거치시켜 놓고, 걸어서 반포천으로 진입, 동작역 밑으로 지나가 둑방으로 올라갔더니 둑방길 진입이 막혀 있었습니다. 이 둑방길이 허밍웨이인데, 뭔? 일인지 몰라 두리번거리다 뒤쪽으로 좀 가 보니 반포교 입구에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4월 4일 09:00부터 4월 5일 24시까지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네요. 이번 주말에 벚꽃구경 오는 사람들을 막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작대교에서 반포교(이수교차로)까지의 둑방길을 허밍웨이(Humming Way), 즉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 쾌적한 길이라는 뜻으로 길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죠, 멋진 이름입니다. 그런 둑방길에 벚꽃이 만개하여 유혹하고 있지만 붉은 테이프로 길이 막혀 있어 동작역까지 이어지는 허밍웨이는 가 볼 수가 없네요.
동작역으로 가는 허밍웨이입니다. 화사한 벚꽃길을 그저 바라만 보네요.
반포교(이수교차로) 입구에 걸려 있는 허밍웨이 진입을 통제하는 현수막을 자전거길에서 둑방으로 올라오는 길목에도 하나 걸려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올려다보면 벚꽃이 활짝 피어 하늘을 가리고 있지만 하는 수 없이 되돌아 나와,
반포교 아래로 내려가 다리밑을 지나갑니다.
활짝 핀 벚꽃이 눈앞에 가까이 황홀하게 펼쳐지고..
올려다보면 하늘도 안 보여요. 산책로를 좀 따라가면서 보니 길가에 예쁜 봄꽃들도 많이 피어 있습니다.
빨간 명자나무꽃,
짙은 보라색 박태기꽃
미국제비꽃(종지나물)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라일락은 여기저기 많아서 만개하면 산책길에 향기가 은은하겠어요.
하얀 조팝나무꽃도 만개하였습니다.
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단풍나무 새 순,
보리수 푸른 잎새,
철쭉
겹황매화
복숭아꽃(분홍)과 하얀 벚꽃,
가다 보니 피천득 산책로가 시작되는 반포 2교에서 다시 길이 막혔습니다. 취지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뜻에서 이 지점에서 U턴으로 돌아 나왔습니다. 여기까지의 구간에는 자전거 끌고 가는 두(2)분, 인근 주민들인 듯, 몇 분이 거닐며 가볍게 산책을 하는 한산한 모습들입니다. 짧지만 어물쩍 통제구간을 일부 걸어갔다 온 것이 송구하죠.
막힌 진입로에 손소독제도 비치되어 있고,
허밍웨이->피천득산책로 안내도입니다. 중간중간 반포아파트로 진입하는 샛길에 모두
진입을 통제하는 테이프가 둘러 쳐져 있습니다. 돌아 나와 자전거길로 내려왔습니다.
자전거길로 내려와 올려다본 허밍웨이 벚꽃길,
이 계단으로 올라가는 데는 진입금지 현수막이 없네요. 걸어 올라가면 허밍웨이에 진입, 동작역까지 벚꽃길을 가 볼 수 있겠으나, 오늘 진입통제에 동참하는 뜻에서 그냥 자전거길에서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진입통제에 적극 협조해 달라는 멘트도 스피커에서 계속 울려 나오고 있고..
가을에 피천득산책길 끝까지 걸어가 볼까 해요..
[영상] 허밍웨이 벚꽃길 영상과 피천득산책로 일부 풍경을 영상으로 함께 담았습니다.
허밍웨이길이 끝나는 지점(이수교차로)에서부터 고속터미널역까지의 반포천 둑방길이 피천득산책로인데 이곳 반포에 살면서 작품활동을 하신 시인이자 수필가인 피천득 님의 문학작품을 테마로 하여 조성된 문학산책로입니다. 진입이 통제되어 이수교차로 너머 진입은 포기하고, 반포 2교 주변에 세워진 시 두(2) 편과 작품 속에 남겨진 좋은 글귀를 새겨놓은 벤치 사진 몇 장만 영상에 함께 담았습니다.
반포천에도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고 있어..,
어느새 개나리는 절정을 지난 듯, 연두색 잎새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리도 몇 마리 노닐고,
터주대감 왜가리도 먹이를 노리고 있으나, 반포천은 수질이 안 좋아 보입니다. 디지털 줌 4x.
돌아오는 길, 동작대교 아래에서 잠시 휴식 중, 그늘진 다리밑에는 춥게 느껴지는 찬바람이 세차게 불고 강물이 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반포천이 한강에 합수되는 합수부 휀스에 자전거 거치시켜 놓고 반포 2교까지 봄마중으로 걸어갔다 온 거리는 3.3km, 오늘 라이딩 거리는 35.9km(feat. 하이브리드 도마스 펠리체 700-25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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