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춘천 가는 길,
기차가 다니던 옛 경춘선, 지금은 폐역 폐선로 된 자전거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오늘은 마석역에서 대성리역까지의 구간, 걷기 아주 좋은 길이죠. 그런데, 길 이름이 조금 헷갈릴 수도 있는 게, 경춘선이라면 춘천까지를 생각하게 되잖아요, 아니랍니다. 정확히는 갈매역에서 샛터삼거리까지를 '경춘선자전거길'이라고 한다네요. 왜 그런 건지, 헷갈리네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당연한 듯 알고 있듯이 이름 그대로 경춘선이라면 샛터삼거리까지가 아니라 춘천까지로 해야 헷갈리지 않고 좋겠는데요. 북한강철교(운길산역)에서 신매대교(춘천)까지를 북한강자전거길이라고 하니까 샛터삼거리부터는 경춘선과 북한강자전거길이 겹치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두 길을 검색을 해보면 둘 다 춘천 신매대교까지 안내되고 있습니다.
마석역에서 내려 왼쪽으로 자전거 종주라인인 푸른 띠라인을 따라 걷기 출발하면서 조지훈 시비를 만나게 됩니다.
"한줄기 바람에 조찰히 씻기우는 풀잎을 바라보며 나의 몸가짐도 또한 실오리 같은 바람결에 흔들리노라" <조지훈 시선 1956에서>
".. 그는 지병이 악화되어 1968년 5월 17일 만 48세로 생을 마치고 마석리 송라산 언덕에 영면하였는데 사후 44년 만에 남양주 시민들의 뜻을 모아 그의 영혼이 굽어보는 이곳에 시비를 세우게 된 것은 시인 지훈의 업적과 유훈을 우리 모두의 사표로 삼기 위함이다"라고 시비건립기에 새겨져 있습니다.
마석(磨石)은 마돌->맷돌+모로(山=송라산), 즉 맷돌모루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군요.
마석터널 가까이 길가에 노란 은행잎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마석터널 길이는 210m,
'터널 내에서는 선글라스를 벗으세요', 안전을 위한 권고인데 잘 안 지켜지죠.
그냥 선글라스를 코끝으로 살짝 내리면 됩니다.
마을을 소개하는 안내문들이 많네요. 월산리는 달뫼리, 당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달처럼 둥글고 아름다운 산을 가졌다 헤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네요.
월산리 마을 전경입니다.
월산리 마을, 기쁨의 교회 앞집의 감나무,
마을 길가에 꾸지뽕,
답내(踏內)리는 논이 마을 앞으로 펼쳐있는 논마을, 순우리말 논골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답내리 마을 전경
답내리에는 까마귀가 많은가 보네요.
까마귀 십여 마리가 이리저리 여러 마리씩 무리 지어 날고 있습니다.
뒤돌아본 자전거길, 마석에 신축 고층 아파들이 많아졌어요.
답내리 길가 수북이 쌓인 은행나뭇잎, 가을 햇볕이 따사로운 자전거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경춘북로 금남 IC 교에 이르기 전, 우측의 가파른 산비탈에 백자작나무숲이 눈길을 끄네요. 자전거 타고 지나면서는
앞만 보고 달리다 못 보고 지나친 것 같아요.
금남 IC 교 밑을 돌아가면 샛터삼거리입니다.
마을 이름을 구곡리의 구자와 응암리의 암자를 따서 구암리라 하였다고 하는 안내문입니다.
샛터삼거리에서 바로 보이는 야연터널은 길이가 165m라더니 터널 속을 지나서 보니 163m로 되어 있네요.
야미기고개를 너머 내려와 구암 1리 마을 앞, 큰 길가에 가로수 단풍이 화려하게 물들었습니다.
작은 공원 같기도 하고,
쉼터 같기도 한데,
수북이 쌓인 단풍나무잎과 은행나무잎이 서로 조금씩 섞이고 있습니다.
착한 순둥이 네눈박이, 물끄러미 카메라를 바라보기만 합니다.
구운천을 지나는 구운교에서 내려다 보이는 자전거길에서 길 따라 전철 아래길로 들어가면 대성리 유원지입니다.
왼쪽 내리막길 한가운데에서 허리띠만 한 큰 뱀이 급하게 길을 건너는 사진을 찍었지만, 역시 징그럽네요. 그래서
여기에 올리지 않습니다. 아까 지나온 월산리 감나무집을 돌아 나오다 어느 집 베란다에 엎드려 햇볕에 졸고 있는
고양이 사진도 올리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귀엽지 않고 전설의 고향이나 납량특집에서 보는 것처럼 무섭게 나왔어요.
구운교 건너 왼편에 우뚝 솟아 있는 가평청년회의소 33주년 창립기념 조형물입니다.
구운천을 건너는 징검다리는 얼마 전까지도 없었는데..
대성리 유원지로 진입합니다.
낚시에 몰입하고 있는 어떤 분,
북한강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여름 한철 바쁘던 모터보트들이 뭍에 정박되어 있습니다. 보트투어(4인기준) 요금은 대성리일주 3만 원, 북한강일주
5만 원, 청평댐일주 7만 원, 양수리일주 십만 원,
왼쪽(화살표) 방향으로 길 따라 가 대성리역에서 오늘의 트레일링을 마치고, 걸은 거리는 10.6km 됩니다. 오늘은 산책을 하거나 이 구간을 걷는 분들도 여러 명 되는 것 같았어요. 자전거로 달리면 쓱 지나갈 수 있는 거리인데 자전거길을 천천히 걷는 재미가 자전거 타는 재미 못잖습니다. 자전거길을 걷는 좋은 점을 하나 꼽아보라면, 외진 산길처럼 외롭지 않아 좋아요.
대성리 유원지, 자전거대여, 킥보드 렌털 1시간 1만 5천 원, 2시간 2만 5천 원, 유아용 트레일러 5천 원,
너무 예쁜 빨간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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