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춘천 가는 길.
강물이 흐르고, 강물 따라 산과 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하얀 구름이 어우러진, 더없이 아름다운 명품 자전거길-경춘선 자전거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오늘은 금곡역-평내호평역-천마산역을 지나 마석역까지의 구간입니다. 자전거로 달리던 자전거길을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전에 자전거 타고 달리면서 지나치고 못 보던, 숨겨진 풍경을 천천히 찾아보는 재미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자전거길, 자전거에만 좋은 길이 아니었네요, 걷기 참 좋은 길입니다. 이것저것 좋은 점을 들어 볼 수 있겠지만, 딱 하나만 꼽으라면, 아름다워요, 그리고 안전해요.
경춘선 자전거길은 옛 경춘선 기찻길. 경춘선이 복선으로 새롭게 놓이고 전철이 개통되면서 옛 철길을 자전거길로 만든 것이죠. 어룡터널입니다.
금곡역에서 나와 출발, 뒷길 계단으로 오르면 바로 자전거길에 진입합니다. 발걸음 가볍게 평지길을 걸어가면 얼마 안 가 만나는 어룡터널은 길이가 287m입니다.
기차가 터널을 드나들던 모습이 그려지죠. 석탄을 때던 증기기관차가 시커면 연기를 날리며 기적소리와 힘께 느릿느릿 달리던 그때 그 시절이 그려지나요. 터널 입구엔 노란 애기똥풀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네요. 이른 봄부터 피기 시작해서 가을까지도 피는 들꽃입니다.
평내 차량기지입니다. 비탈엔 노란 산국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여기서 청평까지는 20km,
차량기지를 지나 사릉천 아래로 내려가면서 우사들이 모여있습니다. 가을이어서 소똥 냄새(악취)는 그런대로 참을만합니다.
자전거길은 물이 가늘게 졸졸 흐르는 사릉천을 따라갑니다. 그런데, 개울가에 잡동사니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네요.
길가에 몇 그루 안 되는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었습니다.
춘천에서 서울방향으로 달리는 전철,
전철이 수시로 지나가고 있지만 가을 풍경에 묻혀 시끄럽지 않아요.
자전거길에도 금년 단풍은 많이 늦어지나 봅니다.
화개선원 입구, 길가에 황금빛 천수국, 만수국 꽃밭이 예뻐요.
시간을 내서 화개선원을 갔다 오려면 왕복 2km, 패스.
인덕사는 더 가까운데, 패스.
개울 건너엔 약대울 체육공원입니다.
약대울 소리정원(쉼터)은 새로 만든 지 얼마 안 되는가 본데 벤치에 앉으면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잠시 쉬고, 에너지 보충하고, 다시 출발, 길가에는 단풍이 꽤 물들었습니다.
평내호평역까지는 4.6km, 이후, 완만한 오르막길을 걸어오다, 이 지점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마치터널, 오른쪽 길은 마치고개로 오르는 차로.
마치터널입니다. 터널길이는 644m, 직선 터널이어서 터널 끝이 동그랗게 보입니다.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자전거들도 오고 가고,
두 분은 휴식 중이십니다.
선비들이 가난한 형편에 말총갓을 사서 쓸 수 없는 형편이어서 종이로 갓을 만들고 먹을 갈아 검게 물들여 썼다 하여 먹갓이라 하고, 그런 검은 갓을 만들었던 동네라 하여 먹갓마을이라 하였다고 합니다. 먹갓마을이 지금의 지명으로는 묵동인데, 이 근처죠. 그 묵동에 전해지는 이야기(유래)입니다.
말벌을 제거해주면서 사례까지 하겠다는 게 좀 궁금해요. 꿀벌을 말벌의 공격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양봉업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긴 하지만, 제거는 119 아닌가요.
금곡역에서부터 천마산역까지 걸어온 거리는 9km,
이 너와집에서 키우는 누렁이, 순둥이, 슬그머니 나와 신발에 올라타고 발목에 비비고 꼬리치고 반가워해서 쓰다듬어 귀여워해 주는데, 지나던 젊은 여성분이 덥석 안아주니, 좋아 죽네요.
귀 밑 쓰다듬고, 코와 주둥이를 움켜쥐고 만져주는 손짓이 순둥이 개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이네요. 자기네 개보다 얘네들이 더 좋아 죽는 것 같다고 하면서..
마석 전통시장 입구의 노점 행상,
뒷골목 풍경. 고층빌딩 아파트들이 쑥쑥 올라가고 있지만 뒷골목엔 옛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풍경입니다.
골목엔 여관도 있어요.
마석역에 붙어 있는 자전거 교통 안내판. 자전거를 내려서 끌고 가라는 안내표시인데, 최근에 디자인된 모양입니다.
마석역에서 트레일링을 마무리하고, 오늘 걸은 거리는 11.6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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