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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숙천으로 해서 금곡역(폐역) 가는 길, 구리 한강공원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꽃밭을 지나갑니다.

지난 9월 말로 축제는 끝났지만 아직도 여러 사람들이 꽃구경 오고 있고 꽃밭은 절정 못지않네요.

 

순차적으로 파종을 한 듯, 외곽인 강동대교 쪽의 꽃밭은 많이 시들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이 사진 찍기는 좋은데요, 절정일 때는 꽃밭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 피해 찍기가 쉽지 않죠.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자전거들도 많이 지나갑니다.

 

자전거역 이름이 코스모스역, 지금이 딱 들어맞는 이름입니다.

 

이렇게 멋지게 달리고 있지만 조금 전 보행자와 아찔한 순간이 있었던 지점이죠. 보행자가 예상치 못하게 뒷걸음치면서 놀라 자전거가 급제동하여 위기는 넘겼습니다.

 

서로 조심해야죠, 이번 경우도 보행자도 조심조심하면서 좌우 슬쩍 살펴 뒷걸음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일부의 과속이 문제죠.

 

산책로(보행로)와 자전거길이 분리되어 있는데도 자전거길이 좋아서인지 두셋이서 나란히 자전거길을 메우고 걷는 분들이 적잖은데, 자전거 통행에 불편을 주고 사고의 위험이 있는 걸 잘 모르거나 별 신경 안 쓰는 분들 같습니다. 그런 걸 슬쩍 지적해 주면서 달리는 분들도 꽤 되지만 반응은 쿨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듯한 표정들이죠. 자전거길에서 마라톤 대회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죠. 분명히 바로 옆에 인도가 있는데도 인도로 뛰지 않고 우르르 자전거길로 뛰어가는 것은 왜일까요. 음료수 테이블을 지나면서 물 마신 컵을 내동댕이 쳐 자전거길에 수북이 흩어져 있는 건 그래도 건강한 땀을 흘린 현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왕숙천이 사릉천으로 갈리는 지점에서 사릉천을 따라가면 경춘선 자전거길에 진입하게 됩니다. 진건 마을 장미터널을 지나 경춘선 전철을 우측에 끼고 달리면 지금은 폐역 되어 열차가 다니지 않는 금곡역(폐역)에 이르게 됩니다. 오래간만에 다시 찾았는데 고요함, 적막함, 쓸쓸함과 같은 폐역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가신 듯하네요. 역사를 어느 교회에서 사용하면서 주변에 꽃들을 많이 심어놓아 분위기는 아기자기한 분위기네요. 동네 어르신분들도 여럿이 나와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시고..

 

이정표는 옛 모습 그대로, 너무 낡았죠, 폐역 분위기가 물씬,

 

작은 나무들에 가려 옛 역사 건물이 잘 안 보입니다.

 

오른쪽 건물이 옛 역사입니다.

 

역사 앞 쉼터였는데 잡동사니 물건들이 가득하네요.

 

쉼터 지붕에서 뻗어나간 담쟁이가 옛 역사 처마로 건너가 이어졌습니다.

 

그때에도 '평내호평'이라 했었나 보네..

 

폐역 인생샷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벽제역 터널은 무단 통행을 하다 적발되면 고발된다고 해서 혼란스러운데요. 교외선은 폐선, 폐역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랍니다. 금곡역은 틀림없이 폐역이긴 한데, 보면, 끊긴 철로가 안 보여서 폐역 분위기가 아닌 듯 잘 안 나타나죠. 역사 이름과 이정표를 보고 나서야 폐역 분위기를 보게 됩니다.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여 있어 마치 무슨 노천카페 같은 분위기입니다. 그전에 와 봤을 때는 이런 건 없었던 것 같았는데..

 

꽃밭으로 뒤덮여 가려진 옛 역사,

 

이 자리에 그동안 바뀌지 않은 건 해만 바라보고 있는 해바라기뿐인 듯합니다.

 

금곡역(폐역)에서 돌아 나와 사릉천 따라 내려오다 왕숙천과 만나는 합수부 다리 위에서 바라본 왕숙천 물줄기입니다.

 

요즘 억새 축제들이 열리고 있잖아요, 지금 하늘공원에도 축제 중이죠, 그런 인기 있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왕숙천 갈대밭을 찾아 호젓하게 가을 풍경을 담아볼까 해서 가벼이 몸도 풀 겸 자전거를 타고 나왔는데, 무성하지 않네요, 조금 실망입니다.

 

왕숙천에 억새나 갈대밭이 전만 못하네요, 시기가 좀 빠른 듯 , 일찍 왔나 싶어요. 갈대는 아직 피어오르지 않은 듯합니다. 그렇긴 해도 군락지가 많이 훼손되어 있네요.

 

구리시에서 우범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무성했던 갈대밭을 파헤치고 잔디광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하천을 내려다보면 파헤쳐진 군락지 못지않게 가시박의 침투로 인하여 갈대밭이 쑥대밭 되어 신음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외래종, 유해식물인 가시박 제초는 안 하나요.

 

상류, 하류 돌아봐도 갈대밭은 엉성해지고 있고 뒤엉켜 붙은 가시 박넝쿨이 하천 생태계를 고사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무성한 갈대밭은 아니더라도 이렇게 호젓하게 지는 해를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북적이면서 장터 분위기로 바뀌면 가을 정취와 맛이 덜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아무도 찾지 않은 듯해도 호젓한 이곳 왕숙천의 풍경에 더 가을 느낌이 있어서 나름대로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좋을 때도 물론 있죠.

 

해는 기울고 있는데,

 

하늘에 구름이 없네요, 올 때 코스모스 꽃밭에서 볼 때만 해도 하얀 뭉게구름이 떠 있어서 금곡역 갔다가 돌아오면서 지는 해와 함께 갈대 사진을 담아볼까 했던 것인데, 밋밋하네요.

 

 

오늘의 라이딩 거리는 46.5km입니다(feat. 하이브리드 도마스 펠리체 700-25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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