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대부 해솔길, 걸어본 중에 오늘 걸은 3코스 현장의 길안내가 다른 코스에 비해 가장 잘 되어 있네요. 시작점에서 종점까지 리본은 거의 50여 미터 간격으로 촘촘히 매어져 있는 데다 귀요미(화살표) 안내표시가 정방향 역방향 함께 부착되어 있는 곳이 많아 진행방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3코스 안내도에는 전코스, 거의 해변길로 보이지만 어심낚시터 지나면서 시작되는 숲 속 오솔길은 선재대교까지 이어집니다. 이후로 해변길, 다시 산길, 해변길, 마을길, 산길로 이어지면서 숲 속길에서 바다는 나무사이로 살짝살짝 보입니다. 오늘은 해가 지는 멋진 노을을 기대하고 광각렌즈도 마운트 해서 3코스를 택했는데, 비도 내렸고 구름이 두터워 글쎄.. 하면서 코스에 진입했습니다.

 

123번 버스, 대부고등학교 앞 정류장에서 하차, 걷기 출발하여 길 건너 아일랜드 CC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차도를 따라가도 되지만 좀 가다 우측으로 내려가 농로를 따라가는 길이 한적해서 좋죠. 왼쪽에는 포도밭, 오른쪽 논에는 익어가는 벼이삭들이 지난번 태풍으로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고 넘어져 뒤엉켜 있습니다. 길은 외길이지만 길가 전신주마다 3코스 진입을 안내하는 귀요미(화살표)가 붙어 있습니다. 농로를 1.7km 정도 걸어오면 2코스 종점, 3코스 시작하는 코스안내판 세워져 있습니다. 그 앞 작은 잘푸리 방조제에서 앞으로 보이는 넓은 갯벌은 지난번 2코스 돌 때 왔을 때는 밀물 때여서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있었는데 오늘은 물이 빠진 갯벌에서 왜가리 두 마리가 서성이며 먹잇감을 찾고 있었었습니다.

 

어심낚시터에는 많은 분들이 낚시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낚시터를 지나 좀 가면 산길로 오르게 되죠, 오솔길로 진입하면 오른쪽에 바다는 안보입니다. 숲속에서 외길이지만 나뭇가지에 리본이 자주 보이네요, 그만큼 3코스는 현장 길안내가 꼼꼼히 성의껏 관리되고 있습니다. 오솔길 주변에 이름 모를 작은 들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어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안산역 1번 출구 나오니 생각치 않게 비가 오고 있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옷을 하나 샀죠.

 

비는 계속 내려 시화방조제를 달리면서는 빗물이 버스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하늘엔 짙은 비구름,

 

그래도 비를 맞으며 자전거들이 줄지어 달립니다.

 

역시나 방조제길은 많은 차량으로 정체되고,

 

타고 있는 버스는 서행, 가다 서다, 굼벵이입니다.

 

한 가지 희망으로, 저 멀리 서쪽 하늘이 엷은 구름에 날이 갤듯해 보이더니,

 

대부도에 진입하면서 비는 서서히 멎어, 다행이죠.

 

골프장을 끼고 산길을 돌아가고 있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말소리들이 또렷하게 들리고 볼 치는 소리도 들리더니, 3번 숏홀에 접근하면서 보니 카트 한대가 대기하고 있고 한 팀의 골퍼들이 티샷 준비하고 있는 모습들입니다. 이쪽에서 손 뻗으면 서로 악수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이 지점에선 그렇게 가까이 근접하네요. 캐디 혼자만 바쁩니다.

 

3번 홀 근처 길가에 해솔길 리본이 이번 태풍 때문인가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주어다 근처 전봇대의 귀요미 안내판에 매어주었습니다. 양방향 안내판이죠, 오른쪽은 정방향, 왼쪽은 역방향입니다. 뒤에서 방금 딱! 티샷 한 소리가 들리더니 잘 안 맞은 모양입니다. 잘못치고 자책하는 소리까지 다 들립니다. 아, 참, 지난번 2코스 종점, 작은 잘푸리방조제 길가에서 골프공 하나를 줍기도 했었죠. 공이 굴러 나온 건지, 날아온 건지, OB난 볼이긴 하지만, OB볼이 날아올 수도 있는 데라면 지나면서 주의해야 되겠습니다.

 

계속 아일랜드 골프장을 왼쪽에 끼고 돌아가다가 중간에 전망대에 서면 골프장이 한눈에 시원하게 들어옵니다. 멀리 카트길에 이동하고 있는 하얀 전동카트, 보이나요.

 

아일랜드 골프장 앞 전망대를 지나 다시 숲길로 진입합니다. 큰 산 숲속 오솔길입니다.

 

큰 산 숲길, 정상을 좀 지난 산등성이에 피자 한판보다 더 큰 하얀 버섯이 바윗돌 사이 잡목사이로 숨어 있어 접근이 어려워 디지털줌 4x로 당겨 찍었습니다. 지나치게 흰 것으로 보아 독버섯이겠죠. 이 산이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해발 8~90m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 왜 갑자기 산 높이가 생각났는가 하면 바로 도둑게 한 마리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재빨리 도망가 숨어버려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분명히 주먹만 한 큰 놈이었습니다. 물가가 아닌 높은 산등성이인 이곳에도 도둑게가 있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쩌다 한 마리겠지 하고 한참을 내려가는데 또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이 녀석이 깜짝 놀라 숨을 풀숲도 못 찾고 제 구멍도 못 찾았는지 재빠르게 도망을 못 가고 참나무 뒤로 가 숨었습니다.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살금살금 접근,

 

녀석이 깜짝 놀라 숨을 곳을 못찾고 노려봅니다. 포즈를 취해주는 건가요, 이번에는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녀석이 참나무 뒤로 돌아가 숨는다고 숨었지만, 카메라를 피할 순 없죠.

 

녀석은 재빠르게 귀신같이 대각선 대칭각도를 유지하고 나무를 안고 돕니다. 나무 뒤로 안 보이게 숨는 거죠. 그런데 나무 위아래로는 재빠르지 않습니다.

 

딱 걸렸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가까이 들여대니 얼음땡!! 진퇴양난인 모양입니다. 그렇게 나무 뒤로 숨으며 숨바꼭질 놀이를 하던 녀석을 놔두고 그 자리를 떴습니다. 며칠 전 TV방송에서 크리스마스섬에 수천만 마리가 넘게 살고 있는 홍게다큐가 방영되었는데 얼마나 많은지 길가에 빨간 고추를 널어 말리듯 바글바글해서 주민들이 빗자루로 쓸고 다니는 진풍경이었습니다. 우리의 도둑게가 홍게의 일종이잖아요. 홍게는 다리는 물론 몸체까지 빨간데 도둑게는 두 집게손만 빨갛죠. 암튼, 주로 나뭇잎을 먹고 산다니 녀석들이 산에 사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산란을 위해서는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오늘 본 도둑게는 높은 산등성이에서 어떻게 바다로 내려갈지 참 괜한 걱정입니다.

 

큰 산을 돌아내려와 선재대교입니다. 오른쪽은 흥성리선착장.

 

선재대교 아래로 낚시꾼들이 모여 자리 잡고 낚시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큰 망생이길을 돌아가면서 보이는 마을, 어촌 속의 농촌마을이죠.

 

한사위 앞바다입니다. 옛날에 가난한 선비라든가 세도 없는 사람들이 살았다고 하여 한사리(寒士里)라고 했다고 하는군요. 윗 한사위, 아랫 한사위, 이렇게 두 곳이 있다고 하는데, 마을 한쪽에만 있어 한사위라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고도 하네요. 노을이 진다면 저 앞쪽으로 보이는 구름이 좋은데 저 앞쪽으로는 해가 지는 방향이 아니네요.

 

한사리를 지나, 아랫말에서 뒤돌아 보니 멀리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네요.

 

붉은 노을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 바닷가에 서 있지  못하고 바닷가에서 한참 멀어진 섭수리 마을을 지나고 있습니다.

 

섭수리 염전저수지 수면에 노을이 비치고 있네요.

 

지금 바닷가에 서 있다면 붉게 타오르는 멋진 노을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는데.. 하지만, 노을은 이대로도 아름답습니다.

 

포도밭 너머로 노을은 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석양의 노을을 담으려니 늦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여기서 오늘의 종점까지 1.3km, 어두워진 동네, 들판길, 산길, 농로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가는데 가로등도 몇 개 없는 어두운 길인데도 어둠 속에 희미하게 산들거리는 리본이 보입니다. 3코스, 꼼꼼하고 성의 있는 길안내에 만족스럽습니다. 드디어 흘곶마을(15통) 회관(경로당) 앞, 3코스 종점, 4코스 시작점입니다. 오늘의 걷기를 마무리하고, 걸은 거리는 11.6km, 택시 콜하여 대부고등학교 앞까지 이동, 123번 버스에 탑승, 안산역에서 하차, 4호선 전철로 귀가하였습니다. 오이도역을 가는 790번 버스를 이용해도 좋은데 배차간격이 1시간입니다.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