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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10코스는 신 먼우금 길이라는데 먼우금이라는 말이 생소하죠, 그래서 오늘의 코스를 걸으면서 알게 되겠지 했는데 코스 어디에도 먼우금에 대한 안내(설명) 문이 없네요. 인천 사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검색해 보니 송도지역의 옛 이름으로 순우리말이네요. 팔 오금이라고 팔이 안으로(오금처럼) 굽은 모양이라는 의미인데 옛 지도를 살펴보면 오늘 걸은 해안가 모양이 팔이 안으로 휘어진 길고 먼 해변 모양을 하고 있었다고 하는군요. 갯벌이 매립되고 신도시가 생겨나면서 해안가 모양이 바뀌게 되고 해서 신(新) 먼우금 길이라고 코스 이름을 붙인 모양입니다. 알고 보니 순우리말의 멋진 이름입니다.

 

오늘 걸은 신 먼우금길은 달빛공원 자전거길-> 아암대로 해안 자전거길-> 에코테마파크 자전거길-> 중구 문화회관(+국민체육센터) 앞 자전거길로 이어지면서 구 도심으로 진입하는 축향대로에 이어질 때까지 자전거 전용길을 걷게 됩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없는 평지길이라서 걷기 너무 편하지만 좀 심심하죠. 강처럼 보이는 바다를 보며 걷고, 갯벌을 바라보며 쉬기도 하지만 도심, 고층빌딩 숲에 스며든 바다는 왠지 바다 같지가 않고, 도시 주변에 늘어진 갯벌은 바다 갯벌 내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바다는 수평선이 보여야 바다 같고 그 바닷물이 썰물로 멀리 나갔을 때 물 밖으로 나와 상큼한 바다내음이 느껴지는 갯벌이 갯벌다운 것이죠. 

 

송도 신도시로 넘어가는 송도 국제교는 둥근 원 두 개의 조형물이 마치 사장교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오늘의 출발은 동막역 3번 출구 나와 직진, 인천환경공단 앞 연수길 진입하는 아치 앞에서 횡단보도 건너면 가로등 기둥에 인천 둘레길 안내판 보입니다. 출발에 앞서 두리번거리게 되는데 출발점에 길안내 표시나 리본이 안 보이기 때문이죠. 횡단보도 건너기 전에 리본 하나 매어져 있으면 좋겠어요. 무심코 환경공단 앞 아치 아래에 세워져 있는 연수 둘레길(+인천 둘레길) 안내 화살표 따라가면 코스에서 멀어집니다.

 

달빛공원으로 내려오면서 보이는 송도 국제교입니다. 트랭글 실행 안 하면 이곳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지 또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왼쪽으로 곧게 뻗은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되는데 롱코스는 5km 나 되네요. 자전거길 따라 녹색 가림막으로 가려진 배드민턴 코트, 테니스 코트에는 이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동호회원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겠지만 셔틀콕이 내리 꽂히는 강력한 스매싱으로 더위를 날릴 수도 있죠. 동호회원들 게임엔 헤어핀, 드롭이 재밌습니다. 테니스야 짜릿한 에이스죠.

 

달빛공원길을 따라 일직선으로 뻗은 자전거길이 아트센타교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가로수가 없어 그늘이 없네요. 그늘이 없는 길은 무더운 여름날엔 비추입니다. 길 따라 해당화 꽃길이 이어지지만 어쩌다 한두 송이 피어 있을 뿐, 꽃이 떨어진 자리에는 작은 귤(금귤) 같은 열매가 다닥다닥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해당화 꽃피는 봄철에 걸으면 보기 좋겠어요.

 

자전거길과 산책길을 비춰주는 야간조명등이 은방울꽃 모습을 닮았어요. 야경이 멋지겠어요.

 

아트센터교 아래입니다. 다리 밑은 시원하죠, 잠시 쉬어갑니다.

 

아트센터교를 넘어가 왼쪽으로 이어지는 아암대로 해안 자전거길입니다. 이 길에는 바닥에 들레길안내 원형 그림이 그려져 있네요. 난간에는 리본도 매어져 있습니다. 보도블록도 새로 깔고 우측에 자전거길 포장도 다시 하고 있습니다. 새 단장 중이네요. 앞에 숲으로 가려진 아암도가 보입니다.

 

아암도는 바다 구경 명소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작은 섬이었는데 특히 해 질 녘 풍경이 장관이었다고 합니다. 송도 신도시가 되고 영종도 신공항이 생기고 인천대교가 생기면서 바다는 아암도로부터 밀려 나가고 아암도는 육지에 갇혀 섬 아닌 섬으로 남아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멀어지게 된 것이죠. 그나마 지나면서 보니 진입을 못하도록 막아놨네요. 무리해서(휀스 넘어) 올라가 볼 수는 있겠지만 막아 놓을 땐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무리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주변 벌판에 소나무가 울창한 유일한 바위섬인데 시민들의 쉼터로 다듬어서 개방되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송도 신도시는 지금은 고층빌딩이 즐비하지만 개발되기 전에는 바다였다고 하죠, 바닷물이 썰물로 빠져나가면 드넓은 갯벌이 되고 밀물로 물이 들어오면 바다가 되던 곳이었다고 하니 인천에 오래 사신 분들 중, 이 길을 걸으면서 그런 추억에 젖는 분들도 많으시겠어요. 그런 추억을 모르는 분들에겐 이 길이 그냥 심심할 수도 있겠습니다.

 

공사 중이라도 걸어갈 수는 있겠지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저기 작업 중인 포클레인 기사분이 길이 끊겼다고 돌아가라고 손짓하네요. 송도 수출 2단지 프로물류센터 주변 공사인데 차로로 나가 지나가면서 보니 포클레인 뒤쪽은 현재 교량공사를 하는 듯 철근이 조밀하게 엮여 있습니다. 아암도 지나면서 미리 횡단보도 건너 오른쪽 인도를 걷는 게 안전하겠어요.

 

참새들이 별로 경계하지 않는 듯, 카메라 의식을 안 하네요. 둔한 애들인가 보네, 디지털 줌 3x로 당겨 찍었습니다.

 

인천대교로 가는 제2경인고속도로 아래입니다.

 

멀리 인천대교, A자형 주탑 두 개가 보입니다.

 

바닷물이 밀려들고 갈매기들이 나르니 바다 같네요, 네 바다 맞습니다. 멸종위기라는 검은 머리 갈매기들이 섞여 날고 있는 는 지 구별이 안 됩니다.

 

인천대교는 2009년 10월 개통,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긴 다리(사장교 주탑 사이 거리인 주경 간 800m는 세계 5위)인데, 왕복 약 40 km로 이 다리를 왕복하는 것만으로도 마라톤 풀코스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인천대교 왕복 마라톤 경기도 생겨날지 모르겠어요.

 

늦은 오후, 갈매기들도 물가에서 쉬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는 도심 공원을 지나는 길인데도 편의점이 안 보입니다. 에코테마파크 옆 중구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입구에 편의점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문이 잠겼어요. 방금 전 문을 닫고 퇴근한 모양이라고 하는군요. 갖고 간 생수가 몇 모금 안 남아서 아쉬운 마음으로 둘러보다 수영장 풀 입구에 정수기 발견, 고마운 마음으로 빈병에 냉수를 가득 받아 담았습니다. 그리고는 여성회관을 좀 지나 화장실 옆 쉼터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아직 에코테마파크를 벗어나지 않은 공원 벤치인데 늦은 오후, 앞에 홀로 서 있는 나무 그늘이 길어지며 점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왼쪽엔 용현갯골유수지, 오른쪽에 보세창고, 여기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그늘 길이어서 좋았습니다.

 

이후는 도심의 인도를 걷게 됩니다, 축향대로->매소홀로-> 아암대로-> 인주대로-> 석정로-> 숭의로터리-> 샛골로-> 공구 상가길로 이어집니다. 석유냄새, 페인트 냄새, 기름 냄새나는 공구상가 거리 표정을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주말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런가 문이 닫힌 가게가 많고 몇 안 되는 열린 집은 한창 작업에 열중하고 있어 카메라 드리대기 쉽지 않았어요. 영등포 문래동의 기계공구 작업실 거리처럼 아무 데나 자연스럽게 사진 찍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네요.

 

인천 축구전용구장

 

오늘의 목적지 도원역입니다. 오늘 코스의 좋은 점은 시작과 끝나는 지점이 전철역과 가깝다는 것. 도원(桃源)..이라면 근처에 복숭아 밭이 많은가, 이상향을 가리켜 무릉도원이라 하는데, 여기 도원역 이름에 숨겨진 이야기(유래)가 궁금합니다. 트레일링을 도원역에서 마치며 오늘 걸은 거리는 15.6km입니다. 둘레길 6+7+10 세(3) 코스는 묶어서 자전거로도 달리기 좋은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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