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브레이크 케이블이 루스 해서 제동력이 약해져, 좀 당겨줄까 하고 육각렌치를 찾아보니 다른 건 다 있는데 딱 필요한 그 사이즈만 없네요, 어디서 분실한 모양입니다. 가까운 공방에 가서 손보기로 하고 자전거 타고 갔더니 이런저런 수리 대기자가 몇 명이나 있네요. 그래서, 바빠서 정신없는 아저씨에게 잠깐 양해를 구하고 렌치를 좀 빌려주시면 직접 손보겠다고 하니 흔쾌히 빌려주어 그 자리에서 벽에 자전거 기대놓고 렌치로 브레이크 케이블 너트 풀고 간단히 앞뒤 브레이크 케이블 장력 조정해 주었습니다. 감사의 말씀드리고,
가까운 성내천을 달려 올림픽공원 한번 돌고 들어가려고 수변무대를 지나다 혹시 하고 보니까 수변무대 끝 음습한 곳에 나 홀로 침묵하고 있던 물레방아가 오늘은 돌고 있네요. 언제 설치했는지는 몰라도 자주 오신 분들이야 벌써 보셨겠지만 공원의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 건 첨 봅니다. 시간이 오후 6시가 넘어 물레방아가 곧 멈추는 게 아닌가 싶어 서둘러 사진과 영상에 담았습니다. 옛적에는 물레방아가 우리네 삶의 정서에 녹아들어 구성진 대중가요도 많고 노래한 가수도 많고, 소설에 영화에, 동요까지에도 물레방아가 등장했었죠. 그런데 이제는 물레방아 도는 게 옛 추억이 되는 분들을 보기 어려울 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주로 도심 공원의 조형물로 만나면서 물레방아에서 풍기는 옛 정서는 느껴보기 힘들고 그때 그 시절 있었던 지난날의 풍경으로 싱겁게 보고 지나가기 쉽죠. 내려 쏟는 물은 빈약한데 모터 동력으로 돌거나 그래서 폭포수처럼 내려 쏟는 진짜 같은 물레방아를 보지 못한 탓도 크죠.
물레방아가 돌면서 물방앗간 안에는 떡방아를 찧고 있고, 그때 그 시절 되돌아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옛날 물건들도 모아 놓았는데, 이름만 가지고는 알기 어려운 것들이지만, 용두레, 절구통, 화로, 지게, 짚신, 물레, 왕골돗자리, 여물통, 왕골모자, 우장, 멍에, 저울, 뙈기, 삿갓, 도롱이, 도리깨, 쇠스랑, 거름대, 밭고무래 등등 다 볼 수 있네요. 지나다 여기 물방앗간에 들려 보면 옛날 물건들이지만 볼수록 흥미롭습니다.
물방앗간을 둘러보고 오는 길에 들꽃마루가 궁금해서 가 봤는데요.
장미원에 장미는 절정을 넘겨 색 바래고 풀 죽은 꽃송이 틈에 요염한 장미 한 송이 찾아보기 힘들고, 들꽃마루에는 무슨 꽃씨를 파종했는지 꽃밭만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꽃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솟아있는 마루의 원두막에는 커다란 조롱박이 몇 개 달려 있는데, 산책 나온 두 분이 마루에 앉아 담소하고 있는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구름 잔뜩 낀 우중충한 여름날 늦은 오후, 두터운 구름에 가려 해는 보이질 않습니다.
오늘 라이딩 거리는 16.7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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