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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수도권에는 별 피해 없이 비도 많이 내리지 않고 지나갔는데 태풍을 뒤따라 온 비구름이 지나면서 오늘까지는 비가 오락 가락 할 것 같아 나무숲이 좋은 숲 속길인 인천둘레길 2코스-천마산코스를 택해 걷기로 하였습니다. 어제 둘레길 1코스를 걸으면서 못 보고 지나친 계양산성도 오늘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산성을 둘러보고 내려와 장미원을 지나 징맹이 고개(생태통로)에서 2코스에 진입하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아 오늘 코스를 그렇게 늘려 잡았는데, 어제처럼 계산역에서 내려 걷기 출발하여 직진->어제는 계양산 입구에서 계단을 올라 우측방향으로 돌았는데 오늘은 왼쪽방향으로 연무정을 돌아 오르기로 하고 길 따라가니 얼마 안 가 연무정 보이고 산성으로 오르는 돌계단에 이르게 됩니다.

 

계양산성에 오르는 돌계단입니다.

 

살짝 비가 내려 젖어서 돌계단이 좀 미끄러워요.

 

2코스를 이미 완주하신 분들에게는 글 제목에 2코스라고 하면서 중구봉으로 간다? 코스 경로가 좀 이상하다 보이실 텐데요, 징맹이 고개(생태통로)를 지나면서 바로 코스 이탈되어 중구봉을 지나 천마산 정상까지 결국은 인천종주길을 걸어간 셈이 되어 그렇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수백 개씩 밟고 오르는 힘든 등산코스를 찾아 걸은 셈이죠. 코스를 이탈하였다는데, 그렇다면, 이탈된 산길에서 본 둘레길 리본은 뭐죠, 이걸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리본을 따라갔으니 그게 코스 따라간 것 아닌가요. 사실 천마산 정상까지 가면서는 둘레길 안내표시나 리본은 못 보았지만 외길이어서 믿고 갔고 능선길 따라갔더니 천마산 정상에서부터는 리본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그럼 제코스 간 것 아닌가요. 아니면 우회 코스인가요. 산성 이야기를 하다가 코스 이탈된 얘기로 좀 빗나갔네요.

 

이 성은 계양산 정상(395m) 봉우리를 나이테 두른 듯 에워싼 퇴뫼식 산성으로 둘레는 약 1,180m로, 외벽은 잘 다듬은 돌로 약 5m 높이로 쌓아 올렸고 내부는 흙과 돌로 쌓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산성 내부에는 북쪽과 동쪽으로 두 개의 문지(門址)와 수구(水口)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삼국시대 때부터도 이곳은 군사 및 교통의 요충지였음을 말해주고 있는 귀중한 사료이죠. 참조 <계양산성 안내문>

 

징맹이 고개(생태통로)를 건너가 계단 길바닥에 선명하게 둘레길 2코스 진입-출발점임을 알리는 둥근 연두색 그림을 발견, 아, 이제 2코스에 진입하는구나 하고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출발점(계산역)에서 이 지점까지 3km나 되네요. 눈앞에는 가파른 계단길이 냉담하게 버티고 서 있지만 난간에는 길안내 리본도 매어져 있어 어서 오르기를 재촉하는 듯하기도 합니다. 의심 없이 누구나 계단길을 오르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산 아래길 오른쪽으로 내려갔어야 한다는군요. 트랭글은 그렇게 안내를 한다고 하네요. 어느 길이 진짜(정코스)인지, 이게 어제오늘의 혼란이 아니고 오래된 듯한데 글쎄요, 이런 혼란이 있는 것을 시정하지 않고 있다면 수긍하기 어렵네요. 아 무 튼, 버스로 이동해서 고개(생태통로) 밑 터널을 지나 2코스를 출발하는 분들은 이런 착오 없이 코스에 진입할 것 같아요. 출발점에서 바로 트랭글을 실행시키고 그대로 따라가면 되는 것을 현장의 길안내 표시만 보고 가다 코스 이탈하고 종주길을 걸은 셈이 된 것이라지만, 그건 트랭글 코스상 그렇다는 것이겠죠. 천마산 정상부터 나타난 둘레길 안내 리본을 따라갔으니 2코스 따라 걸은 것으로 봐야 되는 것 아닌가요. 현장에 매어져 있는 길안내 표시(리본)로 본다면 그 길이 2코스 맞다는 것이 되는데 아니라니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중구봉 쪽으로 가면서 보니 코스안내도에 다음 체크 포인트는 공촌정수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높은 산등성이에 정수장이 있을 리는 없죠. 오늘의 코스 이름이 천마산코스라 해서 혹시 하고 둘레길 물어보면, 정수장은 잘 모른다고 하고, 천마산으로 간다고 하면 모두들 그대로 따라가면 천마산이라고 하니 이 외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잖아요. 반신반의, 길은 계속 가파른 오르막 계단길, 숨 고르며 올라가야 합니다. 중구봉까지 700여 미터, 2코스가 인천둘레길 중에서 난이도가 상당하겠구나 하면서 능선 따라 계속 걸어 올라갔습니다. 저 멀리 리본이 보이기 시작해서, 드디어 코스 확인이 되나, 했는데,

 

다가가 보니 노란 리본, 무한도전 리본이네, 코스리본이 아닙니다. 하지만 어쨌든 중구봉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해발 276m인데 그렇게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며 잠시 휴식 후, 천마산을 향해 능선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잔뜩 찌푸리고 바람만 세게 불더니 가녀린 빗방울이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비를 는개비라 하나요. 넓은 나뭇잎에 빗방울이 고이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우산을 펼 생각은 없습니다. 다행히 비는 이것으로 끝, 더 이상 오지 않았어요.

 

직박구리, 이 녀석은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사람이 발자국 소리 내며 다가가도 모르고, 가방에서 카메라 꺼내서 캡 열고 조리개 맞추고 부스럭 조무락 거리고 사진을 찍는데도 모르고, 무슨 나무 열매인지 정신없이 치열하게 쪼아 먹네요. 그럼 디지털 줌이라도 당겨서 다시 크게 찍어줄까 하고 디지털 줌(c2) 만지는데 그때서야 인기척을 알아채고 휘릭 날아가 버렸습니다.

 

길안내판이 보여 반가워 다가가 보니 인천 종주길 안내판입니다. 지금 종주길을 따라 걷고 있는 건가,

종주길하고 둘레길하고 2코스는 겹치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애견과 함께 중구봉까지 올라왔다 내려가는 분입니다.

 

길마재 쉼터에서 보이는 천마산, 그리고 정상에 정자입니다. 이고개를 남쪽에서 천마산 정상과 중구봉을 바라보면

봉우리 두 개가 마치 길마(안장)처럼 보인다고 해서 길마재 또는 길마재고개라 불렀다고 합니다.

 

천마산 정상(287m), 새벌정입니다. 새벌리는 효성동의 옛 지명으로 억새가 많은 넓은 들판이란 뜻인데 정자의 이름을

옛 지명을 살려 새벌정이라 하였다고 하네요.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시내 풍경은 안개에 묻혀 거의 안보입니다.

 

종주길 안내 말뚝을 보며 아무래도 종주길을 걷고 있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하며 걷는데, 

 

드, 디, 어, 천마산 정상에서 둘레길 리본을 발견합니다. 코스 이탈 되지 않았다는 확인과 더불어 지금 이 지점까지 걸어오면서 가졌던 반신반의 코스이탈 걱정을 한순간에 말끔히 떨쳐 버려지고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능선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 전 코스는 완주하지 못할 것 같은 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오솔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는데 지금까지 그렇게도 안 보이던 리본이 수시로 나타납니다. 리본을 확인한다는 것은 코스 이탈 없이 잘 가고 있다는 안도감이죠. 그 런 데,

 

 

공촌정수장 0.7km라는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이미 산 아래 어딘가에 있겠지 하고 지나쳐 버리고 온 것으로 잊혔었는데, 아!, 여기서 내려가 정수장으로 연결되는구나!!, 하고 이정표 방향 따라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코스 경로 되짚어 보니까 지금 역주행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냥 서곶근린공원 방향으로 내려가면 인재개발원에 이르게 되는 걸 지금 거꾸로 출발점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착각과 혼돈이 뒤범벅된 순간입니다.

 

가다 보니 바로 찢긴 경고문 가림막이 가로막고 있네요.

사유지이므로 무단침범하면 즉시 고발조치 한다는 경고문입니다.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여지게 되죠, 뭔가 땅주인과 얘기가 잘 안 된 모양인데, 산길 좀 걷자고 나선 죄 없는 분들을 무단침입자로 고발한다니 황당하기도 한데, 그냥 통과하고 보니 이런 경고문이 세 군데나 있습니다. 길에는 리본이 매어져 있어 둘레길 코스임을 확인해 주고는 있는데, 코스 이탈했다고 해서 혹시 나중에 2코스를 다시 걷는다 해도, 고발당할 수 있는 이 구간을 또 올 생각은 없네요. 무엇이 문제인지, 지주와 코스관리 책임부서 간에 원만한 대화와 타협이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안되면 조속히 우회길을 제시해야죠.

 

사유지 문제는 심각해 보여요, 이곳은 경고문도 세워져 있는 데다 출입문은 잠겨 있습니다. 아예 코스를 막아놓은 것이죠. 둘레길 길안내의 붉은 화살표 방향으로 갈 수가 없어 뒷걸음질해서 돌아 나갔더니 차가 다닐 수 있는 농로에 연결되고 조금 더 내려가니 정수장 건물 보입니다. 이후, 계속 정수장 철조망을 우측에 끼고 가는데 정수장 부지가 워낙 커서 트랭글 실행해서 체크해 보니까 코스에서부터 1km 이상 이탈되고 있었습니다. 트랭글에서 확인된 코스 복귀점인 미추홀사격장 입구까지 되돌아가서 코스에 복귀하는 걸 확인하고 뒤돌아 대로변으로 나와 부대 앞 버스정류장(42342)에서 오늘의 트레일링을 마치고 90-1 버스로 계산삼거리로 이동, 하차, 경인교대역으로 걸어가 전철탑승 귀가하였습니다. 

 

아래 차트는 오늘 걸은 경로입니다. 출발은 계산역 5번 출구, 경로 1번 계양산성, 2번 장미원, 트랭글 안내 코스로는 4번(징맹이 고개)에서 10번으로 큰길 따라갔어야 되는 건데요. 경로 5번 중구봉, 6번 천마산정상, 7,8,9,10 은 역주행, 인천둘레길 2코스를 다시 도전한다면 오늘의 종착점인 10번 미추홀 사격장입구에서 출발하면 되는데 사유지 출입금지 구간을 지나가야 됩니다. 잔여구간 재도전 여부는 인천둘레길 다 마치고 생각해 볼 생각입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10.1km입니다. 비록 트랭글 따라가기 코스는 아니었지만 중구봉-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산코스다운 등산길을 걷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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