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숲 속 길 계양산 둘레길
계양산 자락 숲 속길인 인천 둘레길 1코스를 걸었습니다. 오늘 태풍이 올라오면서 수도권에도 많은 비가 올지도 모르는데, 비가 내린다 해도 나무 하나 없는 바닷가니 들판보다는 숲이 우거진 숲길이 비를 피하기도 쉽고 비도 덜 맞고, 또 도심과 가까워 바로 하산하여 귀가하기도 수월할 것 같아서, 숲 속 코스인 인천둘레길 1코스를 택해 걸었습니다. 여름에는 숲 속 길이 제일이기도 하죠. 계양산 산길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니 계양산을 걷는 코스가 몇 개 되네요, 인천둘레길, 계양산둘레길, 인천종주길들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코스를 돌고 있습니다. 계산역에서 내려 5번 출구 나오면 '계양산 가는 길'이라는 거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그 방향대로 직진하면 계양산 입구가 멀지 않습니다.
코스는 무당골 고개 - 계양산길 - 솔밭쉼터 - 피고개 - 장미원으로 이어집니다.
계양산 입구에서 가파른 데크계단을 올라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인천 둘레길 리본이 보입니다. 등산로에 야자매트를 깔아놓아 걷기 편한 길이어서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산책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 코스는 등산로가 외길이 아니고 갈래길, 합류길이 많아서 코스 이탈할 수도 있어서 리본이나 둘레길 안내 화살표(타원형 안내판)를 보며 잘 따라가면 되겠는데 꼭 있어야 할 두 세 곳에 없는 건지 못 찾는 건지 안 보여서 두리번거리게 되고 그래서 지나는 길손에게 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이 상큼한 숲 속 오솔길을 두리번거리지 않고 느긋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도록 리본이라도 좀 더 촘촘히 달아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GPS 경로 다운로드하거나 엡을 실행하면 되겠지만 스마트폰에 뜬 경로 보면서 걷는 것보다는 길가에, 나뭇가지에 달아놓은 길안내 표시 따라 걷는 것이 더 정감이 들죠. 숲 속에서는 가급적 스마트폰을 덜 보려고 하고 있기도 해요.
무당골 고개
무당골 고개를 오르고 있습니다. 무당골이 궁금한데 그 유래에 대한 안내판이 안 보이네요.
무당골 고개에는 등산길이 십자로 합류되는 길이어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두리번거리다가 둘레길 타원형 안내판을 발견, 오른쪽 같았는데 그냥 직진이네요.
바로 내리막길입니다. 비포장이지만 부드러운 흙길이어서 맨발로 걸어도 좋겠어요, 이런 흙길에 구간 구간 부드러운 매트를 깔아놓아 더욱 걷기 편하네요.
음식점 앞, 철망문이 열려 있는데 엎드려 반기는 듯 꼬리를 툭툭 치며 낯선 이를 보고도
짖지 않는 아주 착한 녀석이라 사진 찍어주었습니다.
그 착한 개를 키우는 음식점인가요, 광고를 코믹하게 올렸군요.
계양산길
계양산에는 계수나무와 회양목이 많아서 桂陽山이라 한다고 전해진다는데 사실 계수나무는 봐도 잘 모르겠지만 거의 멸종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회양목도 안 보이는데요, 주로 키 큰 아카시아와 소나무, 참나무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카시아가 많아 봄철에 꽃이 피면 계양산은 그 향기에 젖어들겠습니다.
이 아카시아 나무 꼭대기에서 울던 까마귀는 날아가고,
꺾인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는 강풍에 몸을 가누기 힘들어 보여요. 숲 속 길에서는 바람을 크게 못 느끼는데, 상공으로 조금 올라가면 아무래도 태풍의 영향을 받는 모양이죠. 바람에 나뭇잎도 거의 다 뒤집혀 잎 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풍에 비 걱정이 되는데 심술부리듯 한 두 방울 흩뿌리며 팔뚝에 차가운 물도장을 찍습니다.
우비, 우산, 카메라용 비닐봉지 다 준비해 왔으니 오면 모처럼 우중의 산행이 될 텐데, 비 내리는 풍경사진도 나쁘지 않아요,
계양산은 인천을 대표하는 진산으로 해발 395m 정도이나 이 근처에선 제일 높은 산입니다.
시민들의 애정이 담긴 산이어서 계양산 부근의 많은 학교들이 교가 가사에 '계양산의 정기'를 담고 있다고도 하네요.
둘레길만 따라 걷다 보니 정상을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봉우리에는 삼국시대에 축조된 계양산성도 있고 고종 20년(1883)에 해안 방비를 위해 부천골 주민들이 참여한 중심성(衆心城)의 흔적도 있다고 하는데, 이 숨겨진 역사의 흔적을 못 보고 내려와 아쉽습니다. 둘레길에 이런 이야기 안내판을 세워놓으면 빠트리지 않고 좋았을 텐데요.
많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은 아니지만 꽃밭은 언제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도라지 꽃밭은 울타리에 막혀 접근이 안됩니다. 이 꽃밭을 지나 직진하려고 하니 청수수목원 사유지이므로 우회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그 청수수목원 왼쪽으로 철망문이 열려 있어 몇 발짝 안으로 들어가 이 길이 우회 길인가 두리번거리다가,
수풀에 가려 못 볼 뻔했던 인천둘레길 안내표시 발견, 왜 이런 안내표시를 잘 보이는 철망문 밖 입구에 세워놓지 않고 안쪽 잘 안 보이는 데다 해놓았을까, 갸우뚱하게 됩니다.
산아래 멀리 인천 시내인데..
멀리 보이는 산은 산 이름이 뭔지, 인천 어느 방향 시가지인지, 이런 곳에 전망대(쉼터)를 만들어 놓고 조망 안내판을 세워놓으면 좋을 텐데..
다시 빗방울이 몇 방울 흩뿌립니다. 비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자꾸 심술을 부리네요.
바람 불고 날이 좋지 않은데도 오늘 계양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많은데요,
솔밭쉼터 - 피고개
솔밭 쉼터입니다. 이 근처가 반딧불이 서식지라고 하니 청정지역이겠죠. 그런데 여기까지 오면서 보니 청수물 웅덩이도 말라 있고, 계곡에도 물이 말라 있던데, 여기도 물이 없네요. 물이 없어 반딧불이들이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솔밭 지나 앞으로 직진하라는 길안내표시가 있긴 있는데, 직진 후, 계곡 건너 우측 아래로 내려가야 할지(보니, 길은 더 넓고 사람이 다닌 흔적이 많아 보여 오른쪽으로 가기 쉬워 보이는데), 왼쪽으로 계곡 상류로 올라가야 할지, 길안내 표시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없어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한분은 내려가라고 하고, 한분은 올라가라고 하네요, 피고개 방향을 다시 물어보니 왼쪽으로 올라가는 게 맞네요. 이런 갈림길에 왜 리본 하나라도 매어놓지 않았을까, 궁금합니다. 왼쪽으로 올라가 계곡 건너 좀 가면 길안내 타원형 안내판 보이고 조금 더 가면 리본도 매어져 있습니다. 피고개를 향해 가는 산길은 완만한 길고 긴 오르막 길입니다.
피고개 가는 길엔 돌무덤이 많은데요, 한 군데에 30기도 더 되게 모여있었습니다. 누가 쌓았는지, 왜 쌓는지 궁금한데, 안내문도 없고, 그 사연을 아는 분도 못 만났습니다.
피고개의 유래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피에 얽힌 유래가 있을 텐데, 한 분은 전쟁 때 이곳에서 너무 많이 희생돼서 그런 게 아닌가 그렇게 알고 있다고 하고, 한 분은 특수공작 부대 대원들의 피나는 지옥훈련이 있었던 곳이라더라 그렇게 알고 있다고 하네요, 암튼 희생과 피눈물의 역사가 서린 곳이 피고개인가 봅니다.
피고개 쉼터에서 잠깐 쉬면서 한 모금 마시고 보니 가져간 생수가 바닥이 났네요, 그렇게,
터덜터덜 내려오는데 약수터 같은 곳을 발견, 그런데 물웅덩이에 수질검사결과표도 없고
물주걱은 있으나 아무리 봐도 마실물은 아닌 것 같아 목은 타지만, 패스.
계양산 장미원
계양산 장미원에 들어섰습니다. 장미는 다 지고 다시 꽃필 계절을 기다리고 있지만,
장미꽃이 절정일 때 몰려들던 정미원,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없는 하트 포토존과 장미터널입니다.
무당벌레도 있고, 수레 끄는 황소도 보이고, 사슴벌레도 있고, 모두가 아이들이 좋아할 조형물입니다, 그런데 장미원에서 반가운 것은 약수터가 있어서 생수병 하나 가득 담고 생수를 받아 마셨다는 것이죠. 목 탈 때 마신 약수이어서 더욱 시원하고 물맛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신발에 에어건으로 먼지 털고 내려가면 화장실 있고, 약수터 앞 쉼터에 스마트폰 급속 충전기도 비치되어 있네요. 장미원을 뒤로하고 내려가면서 차량들이 질주하는 큰 길가로 나갔는데 장미원에서부터 코스를 벗어난 것 같아요. 한참을 걸어도 리본도 안 보이고 하지만 그대로 길 따라 직진 계산역으로 가 트레일링을 마쳤습니다.
오늘 계양산 자락을 한 바퀴 돌아 걸은 거리는 8.8km. 한두 방울 흩뿌리던 비는 그것으로 끝, 오늘 비는 안 왔습니다. 계양산엔 반딧불이들이 메마른 땅속에서 또 하루를 숨어 살아남아야 할 가뭄이 계속됩니다.
글번호: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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