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에서 약 12km의 대부도까지 곧게 뻗은 직선 주로인 시화호 방조제 자전거길은 포장상태 양호하고 길도 넓어 속도를 내 보려는 유혹에 빠져드는 길이죠. 왕복 25km 정도 되니까 정말 사력을 다해 스피드 라이딩을 해 볼만합니다. 그런데 바닷바람(역풍)이라는 복병이 있습니다. 한번 역풍은 하루종일 영원한 역풍, 오르막 길보다도 더 힘들게 하는 해풍이 불어 좀처럼 속도 내기가 만만치 않았어요. 그럼 돌아갈 땐 순풍이 되겠지 하는 희망도 어김없이 깨지는데, 돌아갈 땐 어두워지면서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또 역풍을 안고 달리게 되는 힘든 구간입니다. 바람이 잔 날은 행운입니다. 이 방조제가 대부도를 연결하면서 대부도 섬 여행이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인데 방조제 건설에 얽힌 어려움을 알고 달리면 방조제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곳은 간척 사업장 최대의 난공사로 조수간만의 차가 최고 10.3m, 최대 유속 9초당 7.5m로 6시간마다 한강의 홍수경보에 해당하는 9억 6천만 평방미터의 바닷물이 드나들며 7~8톤의 바위 덩어리들을 흔적도 없이 휩쓸어가는 최악의 공사여건 속에서 이루어낸 국내 제일의 방조제라는 것입니다. 왼쪽도 바다 오른쪽도 바다인 직선 주로를 한번 힘차게 달려보세요.
조력발전소를 지나면서 거대한 풍력발전 풍차의 하얀 날개가 바람에 돌고 있는 풍경이 점점 더 크게 눈앞으로 다가옵니다. 대부도에 진입하고 보니 관광안내소는 일요일인데도 근무를 하고 있네요. 대부도 해솔길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지도 하나 받아 들고 해솔길 1코스 출발하였습니다. 참고로, 해솔길은 스탬프 투어코스는 아닙니다.
방아머리 해수욕장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초콜릿을 가득 담고 있는 하트 조형물이 이제는 대부도의 상징적인 조형물이 되었습니다. 오이도역에서 내려 시화호 방조제를 달려 타고 온 자전거는 관광안내소 앞 잔디밭에 있는 벤치 옆 나무에 매어놓고 출발하는데, 신발이 자전거 신발로 신는 골프화라서 장거리 걷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부도를 오고 가는 버스의 배차시간과 정류장 정차시간 등을 따져보니 자전거로 이동해도 될만하다 싶어 자전거를 타고 나왔는데, 자전거 헬멧을 쓰고 걷는다는 게 보기에 좀 어색하죠. 그리고 걷고 난 후의 발 컨디션과 하체 피로도에 따라 돌아가는 페달링이 천근만근이 될 수도 있겠죠.
방아머리 해수욕장입니다.
아직은 철이 좀 이르죠, 텐트가 몇 개 안 됩니다.
이 백사장 따라 큰 길가에는 횟집이 그래도 많기는 하지만 기타 여러 종류의 음식점들이 즐비해 입맛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해솔길이라 해서 바닷가 모래사장 주변 해송 길이 아닐까 했는데 북망산은 오르막 산길이 가파릅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좋은 숲 속 길이지만 오르막이라 숨차죠.
로프를 잡고 오르는 길이 의외로 길어요.
북망산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잔디보호를 위해서 녹색망으로 덮어놓아 풀들이 잘 자라나도록 하고 있네요.
정상에서 멀리 보이는 무슨 섬인가 하고 무심코 바라보았는데, 구봉도네요. 저 섬을 오른쪽으로 해변을 한 바퀴 돌아갈 줄은 몰랐죠. 북망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하산길도 가파릅니다. 로프 잡고 내려오는 구간이 많아요. 바닥에는 날카로운 자갈돌이 구르는 자갈길이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산길 구간이 더 많아서 스틱 필수입니다. 다 내려오면 솔밭 야영장(=대부도 구봉도 캠핑장)입니다. 그런데 야영장 지나면서 자주 보이던 길안내 표시와 리본이 안 보입니다. 계속 길 없는 해변 따라 거친 돌 밟고 조심조심 해변을 돌아나갔습니다.
저기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길을 물어보았으나 대답은 해솔길을 첨 듣는다는 표정입니다. 혹시 절벽이 나타나
더 이상 갈 수 없으면 되돌아와야 할 텐데 그게 불안합니다.
한참을 더 가 저 끝에 보이는 사람들에 다가가 보니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낚시꾼이었습니다. 가서 보니 텐트도
보이고 주변에 건물들도 보여 맘이 놓였죠. 늦은 오후인데 밀물이면 대피로도 안 보이는데 어쩌나 했거든요. 솔밭
야영장을 지나면서 밀물이 밀려 들어오면 해변을 벗어나 차길로 나가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걸 보았기 때문에
은근히 신경 쓰였나 봅니다. 혹시나 절벽은 없나 그러다 보니 해변에 펼쳐지는 탁 트인 시원한 바다 풍경을 잊은 채
큰 바위와 바닥에 돌만 보고 걸어온 것 같네요.
오늘 코스에서 어느 곳을 지나도 저 풍력날개는 보이네요. 이제 해변을 벗어나 구봉공원으로 갑니다.
구봉공원에서 잠시 쉬고, 편의점에서 생수 보충하고, 주차장에 슬쩍 보니 버스정류장 안내판이 보입니다. 늦으면
이곳으로 돌아와 버스를 타도 되겠다 하면서 구봉산길을 올라갑니다. 북망산만큼은 아니지만 오르막 산길 구간이
만만찮네요. 그래도 숲 속 길이어서 좋은데요. 이 돌 조형물들은 내리막길에서 만났는데, 돌 올빼미들인가 봅니다.
조금 더 내려가니 돌 고슴도치도 있습니다.
약수터로 내려가는 길에 참나리꽃이 많았습니다. 아래에 약수터가 있다기에 밑에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물어보니
약수 잘 나온다고 하네요.
내려가 시원한 약수를 받아 마시고 생수병에 가득 담았습니다. 수질검사서 붙어 있는데 검사결과 음용적합으로
되어있네요. 그런데 100 여 미터 되는 가파른 데크계단을 올라 되돌아가야 합니다. 시원한 약수를 양껏 마셨으니
거뜬히 올라온 것 같기는 한데 숨을 가다듬으면서 물병 꺼내 한 모금 또 마시게 됩니다.
산등성이 길로 복귀해서 산 아래 바닷가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걸어 내려가는데 하늘에서 요란한 모터 소리가 들려
올려다보니,
모터 글라이딩이 나타났습니다.
프로펠러 모터가 달려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바람을 뒤로 일으켜 그 풍력으로 글라이딩이 앞으로 전진하는 스릴 만점 스포츠 아니겠어요.
그런데 모터 소음이 너무 크네요.
그래도 알록달록 하늘을 수놓는 글라이딩이 멋지게 보입니다.
프로펠러와 무거운 모터가 달려 있어 안전한 착륙 기술이 관건이겠어요.
전망대를 돌아보고 아래 보이는 저 길로 돌아가야 합니다.
개미허리 아치교입니다. 저 아치교를 건너 낙조전망대로 가게 되는데,
낙조를 기다려 보기엔 시간이 없는 데다, 날이 뿌옇고 안 좋아 낙조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 전망대까지 가는 건 패스하고, 이곳을 반환점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가다가 뒤 돌아봐도 노을의 기미는 안보입니다.
오늘 본 일몰 풍경입니다. 돌아가는 전철 시간이 타이트해서 서둘러 돌아나가기로 합니다.
구봉이 선돌입니다. 할매바위, 할아배바위라고 도 하죠. 작은 바위는 할머니, 큰 바위는 할아버지 같다고 하여 그렇게 부른다고 하네요. 배 타고 고기잡이를 떠났던 할아배를 기다리던 할매는 기다리다 지쳐서 비스듬한 바위가 되었다고 하고, 할아배는 몇 년 후 무사히 돌아왔으나 할매가 바위가 되어 너무 가여워서 스스로 함께 바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바위가 구봉이 어장을 지켜주고 있다고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선돌바위를 뒤로 하고 걸음을 재촉하여 종현 어촌체험 마을을 지나 구봉공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아직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택시 콜을 했습니다. 아까 본 버스정류장 안내판은 잘 못 본 것이네요. 밴(SUV)이 바로 배차되어 타고 방아머리 관광안내소로 돌아왔습니다(택시요금 7,700원). 어두운 밤길을 앞 뒤 라이트 켜고 방조제 직선 주로를 달려 오이도 역에서 승차, 환승역 막차 시간표를 검색해 보니 아슬아슬했는데 별일 없이 무사히 환승,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자전거 라이딩(오이도역-대부도 관광안내소 왕복)은 38.6 km, 해솔길 1코스 구봉공원까지 걸은 거리는 9.2 km입니다.
(좌) 구봉공원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버스정류장 안내판입니다. 빨간 글씨로 버스가 정차하지 않는 정류장이라고 안내되어 있죠. 멀리서 G BUS라는 큰 글씨만 슬쩍 본 게 착오를 일으켰네요. 향후 검토 중이라면서 정류장 안내판은 왜 미리 세워놓았을까요. 버스 오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요.
(우) 체험마을 지나서 돈지섬 안길로 가는 길과 구봉공원 주차장으로 가는 길목에 세워져 있던 이정표가 아마도 차량에 받혀 부러져 쓰러져 있는 것 같은데, 누가 이 쪽으로 옮겼는지도 모르지만, 암튼, 쓰러져 있어도 돈지섬과 구봉공원 주차장 방향은 제대로 가리키고는 있습니다.
<참고> 대부도 교통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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