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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곶이공원, 축구장 야구장 옆에 조각공원이 있습니다. 청계천 자전거길에 속도내서 진입하다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데, 둘러보니 정성 들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마침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개망초 하얀 꽃밭을 배경으로 하여 작품들과 잘 어울립니다. 한강->한남대교 방향으로 가는 길목, 청계천으로 가는 길목, 중랑천->의정부로 가는 길목이어서 자전거들이 수없이 지나가는 곳이죠. 살곶이다리 보수공사도 말끔히 정리되고 새로 조성한 넓은 꽃밭에 노란 루드베키아가 만발해 있습니다. 길가에 기생초는 살살 부는 강바람에 이리저리 쏠리고 있는데, 줄기가 굵은 원추리는 키는 커도 강바람을 타지 않고 있네요.

 

간단한 설명 요약과 함께 공원에 설치된 작품들을 보겠습니다.

 

김상현 작 <섬 이야기> 자연으로부터 꿈을 꾸며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미래에 도전, 그리고 희망과 도약을 상징하고 아름다운 섬을 형상화한 작품

 

무제, 작품 설명이 없네요,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담은 작품이 아닐까 보입니다.

 

박도춘 작 <천사> 평면적 표현과 선의 형태가 부각되도록 만화적인 요소를 적용하여 친근함과 함께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작품

 

Blue Dream

 

설치된 작품인지 포토존용 의자인지 모호, 궁금..

 

표찬용 작 <약속의 나무> 사랑, 우정, 행복의 약속, 그러한 장소로 오래 동안 사랑받아 온 나무를 표현한 작품

 

<결실>(結實) 풍요로운 결실 속에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공존하는 모습과 풍요를 표현한 작품

 

안광수 작 <토끼의 꿈> 인간과 친근하고 많은 이야깃거리와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영리하고 귀엽고 우화적인 이미지의 토끼를 표현한 작품  참조 <각 작품 설명 안내문>

 

오원경 작 <동심의 여행> 기하학적으로 조각된 물고기를 타고 여행하는 해맑은 표정의 아이들에서 친근함을 형상화한 작품인데 이 조각작품이 여기 공원에 있는 많지 않은 조각상 중에 단연 화제이네요, '동심의 여행'이라는 원제보다는 오누이 상, 남매 조각상으로 정감 있게 불리고 있고, 아무도 모르게 옷을 갈아입는다고 하니 화제일 수밖에 없죠. 여름철에는 옷을 갈아입지 않는지 오늘은 별다른 옷을 걸치지 않고 있네요. 소년은 벌거숭이 알몸인데 추운 겨울에 옷을 입지 않고 차가운 돌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안쓰럽게 여긴 주민들이 옷을 갖어다 입히는 자발적인 행동이었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주민 한 명이 아닌 여러 주민들이 조각상 남매의 부모를 자처하고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낸 훈훈한 이야기이네요. 참조 <블로그 성동소식 2016 11 28 옷 갈아입는 조각상의 비밀>

 

 

접시꽃 하면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가 먼저 떠 오르죠. 그럴 만큼 그 시로 인하여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꽃의 이미지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마디로 당신이라고 불러서 어울릴 수 있는 여인, 아내 또는 아낙의 이미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 접시꽃이 어울리는 장소는 시골집 뜨락, 담벼락, 시골길, 시골학교 교정들이 우선 떠오르죠. 요즘엔 많이 심어서 그렇겠지만 강변 둔치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강변에 접시꽃이 너무 많이 한데 어울려 피어있으니 뜨락에 몇 송이 피어 있을 때 보이는 다소곳한 이미지는 숨어들고 키 큰 씩씩한 아낙들이 우르르 몰려 있는 그런 이미지로 보이기도 합니다. 중랑천과 청계천이 합수되는 살곶이공원에서 마장교 사이, 자전거 길가에 키 큰 접시꽃이 몰려 있네요. 붉은 꽃들이 훨씬 많은데 사이사이에 하얀 접시꽃이 끼어 저무는 햇빛의 역광을 받아 더 눈부시고 하얗게 투영되고 있습니다. 꽃이 접시만큼이나 커서 접시꽃이라 하는가 했는데 씨앗이 접시모양으로 똑 닮아서 접시꽃이라 하는군요. 꽃말은 열렬한 사랑, 잘 어울리는 꽃말입니다.

시(詩) '접시꽃 당신'을 여기에 옮겨 담아봅니다.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일들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납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 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고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임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 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 울릴 수 없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도종환

 

오후 늦은 햇살에 강아지풀이 눈부시고,

 

한강변-청계천-정릉천 자전거길에 황코스모스, 금계국은 시들고, 여름꽃들이 피어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그중에 먼저 백일홍, 이 꽃 이름을 모르는 분은 아마 없겠죠.

 

루드베키아는 천인국이라고도 합니다.

 

하늘을 타고 오른다는 능소(凌霄)화입니다. 강변북로 뚝섬에서 성수대교 부근까지를 능소화의 명소라 할 수 있는데 지금 만발해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정릉천 자전거길입니다.

 

청계천 자전거길을 달리다 고산자교를 넘어가 정릉천 자전거길에 진입하였습니다.

 

말끔히 정비된 정릉천 자전거길을 돌아 나와 오늘의 라이딩 거리는 34.5 km입니다. 

 

 

정릉천-> 살곶이공원에 피어 하늘을 타고 오른다는 능소화 사진을 모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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