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서정리역 1번 출구 나와, 길 건너 30m 직진, 버스정류장에서 확인하니 7-4, 7-7 버스 배차간격이 120분으로 되어 있어, 바로 지나는 택시 잡아 승차, 원균장군묘 입구 모선재 주차장에서 하차(요금 9,500원), 걷기 출발하였습니다.
원균장군 묘역은 지금 진입로 확장, 조경 공사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어서 길가에 큰 바윗돌도 쌓고 있고 중장비들이 작업 중이어서 어수선한데, 작업 현장을 건너가니, 홍살문 옆에 스탬프함이 비치되어 있어 우선 스탬프 찍고 묘역으로 올라갔습니다. 이 묘역에 원주 원 씨 종친회에서 1981년에 치제문(致祭文=제사 지내는 글)을 돌에 새겨 놓았네요.
원균 장군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분이시죠.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경상우도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로서 옥포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구원을 요청하여 왜선 30여 척을 무찔렀고, 그 후 합포해전과 적진포해전 등 여러 차례에 걸친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나 선조 30년, 칠천량해전에서 전사, 선조 36년에 이순신장군과 함께 선무(宣武) 1등 공신에 추대되었다고 안내문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장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그분의 묘역인 만큼 언급을 자제한 듯합니다.
원릉군(=원균) 기념관입니다.
묘역 앞 노거수, 향나무인데 수령이 궁금합니다.
장군 묘답게 웅장합니다.
장군이 타던 애마의 무덤(애마총)이 묘역 아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묘역을 둘러보고 공사 중이라 길안내 표시를 찾아볼 수 없는데, 기념관 앞으로 지나 마을 뒷산으로 오르는 길로 접어들면 삼남길 안내 표시 리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뒷산길로 오르면 신록이 우거진 숲 속 오솔길이 싱그럽지만 오르막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덕암산에서 시작되는 숲 속 오솔길은 부락산 산길로 이어져 오늘의 코스는 전 코스 숲 속 오솔길이라 해도 될 만큼 계속 숲 속 길을 걷게 됩니다.
쭉쭉 뻗은 소나무 오솔길입니다.
오솔길 따라가다가 4거리 갈림길에서 길안내 표시가 없어 당황스럽습니다. 일단 오른쪽이 조금 넓어 선택했는데 조금 가보니 왼쪽길로 갔더라도 만나게 되는군요. 좀 가서 만나게 합쳐지는 길이라도 갈라지는 곳에 한쪽, 또는 양쪽에 리본을 달아주면 두리번거리지 않아 좋을 텐데요. 오늘의 코스 산길에서는 이런 식으로 갈라졌다가 합쳐지는 산길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가도 된다는 얘기죠. 그런데 싱그러워야 할 산길에 좀 안 좋은 냄새가 풍기기 시작합니다.
고갯마루에 백현원과 맹사성의 공당문답을 했다는 전설이 흥미롭습니다. 수원에서 마산리 주막을 거쳐 소백치(작은 흰치고개) 넘어 백현원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 백현원에서 사람들은 다른 여행자들을 기다렸다가 대백치(큰 흰치고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흰치고개가 당시 삼남대로 평택구간의 가장 큰 험한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세종조의 명재상이었던 맹사성의 집이 지금의 아산에 있는 맹 씨 행단인데 그래서 맹사성은 고향의 부모님을 뵈러 이 길을 자주 지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맹사성이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해 백현원 주막으로 들어갔더니 한양으로 벼슬을 얻으러 가는 젊은 선비가 맹사성의 허름한 행색을 보고 업신여겨 공당문답에서 무례하게 굴었다는 이야기인데, 그 후 그 젊은이는 벼슬을 얻어 나중에 재상들을 배알 하는 자리에서 맹사성을 보고 혼비백산하였으나 맹사성은 그를 너그러이 용서하였다고 합니다. 공당문답이란 묻는 말은 끝에 공자를 붙여 묻고 대답은 당자를 붙여 대답하는 내기(놀이), (예) 어딜 가시는 공? 서울 갑니 당.
부락산 쉼터, 흰치휴게소입니다.
흰치고개에서 우측으로 신발 먼지떨이 부스를 지나 내려가는 길가에..
하얀 꽃망울이 예뻐요,
무슨 모종을 심으시는 건가요..
등나무 터널
터골 쉼터 앞 카페, 밤나무꽃이 하얗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 길은 부락산 둘레길과 함께 합니다.
그, 런, 데,
밤나무꽃으로 향기로워야 할 산길에 계속 번지고 있는 냄새가 따라오고 있습니다. 진위면 어디에 대형 정화조 청소 중인가 보네요..
그래도 이 산길 숲 속 오솔길에 MTB 4대가 빠른 속도로 지나갔습니다.
무슨 나무인지 열매가 무척 큰데요, 여기서 코스를 벗어나기 쉬워요.
오른쪽은 차가 다닐 만큼 넓은 길인데, 왼쪽, 길 같지 않은 풀숲길로 가야 합니다. 앞에 밤나무잎에 길안내 표시 리본이 가려졌나 하고 살펴보지만 없습니다.
그렇게 풀숲길을 지나 벌통옆으로 가야 하는 건가, 했는데 그렇습니다. 벌이 윙윙 날고 있는 벌통 옆길로 가야 합니다.
벌써 향교인가 하지만, 어느 문중의 사당이네요, 향교는 1.8 km 더 가야 합니다.
춘향전에 삼남대로는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달려갔던 길이며 춘향을 구해 다시 한양으로 올라갔던 길로 나온다고 하죠. 그래서 춘향전을 사랑했던 백성들은 삼남대로를 춘향이 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춘향전에 언급된 노정을 풀이해 보면, 한양에서 과천까지가 한나절 거리이고, 수원까지가 하루길, 진위면의 읍치 봉남리까지는 하루 반 거리, 충청도 성환까지는 이틀 거리였음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마산리 부부네 화실을 지나 내려가면 산업단지(공단) 조성으로 길은 끊기고, 주변의 땅은 뭉개져 있고 출입금지 경고문도 세워져 있어 잠시 혼란스럽습니다.
조용한 화실이..
개 두 마리가 사납게 짖어 고요함을 깨고 있습니다.
그 공사현장을 가로질러 넘어가야 됩니다. 오늘은 출발이 늦은 데다 헷갈리는 이정표들이 몇 군데 있어 헛걸음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습니다.
그런데 들판을 걸어가면서 보니 하늘에는 낮달이 뜨고 넓은 들판너머 서쪽 하늘에는 노을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네요. 오늘 코스에서 뜻밖에 덤으로 얻은 멋진 풍경입니다.
개울(진위천) 너머 향교가 보입니다.
무봉산 기슭에 남동향으로 자리하고 있는 진위향교는 조선 초기에 건립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양민 이상이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었던 당시의 지방 교육기관이었죠. 국가에서 설립하고 시나 문장을 짓는 사장학과 유교의 경전 및 역사를 공부하는 경학이 주요 교육내용이었습니다. 1923년, 1934년에 중수되었고 1992년에 명륜당이 중수되었습니다. 현재 대성전, 명륜당, 동서재가 있는데 대성전이 위쪽(뒤)에 위치하여 전형적인 전학 후묘의 배치 형식을 갖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참조 <삼남길 이야기안내판-원균장군묘, 백현원, 춘향이길, 진위향교>
저녁 8시가 넘어 어둠이 내리면서 서둘러 향교 입구에 있는 스탬프함에서 스탬프 찍고 진위면사무소 앞으로 가 버스정류장에서 6번 버스에 탑승, 진위역에서 하차, 전철로 귀가하였습니다. 오산 맑음터공원까지의 구간을 완주하지 못하게 되었네요. 오늘 걸은 거리는 13.7km 됩니다.
오늘 코스에는 알아보기 힘든 노후 이정표가 몇 군데 있었습니다. 글씨를 쓴 페인트가 날아가 버려서 바짝 드려대고 보아야 글씨의 윤곽이 보이는 정도입니다. 다음 두 개의 이정표는 혼란을 줄 수 있어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좌) 삼남로 따라가다 지산동 생태육교 굴다리 직전, 우측에 세워놓은 이정표와 화살표입니다. 진행방향으로 직진하는 것으로 보고 생태육교 굴다리 쪽으로 가면 코스 이탈됩니다. 이 지점에서는 우측으로 살짝 서너 발 꺾었다가 왼쪽으로 돌아 산길로 직진해야 합니다. 산길이 희미해서 망설여지지만 조금 들어가면 리본이 보입니다.
(우) 수촌마을에서 횡단보도 건너오면서 눈앞에 보이는 이 이정표는 반갑기는 하지만 상행 하행 표기표시가 뒤바뀌어 있습니다. 진행방향이 너무도 확실한 곳에 거꾸로 표기표시된 엉뚱한 이정표라서 잘못된 것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어 혼란스럽지는 않지만, 순간 어디서 착오였나, 되돌아가야 하나라고 잠깐 헷갈리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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