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경기옛길 삼남길을 남태령에서 안성천교까지인 전 구간을 완주하였습니다. 마지막 구간인 제10길, 시작은 서정리역에서 내려 1번 출구 나와, 택시 정류장에서 택시에 승차, 원균 장군묘 입구 모선재 주차장에서 하차(요금 9,400원), 걷기 출발하였습니다. 노선버스가 있지만 배차간격이 멀어 어쩌다 오는 버스를 마냥 기다릴 수 없어서 택시를 이용하였습니다. 전날 토요일에 원균 장군묘는 둘러보아서 오늘은 패스, 모선재를 잠시 둘러보고(문이 잠겨 있어요) 바로 걷기 출발하였습니다. 오늘 코스는 드넓은 칠원 들판이 끝없는 소사벌로 연결되는 들판길, 전원풍경을 즐기며 걷는 농촌길입니다. 그러다 둘러보는 옥관자정과 대동법 기념비는 특이하죠. 그런데 중간에 도로공사현장에 길안내 이정표가 사라지고 없어서 길을 못 찾고 우왕좌왕한 것이 좀 아쉽습니다.
모선재는 조상의 제를 올리기 위한 사당과 재실입니다. 이 모선재는 2000년 4월에 원주 원 씨 고성공 파 종중에서 건립하였네요. 이 모선재에서 삼남길 안내 따라 걸어내려 가 삼성교를 건너 팔용당길을 따라가게 됩니다.
고즈넉한 산속 마을 앞에 작은 저수지, 팔용당 저수지가 있습니다. 오늘도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어 아름답습니다.
팔용당 저수지 물빛에도 뭉게구름이 비치고 있죠.
내가천리 어느 언덕 위에 올라 승용차 한 대가 바람을 쐬고 있네요. 들판길도 아니고 마을길도 아닌 농로, 시멘트길, 굴다리 지나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가면 배밭, 고추밭, 고구마 텃밭, 고층 아파트, 빌라 사잇길로 접어들면서 옥관자정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옥관자란 조선시대에 사용한 옥으로 만든 망건의 관자로 1품과 3품만이 사용했다는데 1품은 문양이 없는 만옥(漫玉), 3품은 나팔 매화 등 여러 가지 문양을 새겨 사용했다고 하네요. 임금님이 사용하던 옥관자를 우물가에 붙였으니 우물이 1품 벼슬을 받은 셈이네요. 그만큼 물맛이 좋았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가는데 한 모금 마셔보려고 수도꼭지를 틀어봤더니 아쉽게도 물이 안 나오는군요. 바로 옆 정자에서 담소 중인 주민으로 보이는 분께 물어보니 물이 나와야 할 텐데요.. 하면서 알아봐야겠네요.. 하는 조금은 미안해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사장에서도 물을 많이 받아가더니 그래서 관을 잠가놨나 보네.. 하면서 공사장에서 물을 받아가는 건 좀 그렇지 않느냐는 어감이었습니다. 아무튼 이제 더운 여름철이 되면서 지나는 분들 한 모금씩 마실 수 있도록 통수하고 대통령까지 신경 쓴 우물인 만큼 잘 관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작은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칠원교입니다.
칠원들판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수촌지구를 지나면서 보니 고요한 마을에 긴장감이 돌고 있었습니다. 무슨무슨 원주민 대책 위원회에서 붙인 현수막들로 보아 아마도 택지개발에 관련된 주민들의 불만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칠원 2동 신축 아파트 단지에 도로를 개설하고 산책로, 자전거도로를 만들면서 삼남길 안내표시 이정표, 화살표, 리본이 모두 망실된 것 같아요. 신축도로에 연결되는 삼거리에서 막지막으로 본 이정표는 그대로 길 따라 직진하는 것으로 나와 (그래도 불안해서 내비에 대동법기념비를 목적지로 띄우고) (몇 번 오락가락하다가) 인내심을 갖고 길 따라 직진해 갔더니 남북대로 굴다리에서 화살표 발견, 코스에 복귀하였습니다. 이 구간이 오늘 첫 번째 헤맨 구간이었습니다. 공사관계로 우회길이 공지되었다면 현장에도 우회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으면 좋겠는데요.
그렇게 해서 수촌길을 따라 양쪽에 펼쳐지는 들판의 전원풍경을 즐기면서 잘 가다가 두 번째 헤맨 구간이 만세로 건너 청룡말로 진입하는 구간입니다. 사실 횡단보도 건너면 전봇대에 오른쪽으로 누은 아이(i) 자가 보여 그대로 오른쪽으로 따라갔으나 얼마를 가도 후속 이정표나 화살표, 리본이 하나도 안 보여서, 코스 이탈된 것으로 보고 청룡말 전봇대로 되돌아왔습니다. 이번엔 오른쪽이 아닌 직진, 청룡말(청룡동)로 가라는 것으로 보고 따라 들어갔으나 역시 후속 길 안내 표시가 나타나지 않네요. 다시 원위치로 백, 내비로 대동법기념비를 띄우고 한참을 따라가다가 내비를 보니 거꾸로 가고 있었어요. 이... 런.. 다시 돌아서 청룡말 전봇대로 복귀, 처음대로 우회전하여 길 따라 직진, 내비 믿고 따라갑니다. 그렇게 해서 인도를 따라 걷다 보니 한 1 km 쯤 간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야 인도 길바닥에 아이(i) 자 발견, 코스에 복귀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내비에 띄운 길이 삼남길 코스 맞는 것이네요. 그럼 1km 나 넘는 구간에 어쩐 연유로 길안내 표시가 전혀 없었을까. 아무튼 그렇게 헤매다 보니 코스 외 알바로 진땀 납니다. 후속 길안내가 안 보이면 코스 이탈한 것이 아닌가 긴장되기도 하고, 또 내비 따라 대로변 인도를 걷는 것은 뭐 지루하고 재미없죠. 그래서 내비 검색은 마지막 수단입니다.
그렇게 해서 배다리공원에 진입하였습니다.
아기자기하게 가꾸어 놓은 공원에 많은 주민들이 나와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늦어 호수에 분수는 휴면 상태인가 봅니다. 오른쪽에 동부공원은 그냥 패스.
공물을 납부하는 공납제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공납 청부업자가 공납을 대신하고 후에 이를 갚는 방납이 유행하여 많은 폐단이 나타나 요새 말로 적폐가 되어 지방의 특산물을 공물로 내던 것을 직접 쌀, 베, 혹은 돈으로 낼 수 있게 한 납세제도가 대동법이죠. 효종 2년(1651)에 영의정 김육이 호서지방에 시행하도록 상소하여 효종 10년에 이를 시행하게 되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삼남지방으로 통하는 길목인 이곳에 비를 세웠다는 설명입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소사벌입니다. 이곳은 평평하고 드넓은 들판이어서 소사(素沙)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이 마을부터 시작되는 소사평(坪)은 포근면(浦斤面)까지 백리 길로 이어진다고 하네요. 사방이 드넓은 논과 밭 풍경으로 날이 저물고 있습니다. 참조 <삼남길 이야기 안내판 옥관자정, 대동법기념비, 소사벌>
소사벌의 보리밭
안성천 둑방에 세워진 삼남길 경기구간 마지막 이정표입니다.
안성천엔 의외로 물이 없네요, 안성천교 위로 차량들이 질주하고 있습니다. 다리 우측에 삼남길 제10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삼남길 충청 구간으로 이어지는 길안내 표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옆에 버스 정류장. 110, 130, 131번 버스 중에서 먼저 오는 버스를 타고 일단 평택 시내로 들어가자..라고 기다리는데 운이 좋은지 130번 버스가 5분도 안 돼서 오네요. 승차하면서 물어 평택역 간다고 확인, 오늘 마무리 버스운은 대박입니다. 안성천교 버스정류장에서 트레일링을 마치며 오늘 걸은 거리는 18km입니다. 우왕좌왕하며 헛걸음한 거리가 상당하네요. 전철역 중심으로 구간 구간 끊어 걸은 거리를 합하여 전 구간 완주한 거리는 120.6 km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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