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달산누리길은 진밭 쪽에서 시작하면 무난하게 코스 종점인 쥬쥬테마동물원까지 가게 되는데, 거꾸로 쥬쥬테마공원 쪽에서 시작하면 두세 군데서 당황할 수 있습니다. 길이 끊기고 이정표도 안 보이고 리본도 보이지 않아서 헤매게 됩니다. 고속도로 공사로 인하여 길이 끊기고 뭉개지고 리본이나 이정표들이 사라졌다고는 하나 겨울철에도 적지 않은 분들이 이 코스를 찾는 만큼 관리 책임부서에서는 그때그때 바로바로 이정표를 고쳐 세우거나 리본을 달아주어, 헤매고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코스 사후 점검 관리를 꼼꼼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양누리길은 이정표와 리본이 촘촘하게 잘 되어 있어서 대체로 만족스러운데 코스관리에 대한 평가를 하란다면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만 오늘 걸은 10 코스 견달산누리길은 그렇지 못해서 무척 아쉽습니다. 오늘은 원당역(6번 출구) 나와 38번 버스로 이동, 청대골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걷기 출발하였습니다. 어제 청대골 부근에서 헤매다가 어두워서 중단하고 귀가하였기 때문에 오늘 출발점을 청대골 버스정류장으로 하였습니다.
출발점에 보이는 두(2) 이정표가 방향이 거꾸로 되어 있는 것이 어제 헤맨 이유였습니다.
(왼쪽 사진) 청대골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여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이정표가 보이는데 파란 화살표가 오른쪽으로 되어 있는 것이 거꾸로 잘못된 것입니다. 이어 몇 미터 가면 음식점(솔벗) 앞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의 화살표. (오른쪽 사진)도 거꾸로 잘못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맞는 이정표였지만 공사현장에 길이 멸실되고 우회길로 돌아가도록 하면서 우회길과는 반대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되어버렸죠. 그래서 잘못된 이정표 둘 다 뽑아내든지, 이 지점에 공사 안내문과 함께 우회길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야 할 자리입니다. 지금의 화살표대로 따라가면 2km도 남지 않은 분기점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는 걸 모르고 코스 이탈하여 계속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가면서 이정표나 리본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지만 외길이기 때문에 나타나겠지, 곧 보이겠지 하면서 가다가 뒤늦게 코스를 이탈한 것을 깨닫고 상당히 멀리 이탈된 길을 돌아오게 되면 기운 빠지고 발걸음이 몇 배는 더 무겁게 느껴지죠. 바로 어제 그랬습니다. 그 잘못된 이정표로부터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10 미터쯤 가면 리본이 보이기 시작하고 코스 따라가면 청대골 오리농장(음식점) 옆 골목길로 들어가라는 리본이 매어져 있습니다. 이 길이 우회길입니다. 그런데 그런 우회길 안내문이 없었던 것이죠.
청대골 오리농장 앞, 골목입구 쇠기둥에 매어져 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리본이 보이죠. 골목으로 들어가면 전주 이 씨 광달재 선영유래사가 보입니다. 전주 이 씨(덕천군파)의 문중묘원으로 보이는데 이 묘원을 지나면서부터는 리본이 또 안보입니다. 불안하죠, 외길이어서 따라가고는 있지만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그렇게 가다가 청대골오리농장 500m라고 쓴 나무판자 세워져 있는 갈림길에서 불안하지만 직감으로 그냥 왼쪽길로 가야 될 것 같아 왼쪽으로 외길인 오솔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습니다. 공양왕릉 가는 길인데 안내표지도 없고 리본도 안보입니다. 그러다 분기점이라는 곳에 스탬프함도 보이고 견달산누리길 종합안내판도 보입니다. 그렇게 촘촘하게 달아주던 리본을 한 500m쯤 되는 이 구간에서는 왜 안 달아 주었을까. 외길이니까 믿고 가라는 것일까, 달았었는데 없어진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만 스탬프함이 보이는 순간, 코스를 이탈하지 않고 잘 따라왔구나 안도하면서 좀 불안했던 불편한 마음이 가셔지네요. 스탬프 찍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공양왕릉을 찾아갑니다.
이 능은 고려의 마지막 왕인 34대 공양왕(1345-1394)과 왕비, 순비 노 씨의 무덤으로 정면에서 바라보아 왼쪽이
왕, 오른쪽이 왕비의 봉분입니다. 공양왕은 왕위에 오른 지 4년 만인 1392년에 공양군으로 강등되어 강원도 원주
삼척으로 옮겨진 후 조선 태조 3년(1394)에 50세의 일기로 승하하시었습니다. 그 뒤 조선 태종 16년(1416)에 다시
왕으로 복권되어 무덤도 왕릉이 되었는데,
쌍릉으로 왕과 왕비의 봉분 앞에 각각의 묘표가 세워져 있고, 고려 공양왕과 순비 노 씨라는 글자도 분명한데
비석과 석물의 모습으로 보아 조선 초에 능을 조성할 때 같이 새운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두 봉분의 가운데에는 조선 고종 때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표석도 있습니다. 상석과 팔각 모양의 장명등, 문인석과
무인석, 석수(돌짐승)들이 조선 왕릉에 비해 석물의 규모가 좀 작은 것이 특징적이라 하겠습니다. 조선왕조 실록 및
고양 군지 등에도 공양왕릉이 고양지역에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공양왕릉의 석수(石獸) 중에는 특이하게도 개 모양의 석상이 있는 것은 왕이 연못에 빠져 죽음으로 시신이 연못 속에 있다는 것을 알린 충견 삽살개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하네요.
고려왕가의 기운이 기울어 가던 1392년 어느 날, 견달산 기슭에서 쫓기는 한 사나이가 있었는데 군사들에 붙잡혀 다시 개성으로 끌려가면서 '나는 왕이 되기 싫다'라고 수없이 외쳤지만 결국 왕이 된 그 사나이가 바로 비운의 공양왕입니다. 당시 쫓기는 사나이(공양왕)를 단번에 알아보고 밥을 날라주던 스님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암자, 그 절이 유래가 되어 동네 이름이 식사동(食寺洞)이 되었다고 합니다. 참조 <고양 공양왕릉 안내문> 공양왕릉을 둘러보고 다시 분기점으로 되돌아 나갑니다.
산속 갈림길(분기점)을 지나 고봉누리길과 만나는 오늘의 종점인 진밭방향으로 가는 산길에 산악자전거가
30 여대나 지나갑니다. 이 왕릉골 오솔길이 산악자전거 타는 분들께 인기코스인 모양입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크지 않은 숲 속 흙길이어서 MTB들에겐 매력적인 길이 되겠어요.
고속도로 공사현장입니다. 이 쌍굴다리 주변에 이정표도 실종되고 리본도 안 보여 또다시 당황하게 됩니다.
굴다리로 진입하지 않고 공사현장을 가로질러 왼쪽 산길 오솔길로 가면 노란 리본이 보이기 시작하고 좀 더 가면
어느 나뭇가지에는 노란 리본이 10개도 넘게 매어져 있기도 하지만 살펴보면 고양누리길 리본은 하나도 없어서
돌아 내려왔습니다.
굴다리를 빠져나가면 길은 직진하도록 되어 있어서 직진하면 마을로 들어가게 되고 또 막다른 길이 되고 맙니다.
이 지점에 고속도로 공사로 인하여 누리길 코스가 뭉개지고 이정표와 리본을 다 밀어버린 결과입니다.
어쩔 수 없이 더 이상 진행을 포기하는 분들도 나올 수가 있는 황당한 지점입니다. 원래 코스는 굴다리 빠져나가 왼쪽으로 가도록 되어 있었지만 고속도로 주변의 파헤쳐 쌓인 흙더미에 묻혀버려 길이 묻혀버린 것이죠. 왼쪽 끝으로 논을 가로질러 바라보아 들판 너머 나뭇가지에 매어져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리본(파란 표시점)이 언뜻 보이게 되면 그날 일진이 좋은 분입니다. 그렇게 우왕좌왕 헤맨 끝에 코스에 다시 진입하게 되고 이후는 이정표와 안내 리본 보고 농로 따라가면 사리현은행안길-견달산사격장을 지나 문봉낚시터에 이르게 됩니다.
문봉낚시터엔 겨울인데도 낚싯대 걸쳐놓고 시간과 인내심 겨루기를 하는 낚시꾼들이 많네요.
고봉산 아래 상석동 진밭마을입니다. 진밭은 고봉산 기슭에서 계속 샘이 솟아나 밭이 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농사가 잘 되어 인근에 진밭쌀이 유명했다고 하네요.
이 마을에는 60여 명으로 구성되는 성석동 진밭두레패가 고양시향토문화재 42호로 지정되어 매년 정월
대보름놀이를 고양시 최대규모로 열고 있습니다.
안골마을을 지나 내려와 논밭 사잇길을 지나 진밭버스정류장에서 트레일링을 마치고 55번 버스로 구파발역까지 이동, 전철로 귀가하였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12.2 km입니다. 견달산 구간에는 잘 관리되고 있는 큰 묘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특징이랄까, 풍수상 명당자리(묏자리)를 둘러보는 명상의 길이라 해도 좋을 듯싶은데, 길 따라 묘도 많고 숲 속길 이라 조용하기도 하고 해서 그럴 듯 어울리는 이름 같기도 하죠.
이렇게 해서 고양누리길을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전코스 완주하며 걸은 거리는 삼성헬스(gps)로 139.1 km 됩니다. 지하철역 출구에서 출발하고 도착점으로 해서 끊어 오고 간 구간기록을 합산하니 gps상으로는 공식거리보다 많이 나오게 되네요. 완주인증을 곧 신청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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