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누리길은 황룡산을 돌아 고봉산 능선을 타고 넘어오는 등산로입니다. 등산로인 만큼 오르막 내리막도 상당해서 숨차고 숨 고르면서 걷게 됩니다. 등산로는 소나무숲이 우거진 오솔길이어서 길가에 솔잎이 수북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솔향은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이 길은 '전국 10대 아름다운 숲길'에 선정된 만큼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에 긴 터널 같은 소나무숲길 풍경이 절정을 보여줄 것 같네요. 이 길은 또한 얘깃거리가 풍성한 이야기길이기도 합니다. 시작은 탄현역에서 내려 걷기 출발, 황룡산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황룡산은 해발 134.5m으로 높지 않지만 산 정상에서는 고양, 파주, 양주, 김포, 강화, 개성까지 조망되는 전략상 요충지입니다. 그런 중요성으로 산 정상에는 군사시설들이 있어 오솔길을 따라 철조망이 쳐져있고 철조망에는 군사시설 무단촬영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20-30미터 간격으로 반복해서 붙어있습니다. 성석동 두테비 마을의 두꺼비와 이 산의 황룡이 다투었다는 이야기에서 산의 이름이 황룡산으로 되었다고 하네요.
탄현동(炭峴洞)은 일명 숯고개라 불리었는데, 숯고개라는 이름은 황룡산과 고봉산에 많은 참나무를 이용하여 숯을 만들었다고 하여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옛날 참나무를 많이 베어내서 그런가 황룡산과 고봉산에는 참나무는 많지 않은 대신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쭉쭉 뻗어 소나무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일산 신도시 개발 이전에는 마을 위쪽에 상탄, 가운데에 중탄, 아랫마을은 하탄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산과 논 밭이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습니다. 오솔길 오른쪽에는 군사시설이 있고 철조망이 쳐져 있습니다.
황룡산 자락 아래 감내마을에 위치한 용강서원입니다. 용강서원은 현재 홍살문, 묘정비, 삼문, 사당, 고직사 등이 남아 있는데, 이곳에서는 고려말의 충신으로 몽고군을 물리친 충정공 박서와 조선 태종 때의 충신인 충민공 박순, 숙종-영조대의 문신인 경헌공 조상경을 제향하고 있습니다. 충정공 박서는 음성 박 씨의 시조이십니다.
지금의 건축물은 1970년대에 중건되었고 그 후 수차례에 걸쳐 중수하였습니다.
고봉산 정상의 고봉정입니다. 고봉산은 일산 벽제지역의 주산으로 해발 208m로, 일명 테미산, 성산(城山)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고봉이란 이름은,
고구려시대 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산 정상에는 조선시대에 사용된 고봉봉수가 있으나 현재 군사시설지역에 포함되어 출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고봉봉수는 삼국시대부터 설치된 것으로 보이며 파주시 교하 검단산 봉수에서 신호를 받아 제4노선 봉현봉수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봉봉수에 대해서는 세종실록 지리지 등의 문헌에도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정상에 석축 등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육군사관학교 박불관 등에서 지표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고봉산 정상에 있는 헬기장입니다. 풍향기에 빨간 바람자루도 달려 있고, 헬기에서 내려다볼 수 있도록 헬기장 고유
식별번호도 바닥에 부착되어 있네요.
고봉산 영천사에서는 일산과 송포지역은 물론 한강과 김포일대까지 바라볼 수 있는데, 날씨가 맑고 시야가 좋으면
강화 마니산도 조망이 가능하다고 하고,
일산 신도시 개발 이전에 이 지역은 일산 송포평야의 황금벌판을 볼 수 있는 곡창지대로 노을과 함께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했던 곳이었습니다.
영천사 입구에 있는 붙임바위와 틈새바위입니다. 붙임바위는 3m가 넘는 큰 바위인데 작은 돌이 조가비처럼 바위 곳곳에 붙어있어 그 작은 돌을 일명 공양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붙임바위는 무사안녕, 가정평안 등을 빌며 공양돌을 바위에 붙인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틈새바위는 붙임바위 아래쪽에 자리한 작은 바위를 말하는데 계란형의 바위가 반으로 쪼개져 틈이 있다고 하여 틈새바위라 불리고 있습니다. 작은 틈새로 돌을 던져 소나무를 맞히지 않고 틈새로 들어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기도 합니다.
바위의 정면과 우측에서 보면 눈과 입 등 그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는 이무기 같다고 하는 이무기바위입니다. 글쎄,
언뜻 악어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용이 못되어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는 다시 천년동안 공덕을 쌓아야
용이 된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고구려의 안장왕과 백제 한 씨 미녀'의 사랑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데, 백제땅에 살던 한 주라는 미녀가 고구려에서 온 왕자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되었으며 백제관리의 술자리를 거절하여 위기에 빠진 한 주를 고구려왕이 된 왕자가 구출하여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었다는 줄거리입니다. 한주 미녀가 고구려왕을 맞이하기 위하여 봉화를 올려 고봉산(高烽山)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고도 하네요. 참조 <고봉누리길 이야기 안내판>
안곡습지공원으로 내려가기도 전에 시간이 늦어 해가 기울고 노을이 지며 산속에는 금방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습지공원은 스탬프만 찍고 시간이 너무 늦고 어두워 둘러보지 못하고 풍산역으로 걸어가 트레일링을 마치고, 오늘 걸은 거리는 12.4 km 됩니다.
오늘의 트레일링 경로입니다. 탄현역에서 출발-일산동고등학교-탄현공원-황룡산(정상쉼터에서 스탬프 찍고)-상감천마을-용강서원-고봉산삼거리-고봉산정상-헬기장-영천사-안곡습지공원(정문에서 스탬프 찍고)-안곡초등학교-풍산역에서 걷기를 마치고 전철탑승하여 귀가하였습니다. 경로 5 - 6번까지의 약 1 km 구간이 배터리 아웃으로 gps가 끊기어 직선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안곡초등학교에서 풍산역까지(경로 10 - 11번 구간)이 생각보다 멀어 가로등 불빛아래 터덜터덜 걸어 내려왔습니다. 아무래도 탄현 쪽에서 출발하는 것이 좀 덜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가파르지만 짧게 오르고 긴 내리막을 완만하게 내려오게 되는 것이 황룡산도 그렇고 고봉산길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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