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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께'는 동작구 본동에 있던 마을로 노들강변 노들나루 근처의 강가 일대에 집들이 모여있던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된 것이라고 하는데, 양평의 갈산공원 아래에도 나루터가 있고 이어서 양강(남한강) 변을 따라 버드나무들이 많고 강가에 마을들이 모여있던 점을 착안하여 '버드나무나루께'라는 예스럽고도 멋진 이름을 지어 붙인 것이 아닐까 짐작을 해 봅니다. 남한강변을 따라가다 현덕교 넘어가 흑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인데요, 시작을 원덕역에서 내려 걷기 출발, 역방향으로 코스를 밟아 양평역에서 트레일링을 마치고, 오늘 걸은 거리는 11.7km입니다.

 

원덕 1리 마을을 지나 비포장길을 한참 걸어와 뒤돌아 보니.. 날이 흐리고 연무에 희미하지만 마을은 고요합니다. 멀리 왼쪽 끝에 원덕역입니다.

 

평평한 들판길이 이어질 것 같았으나 쉼터 지나자마자 바로 산자락길로 이어지면서 오르막길이 나타납니다.

 

갈잎이 수북이 쌓인 산자락길에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길도 오르다가 내리막으로 편안하게 걸으면서 왼편에 나뭇가지 사이로 흑천이 보입니다.

 

냇물(흑천) 건너 보이는 저 마을도 조용하네요. 조용한 가운데 전철 오가는 소리가 요란하지만 시끄럽지는 않은데요.

 

양평 쪽에서 오고 양평 쪽으로 가는 전철이 꼬리를 물고 다니는 듯 자주자주 지나갑니다. 전철 지나는 소리를 들으며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보니 앞에 스탬프 찍는 인증대가 뚝방위에 덩그러니 서 있네요. 이 자리를 뭐라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예상외의 자리에서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인증대 주변에 평상 2개, 통나무 그루터기 의자 몇 개를 놓아 쉼터를 만들어놓은 것 같은데, 건너편을 바라보면 대명콘도가 보인다는 것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3코스에서는 산속 숲 속 오솔길에 인증대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아 물소리길의 특징 중의 하나는 인증대의 위치가 예상외의 지점에 놓여 있다는 것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스탬프 인증대는 저 위에 있습니다. 스탬프를 찍고 잠시 쉰 후 출발하면 이 통나무계단을 밟고 내려오게 됩니다. 그리고는 버드나무와 잡목이 무성한 정글 속 같은 숲길을 헤쳐나가다가 가파른 산길로 오르면, 낙엽이 너무나 수북이 쌓여 있어서 길인지 아닌지 애매한 참나무숲을 헤치고 올라가다, 안 보이던 소나무숲 속에 묘가 3기 자리 잡고 있어 길을 잃은 게 아닌가 망설이게 되는데 바로 아래 나뭇가지에 물소리길 안내 리본이 보이네요. 물소리길은 안내 리본이 거의 20~30m 간격으로 매어져 있어서 걸으면서도 길에 대한 신뢰가 두텁죠. 심지어 직선(외길) 구간에도 안내리본이 자주 보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은 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외길구간이니까 저 끝까지 그냥 가면 되겠지 할 수도 있겠지만 직선구간에도 안내 리본을 달아놓아 자주자주 보이면 보고 걸으면서 신뢰감속에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지기도 하는데, 알고 가는 길과 맞겠지 하고 가는 길은 속도감에서 차이가 납니다. 산자락길을 다 내려와 감나무도 있고 집이 몇 채 보입니다. 흑천에 가까이 붙으면서 세찬 여울목 물소리가 들립니다. 흑천길에서 이런 물소리를 들을지는 생각을 못했어요.

 

이 마을 입구에 양평해장국 이야기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요.. 보니, 흑천은 과거 경강상인들이 한양을 가던 중 비가 오거나 풍랑을 만나면 흑천리에 있는 주막에 잠시 들러 해장국과 막걸리로 허기를 달래며 쉬던 곳으로, 양평한우는 이미 조선시대부터 육질 좋기로 소문이 자자해서 소의 내장과 선지를 주 재료로 해서 만든 양평해장국의 인기는 한양에서도 대단하였다고 합니다. 

 

서울의 한량들이 겨울에 한강의 어름길을 이용해 양평해장국을 주문하여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당시의 배달거리와 역사로 보았을 때 양평해장국은 배달음식의 최고봉 원조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낯선 이의 인기척에 누렁이가 짖어대기 시작합니다.

 

저기 흰둥이도 짖어대고 있고, 그런데 뒤에서 갑자기 덩치 큰 흑염소 한 마리가 날뛰면서 공격적으로 보이는 데다 목줄이 팽팽해지도록 달려드는 것이 위협적입니다. 이 마을을 지나 흑천교를 넘으면 이후 물소리길은 자전거길과 겹치어 걷게 됩니다.

 

흑천교를 건너와 골목으로 접어들면서 석장리 마을 풍경입니다.

 

골목엔 요즘 보기 어려운 연탄재도 쌓여 있고,

 

농기계는 다리밑에서 쉬고 있고, 비닐하우스를 지나 한참 가다 보니 길가에서 가족들이 모여 무를 절여 김장을 담그고 있는 모습들이 화목해 보입니다.

 

흑천에는 오리들이 놀고 있는데,

 

예민한 듯, 카메라를 들이대니 재빨리 도망갑니다.

 

현덕교 위에서 뒤 돌아본 흑천자전거길(둑길=물소리길)입니다.

 

남한강 강가의 버드나무숲입니다,

 

강변에 돼지풀과 잡목을 다 걷어낸 듯 강변이 말끔해졌습니다.

 

강가를 따라서 양근나루터로 이어지고 있는데, 예부터 갈산나루라고도 불리던 양근나루는 양평읍 양근7리에서 강상면 교평리 진변마을로 건너던 나루터로 마포나 뚝섬에서 실은 새우젓이 양근나루에 내려 강원도 홍천이나 횡성까지 마차로 실려갔다고 하네요.

 

양강 삼학사 얘기도 있습니다. 선조 때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당쟁의 화(禍)가 광해군시기에 정점에 이르자, 혼란한 정치에 등을 돌리고 택당 이식(澤堂 李植), 현곡 정백창(玄谷 鄭百昌), 소암 임숙영(疎庵 任叔英)등이 아름다운 곳을 찾아 한강의 상류인 양강(양평의 남한강)에 모여 도덕적이고 문학적으로 소극적인 저항을 펼쳤는데, 이 세분들이 양강 삼학사(楊江 三學士)로 불렸습니다. 참조 <양근나루 안내문>

 

강가에 솟대를 많이 세워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김장무를 다 뽑아 거둔 무밭에서 무청을 거두고 있네요..

 

흑천 자전거길에 벚나무 은행나무 가로수의 잎은 벌써 다 떨어지고 나뭇가지만 앙상합니다.

 

남한강변 자전거길입니다.

 

남한강변 자전거길에도 벚나무 가로수잎이 다 떨어졌네요. 벚나무 가로수의 울긋불긋한 단풍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좀 있었는데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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