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나와 걷기 출발, 인왕산자락길을 걸어 윤동주 문학관 앞에서 트레일링을 마친 오늘의 걸은 거리는 4.5 km입니다. 경복궁역-종로도서관-황학정 구간은 햇볕에 노출되지만 이후는 숲 속길로 이어져 그늘이 많은 걷기 편한 길입니다. 그래도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며 계단을 수십 개나 밟고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는 길이어서 평탄한 산책길보다는 숨 고르기를 좀 해야 하는 길입니다. 그늘진 숲 속길이지만 바람이 별로 없어서 그게 산아래 자락길이어서 그런 건지 오늘 무더위에 아예 산바람이 불지 않는 것인지 암튼 걸으면서 더위를 더 타게 되는 것 같네요. 걷다 보면 '인왕산숲길'과 겹치는 구간이 많습니다. 황학정 국궁전시관을 둘러보았는데요, 활도 많이 전시되어 있고 흥미로운 자료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각궁은 물소뿔, 대나무, 참나무, 산뽕나무, 자작나무, 쇠심줄, 민어부레풀(민어의 부레를 녹여서 만든 어교(魚膠) 등 7가지의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이 전시관에는 우리 활의 역사, 명궁, 활 만드는 법, 활 쏘는 법, 활쏘기 그림, 궁시장, 대한제국과 고종황제에 얽힌 활 이야기 등 일곱 가지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고종황제는 백성들에게 활쏘기를 장려했고 1899년 8월 10일 황학정(黃鶴亭)을 열었는데, 충정공 민영환 공이 이 일을 맡아 이끌었고, 초대총재는 황태자(순종황제)였습니다.
황색곤룡포를 입고 시위를 당기는 고종황제의 모습이 황금빛 학이 나는 모습과 같았다는 의미로 황학정이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경희궁에서 192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습니다.
효시는 날아가면서 소리를 내는 화살로 주로 공격 신호용으로 쓰였습니다.
조선시대에 사용된 로켓추진 화살인 신기전, 신기전기와 신기화차입니다. 세종 30년(1448)에 만든 것으로 화살 뒷부분에 달린 화약통에 화약을 넣고 불을 붙여 쏘았습니다.
화약이 폭발하는 힘으로 날아가므로 일반 화살보다 더 멀리 날아가고 신기전기는 한 번에 중소신기 전 100발을 장전하여 발사할 수 있는 로켓 발사틀이었습니다.
크기에 따라 대중소 신기전이 있었는데 사정거리는 1999년 행주산성 한강변에서 시험발사 했을 당시 200~250m였습니다.
활 제작 기술을 점점 발전시켜 나가 7가지 재료를 사용해서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각궁, 천보이상의 거리를 날아간다고 하는 편전, 화살을 연속으로 발사할 수 있는 수노기,
100발의 화살을 한 번에 발사할 수 있는 신기전 등은 우리 민족의 비밀병기였습니다. 외적들은 우리 활의 뛰어난 성능을 두려워했고 우리의 수준 높은 활 제작 기술을
탐냈다고 합니다.
활을 만드는 과정은 구부리는 과정으로 물에 삶고 불에 구워서 구부려 화살을 멀리 보낼 수 있는 힘을 모아 담게 됩니다.
반면에, 화살을 만드는 과정은 곧게 펴는 과정으로 구부러진 대나무를 수백 번 불에 구워 곧게 펴서 목표를 향해 정확히 날아가는 꼿꼿함을 갖추게 됩니다.
조선시대 화살 박두, 삼량전, 육량전
삼국시대 화살입니다. 참조 <국궁전시관 안내문>
전시관을 나와 계단을 오르면,
정자의 우측이 사대(射臺)이고 앞쪽 멀리에 과녁이 세 개 세워져 있습니다. 사선(射線)에는 큰 바위에 정심정기(正心正己)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과녁에서 뽑아내어 통에 담에 와이어줄에 매어 실어 보내온 화살들입니다.
인왕산자락길에는 오르고 내리는 계단이 많네요, 바람기 없는 길을 걸어오다가 청운공원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지점 내리막길에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올라왔습니다.
출렁다리 가온입니다. '가온'은 가운데, 중심이라는 순우리말입니다.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나와 걷기 출발한 인왕산자락길 경로(안내)입니다. 돌아오는 길, 윤동주문학관(창의문)에서 7022번 버스 승차, 경복궁역 2번 출구 앞 하차합니다.
본래 인왕산은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 하여 서산(西山)으로 불렸는데 집현전 학사들의 제안으로 인왕산(仁王山), 즉 어진 임금의 산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총독부는 조선의 정통성을 부정하기 위해 임금 왕(王) 자 대신에 인왕산(仁旺山)으로 바꾸었으나 1955년에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어진 임금이신 세종대왕은 인왕산 자락 (지금의 통인동 일대)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참조 <인왕산 안내문> 조선 후기 천재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경치를 직접 보고 그리는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인왕산 인근(종로구 청운동)의 양반가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대표작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는 국보 제216호로 지정된 걸작으로 지금의 효자동 방면에서 인왕산의 동쪽을 그린 작품으로 이 그림을 그릴 때 선생의 연세는 75세셨다고 합니다. 겸재(謙齋)는 겸손한 선비라는 뜻입니다. 참조 <겸재 정선 안내문>
오늘 걸은 인왕산자락길의 이정표 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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